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그룹 장남, 계열사 주식 매입 속내는?
동양그룹 오너家 경영 체제 가속도
이준혁
immasat@naver.com | 2012-06-08 17:51:19
동양그룹 현재현 회장(64)의 장남인 현승담 동양시멘트 상무보(33)가 조정장을 틈타 계열사 주식을 잇달아 사들이고 있다. 지난 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현 상무보는 지난달 8~22일 총 11차례에 걸쳐 동양시스템즈 주식 24만주를 장내 매수했다. 지분율은 ‘제로(0)’에서 0.88%로 높아지면서 단숨에 4대주주에 올랐다.
현 상무보는 지난해 12월 부장 승진 3년만에 동양시멘트 임원으로 발탁됐다. 이를 두고 증권가와 업계에서는 그룹 오너 장남의 지분 확보에 숫자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이는 동양그룹이 3세 경영 체제 구축에 가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 계열사 동양시스템즈 주식 매입
동양시스템즈의 최대주주는 동양으로, 지난달 말 기준 지분율은 22.35%(608만주)다. 동양증권과 동양시스템즈가 각각 14.16%(385만560주), 12.28%(333만9570주)의 지분을 갖고 있으며, 현 회장은 10.18%(276만9440주)를 소유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현 상무보의 입지를 감안해 후계구도와 연관 짓고 있다. 하지만 주식 매입율이 1% 미만으로 미미해 경영권을 운운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회사 측도 “책임경영 차원에서 접근하면 된다. 경영권과는 무관하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추가로 주식을 늘릴 계획도 당분간 없다고 못박았다.
그러나 오너 일가의 장남으로서 현 상무보의 지분은 숫자 그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는 게 재계와 증권가의 보편적 시각이다.
익명을 요구한 S증권사 애널리스트는 “경영권 승계, 회사의 성장성, 주가 부양의지 등 모든 복안을 염두했을 것”이라며 “오너의 장남이 주식을 사들였다는 것은 어떤 식으로든 의미를 갖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말했다. H그룹 한 관계자는 “1% 안되는 소량일지라도 회장의 아들이 주식을 샀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 큰 함의를 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회사 측은 현 상무보의 지분 매입이 주가에 탄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 모습이 역력했다. 회사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오너 일가가 주식을 사는 것은 (주가에) 긍정적인데 시장에서 별 반응이 없어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동양시스템즈 주가는 5월 한달간 22.17%나 빠졌다. 이날 주가는 전일대비 2.50%(25원) 오른 1025원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단기 급락에 따른 저가매수세가 CSㆍ신한금융투자ㆍ우리투자ㆍ동양 등 증권사 창구를 통해 유입된 덕분이다.
◇ 동양그룹 3세 경영 체제 구축 가속도
현 상무보는 지난해 12월 동양그룹 임원인사에서 상무보로 승진했다. 이는 부장 승진 3년만으로 당시 동양그룹 관계자는 “화력발전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 현승담 부장을 동양시멘트의 임원으로 발탁했다”고 인사 배경을 밝혔다.
그는 2007년 (주)동양(구 동양메이저)에 차장으로 입사, 2009년 동양증권 부장, 2011년 동양시멘트 부장을 역임하는 등 초고속 승진을 해왔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동양그룹 3세 경영 체제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현 회장의 장녀 현정담 (주)동양 상무는 지난해 7월 (주)동양의 사내이사에 선임된 데 이어 하반기 조직개편과정에서 동양매직 마케팅실장에서 마케팅전략본부장으로 격상된 바 있다.
한편 최근 동양증권은 보고펀드의 동양생명 매각이 지지부진해지자 동양그룹 입장에서 동양증권을 매각하는 편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시각이 늘면서 매각설이 흘러 나왔다. 이에 더해 이승국 현대증권 부사장이 신임 사장으로 내정됨으로써 매각설이 붉어진 바 있으나 동양증권측은 “사실무근”이라며 매각설에 대해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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