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경선 룰 갈등 '치킨게임'으로 가나

토요경제

webmaster@sateconomy.co.kr | 2012-06-11 11:59:41

새누리당의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 도입을 놓고 빚어진 당내 갈등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경선 무산'까지 경고했던 정몽준 전 대표와 이재오 의원, 김문수 경기지사 등 비박계 대선주자들은 10일 후보등록 거부라는 배수진을 쳤다.

비박계 대선주자 3인은 전날 개별회동과 전화통화를 통해 "경선 룰을 결정해야 후보등록을 하겠다"며 오픈프라이머리 도입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후보등록을 하지 않기로 했다.

이틀전 대리인을 통해 "오픈프라이머리 도입을 다시 한번 강력히 요구하며 (지도부가) 이를 반대할 경우 경선 그 자체가 무산될 것"이라고 한데 이어 후보등록 거부까지 언급함으로써 경선 무산을 현실화시킬 수 있다는 경고를 날린 셈이다.

이날 대리인으로 기자회견에 나선 안효대 의원과 차명진 전 의원, 김해진 전 특임차관은 "경선 룰의 사전협의는 당의 화합과 경선승복을 위해 당이 줄곧 지켜온 민주적 관행"이라며 "2012년 경선에서만 유독 이 과정을 생략하는 것은 특정후보를 추대하는 요식행위"라고 비난했다.

비박계 대선주자들은 그동안 지난 2007년 대선경선처럼 경선준비위원회를 먼저 출범시켜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후보들간 경선 룰을 논의하는 경선준비위를 통해 오픈프라이머리 도입 요구를 관철시키겠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새누리당 지도부가 당헌·당규에 경선준비위가 없다는 점을 들어 이 과정을 생략하고 바로 경선관리위원회를 오는 11일 출범키로 하자 강하게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경선관리위는 말 그대로 당내 경선을 '관리'하는 주체로 경선 룰 결정에 관한 권한이 없다. 이 때문에 지도부가 현재 경선 룰을 그대로 밀어붙여 사실상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추대려는 속셈이라는게 비박계 대선주자들의 주장이다.

이 의원은 이날 공약발표 기자회견에서 "경선준비위에서 후보들간에 합의한 내용을 경선관리위에서 받아 집행하는 것은 어떤 정당이든 대선후보 선출의 관례"라며 "유독 새누리당의 당권파만이 그런 관례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따라오라는 것은 매우 염려된다"고 지적했다.

면담요구에 응하기로 한 황 대표와의 만남도 거부했다. 역시 공약발표 기자회견에 나선 정 전 대표는 "황 대표는 일방적으로 진행하시겠다고 하니까 또 만날 필요가 있는가라고 생각한다"며 "만남 자체가 목적인데 만날 필요가 있겠냐"고 말했다.

경선 룰과 관련한 황 대표의 중재도 필요 없다는 것으로 오픈프라이머리를 관철시키기 위해 그야말로 벼랑 끝 전술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이 이날 "어떤 경우에도 경선에 참여하겠다"고 선언했지만 대선주자 3인이 불참한다면 새누리당 경선은 사실상 요식행위에 그칠 것이란 평가가 대부분이다.

이 경우 경선 흥행으로 효과를 본 민주통합당과 비교하면서 '박근혜 추대론'을 비판하는 당 안팎의 목소리는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 경선 룰을 앞두고 당내 분열이 극한까지 치달았다는 여론 비판도 피하기 어렵다.

대선을 앞두고 치명상까지는 아니더라도 지지세에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만일 양측이 현재 입장을 고수한다면 공멸로 가는 '치킨게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양측이 각자 일정 부분씩 양보하는 식으로 타협점을 찾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경선준비위 외에 다른 형식을 빌어 경선 룰을 협상하고 오픈프라이머리 전면도입까지는 아니더라도 50%의 일반국민 참여 비율을 높이는 방안 등을 예상해 볼 수 있다.

한 친박계 의원은 "타협점을 예상할 수는 없지만 (후보등록 거부로) 상황이 달라졌으니 최고위원회에서 어떻게든 이 문제가 논의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또 다른 비박계 대권주자인 임 전 실장은 별도의 기자회견을 통해 비박계 3인방의 '경선 무산' 경고에 대해서는 "오죽하면 경선 룰 변경 요구를 안 받아줄 경우 경선에 참여 안 하겠다고 했겠나. 그 심정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세분이 모여서 이거 안 하면 경선 못하겠다는 것은 또 하나의 떼법 해결방법"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황우여 대표는 우선 경기를 시작하고 (경선 룰을) 고치자는데 이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축구경기를 하다가 손으로 공을 들고 뛰어도 럭비 룰을 적용하자는 것인지 참 코미디 같은 일이 벌어지겠다"며 지도부도 함께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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