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 지분 매각 잘 될까?

캠코와 대우인터의 ‘상반된 행보’

전성운

zeztto@sateconomy.co.kr | 2012-06-15 17:51:51

▲ 캠코와 대우인터의 ‘상반된 행보’

교보생명 지분 매각작업을 벌이고 있는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와 대우인터네셔널이 상반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캠코는 현금 매각과 현물 반환의 갈림길에 서 있는 반면 대우인터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늦추고 있다.


정해진 절차에 따라 진행해야 하는 캠코와 달리 대우인터는 가격 경쟁을 유도하는 ‘경매호가식 입찰(Progressive Deal)’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캠코 보다 한 푼이라도 더 받아내야겠다는 게 대우인터 측의 의도다.


◇ 캠코 “이번에 못 팔면 현물 반환”
최근 금융권에 따르면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지난 8일 열린 본회의에서 캠코가 보유한 교보생명 지분(9.9%)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캐나다 온타리오교직원연금을 선정했다. 온타리오교직원연금이 제시한 인수 가격은 주당 23만원 선으로 총 매각 대금은 약 4700억원이다.


캠코는 이 같은 인수가가 매각주관사 삼성증권·바클레이 컨소시엄이 추산한 적정가에 부합하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온타리오교직원연금이 오는 7월 31일까지 지분 인수 대금을 완납하면 매각 계약이 최종 체결된다. 캠코가 회수한 교보생명 지분 매각 대금은 전액 금융기관의 부실채권을 효율적으로 정리하기 위해 설치된 부실채권정리기금에 귀속된다.


그러나 온타리오교직연금이 돌연 지분 인수 의사를 철회하거나 시장 여건이 급격히 악화될 경우 교보생명 지분은 현물 반환 절차를 밟게 된다. 캠코가 교보생명 지분을 현금화할 수 있는 시간은 부실채권정리기금 운용 시한인 오는 11월 22일까지다. 이 기간 내에 매각 계약을 체결하지 못하면 교보생명 지분을 정부에 현물로 반환해야 한다.


온타리오교직원연금의 지분 인수 대금 납입 시한인 7월 이후 캠코가 부실채권정리기금을 운용할 수 있는 시간은 넉 달여에 불과해 해당 잔여기간 안에 재입찰을 통해 다른 인수자를 찾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시간에 쫓겨 낮은 가격을 제시하는 인수자에게 지분을 넘길 경우 헐값매각 논란에 휘말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온타리오교직원연금이 적극적인 지분 인수 의사를 밝히고 있는 만큼 매각 전망이 밝다”면서도 “지분 현물 반환에 대비한 사전준비 작업을 병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대우인터 “캠코 보단 더 받아야”
반면 캠코와 거의 동시에 교보생명 지분 매각을 추진 중인 대우인터내셔널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늦춰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해진 절차에 따라 진행해야 하는 캠코와 달리 경매호가식 입찰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캠코 보유 지분 9.93%보다 훨씬 많은 24%를 매각한다는 점도 강조하며 “한 푼이라도 더 받아내야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지난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매각소위원회는 이날 오전 회의를 열고 교보생명 지분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캐나다 온타리오교직원연금을 선정했다. 캠코 보유 지분 매각 본 입찰에는 온타리오와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AEP) 컨소시엄이 참여했다. 가격은 엇비슷한 주당 24만원 내외인 것으로 보인다.


대우인터 보유지분에 대해서는 AEP 컨소시엄과 칼라일 컨소시엄, 온타리오가 참여했다. AEP과 온타리오는 대우인터 보유 지분 인수에도 비슷한 가격을 제시했다. 그러나 대우인터는 적어도 주당 26만원 이상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분이 훨씬 많은데다 캠코 보다는 조금이라도 더 받겠다는 계산이다.


업계에 따르면 아랍에미리트(UAE)의 국부펀드인 무바달라인 베스트먼트와 손잡은 칼라일은 현저히 낮은 가격을 써냈다. 따라서 AEP와 온타리오가 주요 협상대상자다. AEP는 IMM PE를 비롯해 싱가포르투자청(GIC), 베어링 등과 손잡았다.


보험업법상 외국자본이 국내 보험사 지분을 10% 이상 인수하려면 금융 당국의 승인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AEP가 유력한 것으로 점쳐지기도 한다. 그러나 온타리오 측은 당국의 승인을 자신하며 대우인터 지분 인수에도 적극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투자은행(IB)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교보생명 지분 인수후보들이 엇비슷한 가격을 제출한 점을 두고 교보생명이 인수후보들과 어떤 이면 협상을 하지 않았느냐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지난 4월 개정상법 시행으로 비상장사도 자사주를 취득할 수 있는 만큼 특정 가격 정도에 추후 매입을 약속했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만약 이러한 의심이 사실이라면 대우인터와 인수후보 간 협상은 쉽지 않을 수 있다. 현재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은 보유 지분 33.78%와 신인재 외 2명(6.65%)과 우리사주(1.02%)를 포함해 약 40% 정도를 확보해두고 있으며, 코세어(9.79%)와 핀벤처스(5.33%) 등 우호지분까지 포함하면 50%를 넘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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