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편의점’ 등장… 기존 약국 운명은?
드러그스토어’ 붐 현장취재
유상석
listen_well@sateconomy.co.kr | 2012-06-15 17:05:57
공교롭게도 안전상비약의 약국외 판매와 때를 같이해 대기업들의 ‘드러그스토어’ 진입이 붐을 이루고 있다(<토요경제> 6월 9일자 보도). 또 국내 유명 편의점 본부들은 약국 입지를 노리고 ‘약국+편의점’ 확대를 위해 혈안이 되어있다. 우후죽순처럼 늘어나는 ‘드러그스토어’를 지켜보는 약국들의 시선은 여러모로 걱정이 앞서는 모양새다. 기존 형태의 약국은 최근 늘어나는 ‘드러그스토어’ 탓에 여러 모로 미래가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 신세계ㆍ롯데 뛰어들고 CJㆍGSㆍ코오롱 등 수성
국내 유통 대기업들이 올해 들어 드러그스토어 진입을 본격적으로 가속화 하고 있다. 기존 대기업 드러그스토어들은 소비자홍보를 강화하며 갈수록 규모가 커지고 있고, 국내 굴지의 기업들도 잇따라 시장진입을 확대하고 있다.
신세계의 드러그스토어 이마트 분스(BOONS)는 지난 5월 19일 의정부역사 신세계백화점 1층에 1호점을 낸 데 이어 서울 강남역 인근에 2호점을 오픈하고, 조만간 명동에 3호점을 열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1호점과 2호점의 시범운영을 거친 후 전국 각 지역 이마트를 대상으로 숍인숍 입점을 추진, 140여개 매장을 오픈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다른 유통대기업인 롯데도 이마트 분스와 함께 주목을 끌고 있는 대기업이다. 롯데그룹은 회장 직속으로 본사 차원에서 드러그스토어 시장을 타진해 왔으며, 조만간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는 드러그스토어가 명확한 수익구조를 창출해 낼 수 있을 것인지에 초점을 두고 있으며, 이에 따라 약국을 중심에 두는 것이 효과적일지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마트와 백화점 등 유통부문에서 각축을 벌이고 있는 두 대기업의 경쟁이 드러그스토어 시장으로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이 시장 규모는 급격하게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대기업 드러그스토어들의 약진도 만만치 않다. CJ올리브영은 지난해 매출은 2119억원, 영업이익 80억원으로 무려 260% 성장했다. GS왓슨스 역시 지난해 매출은 753억원으로 09년 380억원 대비 두배 가까이 성장했다. 코오롱 더블유스토어는 올해만 20곳의 신규 가맹점을 오픈했다. 지난 한 해 동안 오픈된 가맹점이 10곳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엄청나게 빠른 속도다.
◇ 약국시장 잠식은 ‘시기상조’ 하지만 걱정은 커져
이들 대기업 드러그스토어들이 온전히 약국시장을 잠식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약국가의 우려가 크다. 결론적으로 아직까지는 약국과 확연히 구분되는 매출구조를 갖고 있는 만큼 약국에 직접적인 피해를 주고 있지는 않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일례로 이마트 분스 1호점의 경우 하루 매출은 약 800만원 수준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중 헬스 부문 매출은 8%에 그치고 있다. 나머지는 대부분 뷰티를 중심으로 생활용품과 식음료 매출이다. 올리브영 점포 중 가장 높은 매출을 올리고 있는 명동점의 경우 하루 매출은 약 3천만원 수준에 달한다. 그러나 역시 헬스 분야가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한 수준이라고 관계자들은 파악하고 있다.
분스 역시 주요 매출 아이템을 화장품 쪽에 두고 있다. 실제 분스 1호점에는 화장품은 국내 20개와 해외 50여 개의 브랜드가 입점돼 있다. 특히 자체 브랜드샵이 있어 올리브영 등 기존 드러그스토어 입점을 한사코 거부하던 아모레퍼시픽까지 끌어들인 점은 화장품업계에서는 큰 이슈가 될 정도였다.
이처럼 헬스 부문이 아닌 뷰티, 생활용품 등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구조 탓에 결국 분스 1호점에 입점해 있던 약국의 매출이 하락하게 돼, 결국 폐업하게 됐다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즉 이들 드러그스토어가 당장 직접적인 약국에 미칠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 헬스&뷰티 시장 장기적으로 장악 ‘우려’
그러나 장기적으로 이들 대기업 드러그스토어들이 약국의 입지를 극도로 제한시켜 버릴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의약품을 제외한 헬스&뷰티&클린&생활용품은 온전히 드러그스토어의 몫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미 지난해 큰 수익을 올린 올리브영은 TV광고를 시작하고 이같은 부분을 적극 홍보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사실 2~3년 전까지만 해도 의약품에 대한 대기업의 관심은 상당했다”며 “하지만 보수적인 약국시장의 특성을 파악한 데다 올리브영의 성공 케이스, 그리고 드러그스토어가 세계적 트렌드라는 점이 부상되며 약국을 제외하고도 (드러그스토어가)장사가 된다는 사실을 간파, 유통업계가 군침을 흘리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약국을 노골적으로 배제시킨 올리브영과 왓슨의 성공사례는 ‘약국을 입점시키면 안된다’는 룰이 만들어졌을 정도”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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