경찰, 보험사기와 전쟁 선포
경찰청 ‘보험범죄 척결’ 적극 행보
전성운
zeztto@sateconomy.co.kr | 2012-06-22 16:55:48
보험사기는 최근 들어 조직화, 흉포화, 지능화, 국제화되고 있는 추세다. 특히 개인의 단독범행에서 일가족, 조직폭력배, 전문브로커 등에 의한 조직적인 범행의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친족이나 장애인 살해 등 잔혹한 범죄도 급증하고 있다. 그 수법도 날로 지능화되고 있다. 다수의 고액보장성보험에 중복가입 후 단일사고로 고액 보험금을 챙기는 경우는 오히려 너무 흔한일일 정도다. 해외에 나가 허위 보험사고를 조작해 보험금을 청구하기도 한다. 이렇게 갈수록 지능화되고 있는 보험범죄에 대해 경찰이 특별단속에 돌입했다.
경남경찰청 수사과는 지난 7일 병원에 허위로 입원해 보험금을 가로챈 보험설계사 등 24명을 사기 등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단기간에 입원보험금이 큰 보장성 보험 상품에 집중 가입한 뒤 브로커가 소개한 병원에 허위 입원한 후 허위의 입·퇴원확인서를 발급받아 21개 보험사로부터 보험금 1억9000만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거액의 사망보험금이 지급되는 생명보험에 가입한 뒤 남편을 살해한 50대 여성과 내연남이 사건 발생 6년 만에 경찰에 붙잡히는 사건도 있었다. 전남경찰청 광역수사대 보험범죄수사팀은 지난 11일 거액의 보험금을 타내기 위해 재혼한 남편을 살해한 김모(54·여)씨와 내연남 정모(57)씨를 살인 등 혐의로 구속했다.
김씨는 지난 2006년 자신의 집에서 남편 이모(57)씨에게 수면제를 탄 건강식품을 복용케한 뒤 잠이 들자 내연남 정씨와 함께 남편을 27km 떨어진 한 저수지로 옮겨 차량에 태워 수장시킨 혐의다. 경찰 조사결과 김씨는 남편을 살해한 뒤 교통사고로 위장해 보험금 5000만원을 타 낸 것으로 드러났다.
이렇듯 날로 보험금을 노린 범죄가 증가하고 지능화 되자 경찰청이 특진과 수사비 지원을 내걸고 보험사기 척결에 적극 나섰다. 이달 19일부터 시작된 단속은 8월말까지 이어진다.
주요 단속대상은 위장사고, 고의교통사고 유발, 피해과장 등 자동차보험사기, 기왕증 은닉, 고의 신체피해 유발 살인·방화, 장해등급 조작, 허위 입원확인서·진단서 발급 보험금 허위·과다청구 등 병·의원보험사기, 요양보험 및 산재보험 관련 허위서류 작성, 보험금 청구·편취, 중고부품·비순정품 사용, 수리비용 과대청구 등 자동차 정비업소 불법행위 등이다.
경찰 관계자는 “평가결과 1위팀은 특별승진을, 평가 2·3위팀은 특별승급의 포상을 수여할 예정”이라며 “경찰청장 표창과 수사비 1500만원도 지원한다”고 말했다.
◇ “적발금액, 추정금액의 1/10 불과”
이미 정부는 지난 2009년부터 ‘정부합동 보험범죄전담 대책반’을 운영, 올 3월까지 총 264건(편취금액 513억원)을 적발했다. 당초 2009년 말까지 한시적으로 운영하기로 했지만 보험사기가 감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2012년 말까지 운영기간을 연장했다. 국무총리실에서 조직 확대와 상설화 등 향후 운영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업계 역시 이익과 직결된 보험사기 근절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대부분의 생보사들은 특별조사팀을 운용하고 있으며, 사건 조사에 능한 전직 경찰을 채용하는 등 매년 조직을 확대하고 있다. 손보사들 역시 전담반을 갖추거나 언더라이팅을 강화하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다.
협회차원에서는 단기간 집중가입자, 소득·직업대비 과다가입자 등의 심사를 위해 보험계약정보통합시스템(KLICS)을 구축하고 보험사기혐의 분석 시 기초자료 제공 및 언더라이팅, 부당 보험금 지급방지를 위한 지급심사 등에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대책반이나 자체 조사팀으론 한계가 있다”고 말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자체 조사의 경우 보험금을 청구해야만 조사가 착수되는데 보통 사고발생 후 장기간 경과된 후 보험금을 청구하기 때문에 증거 확보가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조사를 위한 수사권이 없어 제한적인 조사에 그쳐 적발하더라도 지급보험금의 회수가 어렵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선 “자체적으로 보험사기를 적발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고 금감원에 보고해도 경찰이 수사하지 않아도 된다고 판단되면 손 쓸 방법이 없다”며 적발금액은 추정금액의 10분의1 수준이라고 불만을 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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