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금, 법적 책임 없다”
외국계 기업 대표 ‘발언’ 논란
전성운
zeztto@sateconomy.co.kr | 2012-06-15 16:46:22
최근 기업의 사회공헌활동, 기부금 등 ‘사회적 책임’이 산업계 주요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대기업들은 복지·장학 재단 설립 혹은 임직원 봉사활동과 같은 사회공헌활동 및 복지 단체나 시설 등에 기부 등을 통해 이를 실천하고 있다. 또 최근에는 사회적 약자 배려의 일환으로 고졸 출신들을 위한 공채를 진행하는 등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런 와중에 한 외국계 기업 대표가 최근 기업의 기부와 관련 “세금으로 충분하다”는 요지의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기업의 역할 중 ‘사회적 책임’은 피할 수 없는 중요한 요소가 됐다. 이는 기업이 영속하기 위한 최소한의 필요충분조건이고, 그렇기에 많은 기업들이 앞 다퉈 기부 등을 포함한 사회공헌활동을 하고 있다.
그런데 콘티넨탈 오토모티브 시스템 선우현 사장은 지난 13일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회사가 높은 성장률을 보이며 매출이 크게 늘고 있는데 사회공헌의 한 척도인 기부금 액수가 턱없이 작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사회공헌 기부라는게 법적인 책임이 있는 것도 아니고 우린 (기업으로서) 세금을 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신 우리는 사회공헌 활동을 많이 한다”고 말했고, 구체적인 것들이 뭐가 있는지에 관한 질문에는 “1000여명의 고용창출을 하고 있지 않냐”고 반문했다. 이처럼 “기업이 이익만 창출하고 세금만 내면 된다”는 그의 발언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무시하고 시대를 역행하겠다는 것인지 의구심이 들게 한다.
◇ 자동차 업계의 ‘갑’ 콘티넨탈
독일에 본사를 둔 콘티넨탈 그룹은 작년에만 300억 유로의 매출을 올린 세계적인 자동차 부품 및 타이어 전문기업이다. 브레이크시스템, 파워트레인 및 새시용 시스템과 부품, 타이어, 인포테인먼트, 자동차용 전자제품 등을 생산하고 있으며 46개국에 있는 사업장의 종업원수는 총 16만4000여명에 달한다.
국내에는 콘티넨탈 오토모티브 시스템 외에도 콘티넨탈오토모티브코리아, 콘티넨탈일렉트로닉스,콘티넨탈오토모티브코퍼레이션 코리아 등 모두 4개의 한국 자회사를 갖고 있으며, 현대·기아차를 비롯 대부분의 국내 완성차 회사에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특히 첨단 기술력이 필요한 전장부품을 생산, 완성차 업체에 대해 ‘갑’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더불어 현대모비스, 만도 등과의 부품업체와도 거래하고 있어 매출의 상당부분을 국내에서 올리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 완성차 업계 한 관계자는 “콘티넨탈이 생산해 차량에 들어가는 ECU(전자제어장치), 타이어 공기압 자동감지 시스템(TTMS) 등은 부품 중에서 상당히 고가에 속한다”며 “첨단 기술력을 가지고 있는 자동차 업계의 ‘갑’"이라 밝혔다.
◇ 이익 대부분은 배당으로 해외유출
이 덕분에 콘티넨탈 오토모티브 시스템의 영업이익률은 일반적인 부품회사를 훨씬 능가한다. 일반적인 부품회사의 영업이익률은 평균 10%를 넘기기가 힘들지만 콘티넨탈은 2007년 17.6%, 2008년 17.6%, 2009년 12.7%, 2010년 16.5%의 영업이익률을 올린데 이어 작년에도 17.0%를 기록했다.
매출역시 2008년 4469억원에서 2009년 5562억원, 2010년 8561억원, 2011년 1조456억원으로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기부금은 2009년 1000만원, 2010년 450만원, 작년에는 4847만원에 불과해 벌어들이는 것과 비교하면 ‘쥐꼬리’ 수준이라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
문제는 콘티넨탈 오토모티브 시스템 수익의 대부분은 배당금 지급을 통해 해외로 내보내 진다는 점이다. 독일 콘티넨탈 트레이딩이 한국의 콘티넨탈 오토모티브 시스템 지분 65%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콘티넨탈 오토모티브 시스템은 지난해 중간배당과 기말배당을 합쳐 모두 1009억8496만원을 배당했다.
2009년에는 757억3842만원, 2010년에는 1109억8456만원을 배당금으로 책정하는 등 순이익의 대부분을 해외로 유출하고 있고, 그 액수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 국내 완성차 업계로부터 벌어들이는 돈 대부분을 해외로 빼내가는 대표적인 ‘먹튀’ 외국계 기업인 셈이다.
물론 기업의 기부행위에 대한 법적인 책임은 없다. 그러나 “남들이 할 땐 다 이유가 있는 법”이라고 다른 외국계 기업 관계자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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