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감자’ 제10구단…수면 아래로

프로야구선수협회 “올스타전과 WBC 참가 거부” 반발

이준혁

immasat@naver.com | 2012-06-22 14:00:32

프로야구계의 ‘뜨거운 감자’인 제 10구단 창단이 당분간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19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임시 이사회를 열고 제10구단 창단과 관련된 안건을 논의한 결과 10구단 창단을 유보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전라북도와 프로야구선수협회는 한국야구위원회의 이 같은 결정에 유감을 표명했다. 특히 프로야구선수협회는 “올스타전과 WBC(월드클래스베이스볼) 참가를 거부하고 선수 노조를 설립해 구단 이기주의에 맞서겠다”고 밝히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 10구단 창단 문제 논의는?
이날 KBO는 “이사회에서 10구단 창단을 충분한 준비없이 진행할 경우 현재 53개에 불과한 고교야구팀으로는 선수 수급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이에 따른 프로야구의 질적 가치가 급격히 하락할 것을 우려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이사회에서는 10구단 창단에 대한 표결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KBO 류대환 홍보팀장은 “제반이 마련되지 않고, 성숙하지 않은 상황이라는 것에 대해 이사회가 전반적으로 공감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사회는 향후 고교야구팀의 증대, 신인지명제도 보완 등으로 아마야구의 전반적인 여건 성숙과 구장 인프라 개선 등 제반을 조성한 후 10구단을 창단에 대한 논의하기로 했다.


제반 조성을 위한 방안으로 이사회는 향후 10년간 고교 20개 팀, 중학교 30개 팀 창단을 목표로 하고 신규 창단 팀과 기존 팀 지원을 위해 스포츠토토 수익금과 KBOP 수익금의 일부, NC 다이노스의 야구발전기금, 포스트시즌 수익금의 일부를 활용해 ‘Baseball Tomorrow(베이스볼 투모루) 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


언제 다시 10구단 창단 문제에 대해 논의할지 여부도 결정되지 않았다. 류 팀장은 “당분간 KBO 이사회 안건으로 오르지는 않을 것이다. 제반이 어느 정도 마련된 후 가능성이 있다고 하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며 “무기한 유보라는 표현은 맞지 않다. 고교 팀이 급격하게 분위기가 좋아진다면 다시 이야기가 나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올해 안에는 힘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동안 9구단 체제가 불가피한 상황이 닥친 것이다. 이에 대해 KBO 이사회는 “홀수 구단 경기 진행으로 예상되는 리그 운영상의 문제점을 최소화하기 위해 월요일 경기와 중립지역 경기를 편성하는 등 제도적인 장치를 다각적으로 검토하겠다”고 전했다.


류 팀장은 “월요일 경기, 독립지역 경기도 생각하고 있다. 지방팀이 잠실에서 한다든가 하는 것이 일종의 예가 될 수 있겠다. 운영팀에서 준비를 하고 있다”며 “구단들과 협의해 계속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10구단 창단에 경기도 수원시와 전북이 관심을 갖고 유치 경쟁을 벌여온 가운데 이날 이사회에 이들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의견은 전달되지 않았다. 류 팀장은 “수원과 전북의 의견은 전달된 것이 없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이사회에는 KBO 구본능 총재와 삼성 김인, SK 신영철, 롯데 장병수, KIA 이삼웅, 두산 김승영, LG 전진우, 한화 정승진, 넥센 이장석, NC 이태일 대표, 그리고 KBO 양해영 사무총장 등 이사 전원이 참석했다.


◇ 롯데 장병수 사장 “10구단 창단은 시기상조”
한편 프로야구 제9, 10구단 창단에 반대 의견을 보여 온 롯데 자이언츠가 10구단 창단에 계속해서 반대 입장을 취했다. 롯데 장병수 사장은 한국야구위원회(KBO) 임시 이사회를 앞두고 “9, 10구단은 5~10년 뒤에 논의해도 늦지 않다. 현재로서는 시기상조”라고 밝혔다.


이날 임시 이사회에서는 제10구단 창단과 관련된 안건을 논의한다. 지난 12일 5차 이사회를 마치고 "10구단 창단 문제를 이른 시일 내에 논의하겠다"고 발표했던 KBO 이사회는 1주일 만에 임시 이사회를 열었다.


