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당 20만원… 민간업체 ‘특혜’ 시비

한국관광공사, 중문관광단지 매각 논란

유상석

listen_well@sateconomy.co.kr | 2012-06-15 17:32:04

지난 12일 오전 한국관광공사 제주지사에 달걀이 던져졌다. 서귀포지역 시민단체가 중문단지 민간매각을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던 중 일부 분노한 시민들이 계란을 투척한 것이다. 이 시각 한국관광공사 제주지사는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업체 중 한 곳을 상대로 중문관광단지에 대한 현지실사를 벌이고 있었다.


이들은 “강정은 해군기지로, 중문은 민간매각으로 한번 해보자는 것입니까”라고 적힌 현수막과 어깨띠 등을 통해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다. 시위 참가자들은 중문단지를 돌며 반대 의사를 알리기도 했다.


서귀포지역 시민단체들은 “중문관광단지는 현재 개발이 완료되지 않은 상태로, 개발 진행률은 60%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평당 20만원에 불과한 가격으로 민간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공기업으로서의 책임을 회피하는 행위일 뿐만 아니라, 특정 민간업체에 특혜를 주려는 의도가 아닌가 의심할 수밖에 없다”며 한국관광공사 제주지사를 질타했다.


▲ 중문관광단지 살리기 서귀포시 범시민운동본부가 한국관광공사 제주지사 앞에서 단지 매각을 반대하는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 서귀포 시민단체 “중문단지 매각 중단하라!”
최근 중문골프장을 포함한 중문관광단지를 민간에 매각하기 위한 3차 입찰이 시작되면서 중문관광단지 민간 매각 반대 목소리가 다시 커지고 있다.


중문관광단지 살리기 서귀포시 범시민운동본부는 기자회견을 통해 “기습적으로 중문관광단지 매각을 추진하는 행태를 거듭 지켜보면서 관광산업을 일으키기 위한 제주도민의 대승적인 제언을 무시하는 정부와 한국관광공사, 제주도에 매우 심각한 우려를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며 “항의방문, 입찰에 참여하는 기업제품 불매운동을 비롯한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와 한국관광공사ㆍ제주도ㆍ도의회ㆍ매입의향기업체에 공개질의하고 답변을 요구했다. 이들은 “중문관광단지는 현재 개발이 완료되지 않은 상태로, 개발 진행률이 60%에 불과함에도 불구하고 민간매각을 추진하는 것은 서귀포시민을 기만하고 국가와 공기업으로서 지켜야할 책임과 의무를 저버리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민간에 매각되면 경제 논리에 따라 원래 계획이 중단돼, 공공 기능이 훼손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중문관광단지의 지가가 현재 3.3㎡(1평)당 150만원~300만원 사이에 형성되어있음에도 이를 ㎡당 20만원에 매각 추진하는 것은 특정 민간 기업에 대한 명백한 특혜라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 정부는 중문골프장을 투기대상으로 방조했다는 지적과 비난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며 민간매각 이외의 다른 대안을 제시할 것을 요구했다.


시민운동본부는 이어 “중문관광단지 구역 중에서도 특히 중문골프장은 비회원제 운영으로 이용객을 위한 공공지원 기능을 다해야 한다”며 “한국관광공사에서는 중문 골프장을 앞으로 어떻게 운영하려하는지와 민간매각 이외의 정부를 설득할 다른 대안이 있는지 답변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들 단체는 이어 제주도와 제주도의회에 “한국관광공사의 민간매각 입찰 전제 조건 중 하나인 중문관광단지 개발사업 시행자 변경 승인과 관련해 제주특별법과 제주도개발사업 시행자 승인조례상 도지사의 고유 권한임을 내세워 불허한다는 도지사의 입장발표에 대한 약속 이행과 막대한 시세차액을 노리고 중문골프장 용도변경은 절대 불허할 것을 재차 촉구한다”며 “제주도가 최저가격으로 인수하는 방안, 제주도 단독매입이 여건상 어렵다면 도 산하기업, 단체가 공동으로 매입에 나서는 방안 등을 검토할 의향이 없는지 답변해 달라”고 요청했다.


