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셋값에 지친 세입자, 한강에 눈 돌리다
김포한강신도시 주목 현장취재
유상석
listen_well@sateconomy.co.kr | 2012-06-15 17:50:47
서울 전세가가 좀처럼 내릴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언론에서는 ‘전세가에서 조금만 더 보태면 집 한 채를 살 수 있다’, ‘내 집 마련을 위한 절호의 기회’라는 등의 보도가 끊이지 않지만, 전세 세입자에게는 먼 나라 이야기로 느껴질 뿐이다.
주거비용에 부담을 느낀 전세 세입자들은 결국 서울에서 경기도로 발걸음을 돌리고 있다. 경기도에 건설되고 있는 여러 신도시 중에서도, 김포 한강 신도시가 주택 수요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서울을 연결하는 주요도로인 48번 국도와 연결돼 있는 데다 M버스도 장기지구가 속한 한강신도시를 중심으로 운행되고 있는 등, 타 신도시들에 비해 서울 접근성이 뛰어나다는 점이 입소문을 타면서 전세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게다가 김포신도시로 연결되는 도시철도 건설사업이 속도를 내면서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 여의도까지 30분… 김포한강신도시 ‘주목’
한강신도시에서 입주가 시작되는 아파트 물량은 이달에만 3702가구에 달한다. 앞서 입주한 다른 아파트의 미분양이 줄어든 것으로 볼 때 입주성적은 괜찮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편의시설이 확충되고 M버스(기존 광역버스보다 빠른 속도로 운행하는 급행버스. 광역버스보다 적은 수의 정류장에만 정차하고, 입석 승객을 받지 않는 것이 특징) 개통으로 서울 접근성이 나아지면서 전세를 찾는 수요가 증가한 덕분이다. 이처럼 서울 접근성이 좋아진 덕분에 미분양이 줄고 입주율이 증가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집값은 분양가보다 낮아져 ‘마이너스 프리미엄’ 상태다. 한강신도시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여의도까지 30분 내에 진입할 수 있어 전셋집이나 저렴한 집을 찾는 여의도 금융업계 종사자 등 실수요자에게 인기 있다”면서도 “다만 공급물량이 많아 매매 값이 떨어진데다 5ㆍ10 활성화대책 발표 이후에도 부동산시장이 살아나지 못한 탓에 매매거래로는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기존 매매시장이 침체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분양시장은 다시 한 번 뜨거워지고 있다. 건설사들은 하반기 6800여 가구를 분양시장에 내놓을 예정이다. 건설사들은 전셋집을 구하는 수요층이 집중되고 있는 데다, 교통여건이 더욱 개선되기 때문에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입장이다.
◇ 매매값 떨어지지만 전셋값은 올라
한강신도시에서는 전셋값 오름세가 눈에 띈다. 김포시내 타 지역들이 매매값과 전셋값 모두 동반 하락세인 것과 다른 모양새를 보이는 것이다. 마송 택지지구, 양곡 택지지구 등지의 전세가는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풍무지구는 지난해 12월 3.3㎡당 306만원선이었던 전셋값이 5월 들어 303만원으로 떨어졌다. 반면 장기지구가 속해 있는 한강신도시의 전셋값은 꾸준히 오르고 있다. 지난해 말 3.3㎡당 323만원이었던 전셋값은 5월 3.3㎡당 349만원으로 26만원이 상승했다.
이에 대해 현지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서울 접근성 확보에 따른 차이로 풀이한다. 장기동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서울을 연결하는 주요도로인 48번 국도와 연결돼 있는 데다 M버스도 장기지구가 속한 한강신도시를 중심으로 운행되면서 전세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며 “김포지역 개발이 한강신도시를 중심으로 이뤄지다 보니 호재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수도권 제2외곽순환도로가 김포 중심지를 관통하고, 자체 내부순환도로가 한강 최북단 하성면을 거쳐 파주 교하지구로 이어질 경우 서북부 교통요충지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해 낼 것으로 기대된다.
◇ 도시철도 신설, ‘반전’ 기회 되나
김포신도시로 연결되는 도시철도 건설 사업이 속도를 내면서 한강신도시는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말 승인받은 바 있는 김포공항-신도시 간 23.6㎞의 도시철도는 이달 중 착공된다. 지역 부동산 업계에게조차 성장가능성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받던 김포한강신도시는 교통망이 확충되면서 그 평가가 반전된 것이다. 한강신도시의 다른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교통여건이 발목을 잡으며 미분양의 무덤이라는 오명까지 얻었으나 최근에 분위기가 역전됐다”고 말했다.
지난 2월 입주한 한양수자인 입주민 진기창(50세) 씨는 “지금도 자가용을 이용하면 서울 강동지역에서 전세로 살던 때보다 오히려 출퇴근이 빨라졌다”며 “김포 도시철도가 생기면 걸어서 7~8분 정도면 지하철을 탈 수 있기 때문에 주민들의 기대가 어느 때보다 높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작년 분양에서 참패를 기록했던 분양물량의 계약률이 1년 만에 높아지며 마감이 임박했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지난해 4월 김포한강신도시에서 30%대의 낮은 청약률을 보인 푸르지오 아파트는 최근 90% 넘는 계약률을 나타냈다. 1000가구 이상 남았던 반도유보라2차도 100% 계약됐다며 최근 견본주택을 철거하기도 했다. 지난 3월 분양한 래미안 역시 순위내 청약을 마감짓지는 못했으나 4순위 이후 꾸준히 계약률을 높여가고 있다.
이달 중 착공 예정인 김포도시철도는 총 9개 역사와 1개의 차량기지가 설치될 계획이다. 김포시는 이 김포도시철도 역사(驛舍)를 중심으로 버스ㆍ택시ㆍ자전거 등의 접근이 가능하도록 환승센터를 건립하는 등 편리한 연계교통체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이 외에 서울지하철 9호선 도시철도 연결구간 확정과 아라뱃길 개통, 270만㎡ 규모의 한강시네폴리스(문화콘텐츠) 자족형 기업도시 등 대규모 개발이 착착 진행됨에 따라 투자자와 실수요자 모두로부터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 신규 분양, 꼼꼼히 따져야
한강신도시 주택시장 분위기가 호전되자 건설사들은 연내 추가 분양을 서두르고 있다. 계획 중인 물량은 6800여 가구다. 롯데건설은 한강신도시 Ac-13블록에서 ‘한강신도시 롯데캐슬’아파트를 이달 중 분양한다.
지하 3층, 지상 16~29층, 14개동 1136가구 규모다. 전용 84㎡ 679가구, 99㎡ 149가구, 122㎡ 308가구로 구성됐다. GS건설도 6월 경기 김포 장기동에서 ‘한강 센트럴 자이’를 선보인다. 전용면적 84~115㎡ 총 3505가구의 초대형 단지로 한강신도시와 검단신도시 사이에 있다. LIG건설도 연내 한강신도시 AC16블록에서 한강신도시 리가 1296가구를 공급한다.
정태희 부동산써브 연구원은 “한강신도시는 우수한 입지에 비해 저평가 받는 곳”이라며 “향후 교통망이 확충되고 생태공원 조성 등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지면 가치 상승을 기대해볼 만한 곳”이라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단기적으로 집값이 오른다고 장담할 수는 없는 지역이기 때문에 투자 목적보다는 실수요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팀장은 “한강신도시는 연내에도 대형 건설사들의 신규분양물량이 남아있어 선택의 폭이 넓다”며 “블록별 입지 장·단점, 분양 조건 등을 꼼꼼히 따져 보고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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