롯데는 9구단인 NC 다이노스 창단 때에도 반대하는 입장을 보였다. NC의 2013년 1군 진입을 결정할 때에도 롯데는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졌다. 장 사장은 "계속해서 말해 왔지만 우리나라 프로야구의 현 주소를 알아야 한다. (9, 10구단은)멀었다"며 "아무리 좋아도 현실을 극복할 방안이 없으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선수수급과 구장 인프라 문제 등이 있다. 구장 인프라 때문에 일어나는 관중 동원의 한계도 있다"며 "9, 10구단은 5~10년 뒤에 논의해도 늦지 않다. 현재로서는 시기상조"라고 주장했다.


◇ 전북도 “유감… 착실히 유치 준비할 것”
프로야구 제10 구단 창단이 또 다시 유보된 것에 대해 전북도가 유감을 표명했다. 이날 도는 공식 자료를 통해 “프로야구가 질적 및 양적으로 도약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10구단 창단이 유보된 것은 매우 안타깝고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밝혔다.


특히 도는 “10구단 창단은 야구인 뿐 아니라 전북 도민과 국민의 염원”이라며 “창단은 비록 유보됐지만 꼭 이뤄질 것”이라고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또 “앞으로 10구단을 반드시 유치하기 위해 야구 인프라 확충 등 착실하고도 내실 있는 준비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환승 전북체육회 사무처장은 “10구단 창단과 유치를 위해 초·중·고교를 찾아다니며, 창단을 부탁하는 등 열심히 노력했는데 아쉬운 마음이 크다”며 “가장 먼저 KBO에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고 처장은 “이제는 시기의 문제다. 올해 안되면 내년에는 될 것”이라며 “이번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앞으로 더욱 열심히 유치 노력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이석호 전북야구협회 전무이사는 “10구단 창단 및 유치를 위해 많은 노력을 했지만 또 다시 유보가 돼 허탈하다”며 “하지만 여기서 포기하지 않고 계속 10구단 유치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전북은 10구단 유치 차원에서 동네야구장 4개소 건립, 동호인리그 확대, 야구 생활체육지도자 배치, 동호인 야구 심판 양성, 리틀야구단 및 학교 야구팀 창단 유도, 학교야구장 잔디 및 조명시설 설치, 방과후 야구교실 확대 등 다양한 지원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도는 전주시, 익산시, 군산시, 완주군 등과 함께 유치의향서를 내고 도민 100만명 서명 운동을 펼쳐왔다. 야구위원회는 지난달 8일 열린 제4차 이사회에서도 9구단(NC 다이노스)의 내년 1군 진입을 결정했으나 10구단 창단 여부에 대해서는 협의점을 찾지 못했다.


◇ 분노한 선수협 “올스타전, WBC 참가거부”
10구단 창단 유보와 관련해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가 프로야구 10구단 창단 작업이 불발된 것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올스타전과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보이콧 등 단체행동까지 불사할 태세다.


선수협은 지난 19일 “한국야구위원회(KBO) 이사회가 팬들과 국민들, 그리고 선수들의 의견을 무시한 채 일부 구단들의 반대로 10구단 창단을 무기 연기시킨 것에 대해서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이유만으로 9구단 창단 결정시 예정된 10구단 창단을 무기한 연기하는 KBO 이사회의 결정은 무책임하고 구단 이기주의의 극치를 보여준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10구단 반대 구단들은 팬들이 준 사랑을 자신들의 특권으로 누리기 위해 프로야구 발전을 가로막고, 팬들의 프로야구에 대한 사랑을 실망과 무관심으로 만들어 버리고 있다”며 “프로야구 인기가 절정인 이 시기에 절대 다수의 야구팬들의 염원을 배반하는 10구단 창단 무기 연기 결정은 프로야구를 암흑기로 이끌 수 있는 무책임한 결정”이라고 덧붙였다.


선수협은 직접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선수협은 “이미 예고한 바와 같이 올스타전, WBC 참가 거부를 비롯해 선수노조를 설립하는 등 프로야구 시장과 문화를 짓밟는 구단 이기주의에 맞설 준비를 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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