마지막으로 이들 단체는 매입의향 기업체에 “중문관광단지와 중문골프장의 공공성을 유지하면서 수익을 내 전체 관광단지를 활성화시켜 나갈 것인지 대책을 밝혀라”며 “우리들의 생각은 귀사에서 매입하려는 중문골프장 부지 용도변경을 통한 토지가치 상승 외에는 기대치가 없다고 보는데 특단의 대책과 함께 관광산업 관련 사업체나 사업부문은 어떤 것이 있으며 사업참여 기간은 어느 정도인지 답변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 “주민 우려 충분히 이해하지만…”
한국관광공사는 지난 5월 17일 중문관광단지 민간매각을 위한 세 번째 공개경쟁 입찰을 추진한 바 있다. 이번 3차 일반 공개경쟁 입찰에는 이랜드ㆍ서희건설의 2개 업체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사는 앞서 중문관광단지 매각과 관련, 두 번의 입찰을 실시했으나 모두 무산된 바 있다.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정부의 ‘공기업 선진화’ 방침에 따라 결정된 사항”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기관 고유의 업무 영역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정부의 방침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정부가 우리 공사의 업무 중 ‘관광 개발’ 업무를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 같다. 우리는 정부의 이런 정책을 따를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관광공사는 정부 방침에 따라 공사가 보유한 경북관광개발공사와 GKL(그랜드코리아레져 : 외국인 전용 카지노 ‘세븐럭’ 운영) 지분을 매각한 바 있다”고 밝히며, “이번 중문단지 매각도 이와 같은 취지에서 실시하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에 의하면, 시민단체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제주특별자치도가 이미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적이 있었다. 그러나 제주도는 중문관광단지를 무상으로 넘길 것을 공사에 요구했다는 것이다. 공사의 엄연한 ‘재산’인 중문관광단지를 아무 대가 없이 넘기는 것이 곤란했던 탓에 제주도와의 협상은 결렬됐고, 이후 여러 번 매각이 무산되는 등의 과정을 거쳐 지금에 이르게 됐다는 것이다.


그는 “시민단체의 입장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며 수긍했다. “민간업체들은 분양만 받아간 후, 제대로 개발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는 우려를 충분히 이해한다는 것이다.


이런 우려에 대해 “매각 절차 진행시, 이들 민간업체들이 어떤 의도로 중문관광단지를 매입하려하는지 철저히 검증해서 밝히겠다”며, “지역 시민단체의 우려를 충분히 반영해 명확하고 투명한 절차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특혜 논란에 대해서는 “정상적으로 개발ㆍ운영할 의지가 없는 업체에는 매각 자체를 하지 않을 방침이다. 특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도 “이들의 주장이 타당성이 있긴 하지만, 우리가 모두 감당할 수 있는 내용은 아니다. 문화관광체육부 등 정부 부처에서 정책을 세우면 우리는 그에 따를 수밖에 없다. 정부 정책과 시민단체 주장 사이에 끼인 우리 입장이 무척 곤란하다”며 하소연하기도 했다.


◇ 매각 추진되는 ‘중문관광단지’는 어떤 곳?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중문동에 있는 중문관광단지는 천혜의 자연경관과 따뜻한 기후로 남국의 이국적 정취를 자랑하는 종합 관광단지다. 중문관광단지 내에는 중문골프장을 비롯, 여미지식물원ㆍ테디베어박물관ㆍ소리섬박물관ㆍ주상절리대ㆍ천재연폭포ㆍ중문해수욕장 등 여러 가지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준비돼 있다.


또, 단지 내를 한 바퀴 돌아볼 수 있는 ‘중문 올레길’ 코스도 짜여져 있다. ‘별빛 바닷길’과 ‘달빛 오름길’의 두 가지 코스로 이루어진 ‘중문 올레길’은 제주의 주요 매력을 한 곳에 모아 알차게 포장해 놓은 ‘종합 선물’과도 같은 곳으로 알려져, 관광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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