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랜드 삼성노조 탄압 수위 어디까지…

중노위, 삼성에버랜드 부당노동행위 인정 판결

이준혁

immasat@naver.com | 2012-06-08 17:35:30

최근 중앙노동위원회는 지난해 8월26일과 27일 노조의 노보 배포를 경비원을 동원해 막은 에버랜드의 행위를 부당노동행위로 인정하는 판정을 내렸다. 중노위의 이번 결정은 노조의 설립과 운영을 노골적으로 방해해 온 삼성에 처음 제동을 걸었다는데 의미가 크다.


이날 삼성에버랜드는 중노위의 판결이 통보된 지 몇 시간 후에 박원우 삼성노동조합 위원장에게 인사위원회 출석통보서를 전달해 논란이 예상된다.


삼성에버랜드는 노보 배포에 대해 ‘공동주거 침입’과 사육사인 고(故) 김주경씨 관련 성명서를 통해 허위사실 유포 등 박 위원장에게 세 가지 징계 사유를 거론했다.


이에 삼성노조는 부당노동행위와 박 위원장의 징계 추진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삼성에버랜드 관계자는 이번 인사위원회와 관련해 세 가지 징계 사유에 대한 설명을 듣는 자리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 삼성노동조합은 지난달 29일 경기 용인시에 위치한 에버랜드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삼성은 노동조합 탄압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지난달 23일 중앙노동위원회가 삼성노조의 노조활동을 방해한 삼성에버랜드의 행위를 부당노동행위로 인정하는 판결을 했다며 “삼성은 이를 인정하고 반성하라”고 요구했다.

◇ 삼성노조 “노조활동 탄압” 삼성 규탄 기자회견
삼성노동조합은 지난달 29일 용인 에버랜드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삼성은 후안무치의 삼성노동조합 탄압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삼성노조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삼성에버랜드는 최근 중앙노동위원회로부터 지난해 노조활동을 방해한 행위를 부당노동행위로 인정한다는 내용의 판정을 받았다”며 “그럼에도 반성은 커녕 보복성 징계를 위해 박원우 위원장에 대한 인사위원회 참석을 통보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어 “지난해 7월18일 노조의 설립필증이 교부되자마자 조장희 부위원장을 해고하고, 같은해 11월 육아휴직을 마치고 복직한 김영태 회계감사에 대해 정직 2개월이라는 부당한 징계를 내린 바 있다”며 “또 다시 부당한 징계 시도를 하고 있는 삼성은 이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삼성노조는 그러면서 삼성에 대해 그동안 보인 노조 탄압행위를 공식 사과할 것과 정당한 노조활동을 보장할 것 등을 요구했다.


삼성노조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삼성은 무노조경영을 자랑하고 있지만 실상 무노조경영이란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노동삼권에 기반한 노동조합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반헌법적 발상에 지나지 않는다”며 “노동조합을 인정하지 않는 삼성이 삼성노동조합의 설립초기부터 현재까지 미행, 협박, 회유, 징계 등의 형태로 노동조합을 파괴하기위한 탄압을 계속해왔다”고 밝혔다. 또 “이번 박원우 위원장에 대한 징계시도는 이러한 노동탄압의 연장선상에서 발생한 것이다”고 덧붙였다.


삼성노조에 따르면 최근 중노위는 지난해 8월26일과 27일 삼성에버랜드 직원 기숙사 앞에서 벌어진 노조의 노보 배포를 경비원을 동원해 막은 에버랜드의 행위를 부당노동행위로 인정하는 판정을 내렸다.


중노위는 그러나 같은 해 9월9일과 16일 같은 장소에서 진행된 노조의 노보 배포를 막은 에버랜드의 행위에 대해서는 시민단체 등이 참여했다는 이유로 부당노동행위로 인정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에버랜드는 중노위 판결이 내려진 지난달 23일 삼성노조 박원우 위원장에게 ‘지난해 9월9일과 16일 회사의 허가 없이 사내에서 유인물을 배포한 점과 특히 불특정 외부인들과 합세해 직장질서를 문란케 한 점’ 등을 들어 지난달 29일 열린 인사위원회에 참석할 것을 통보했다. 또 ‘2월24일 고(故) 김주경씨 관련 성명서 등을 통해 허위사실을 유포함으로써 회사의 명예를 오손한 점’ 등도 인사위 통보 이유로 들었다.


이에 대해 삼성노조 박원우 위원장은 “중노위가 노보 배포를 막은 삼성에버랜드의 부당노동행위 4건 가운데 2건만을 부당노동행위로 인정했지만 기각된 건은 정식 재판 청구를 통해 삼성의 노조 탄압행위를 가려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고 김주경씨에 대한 성명 역시 유족의 증언과 생전 문자메시지 등 사실에 입각한 성명이었으므로 사측이 주장하는 허위사실 유포 등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삼성은 유치하고 치졸한 노조 탄압행위를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삼성노조에 따르면 인사위에 참석한 박 위원장은 “징계 받을 이유가 없다”는 입장을 다시 한번 공식적으로 밝혔다. 삼성노조는 인사위에 노조위원들이 함께 참석할 것을 요구했으나 사측이 이를 반대해 박 위원장 혼자 참석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세 번째 징계 사유로 거론된 지난 3월에 ‘매일노동뉴스’와 가진 인터뷰에 대한 허위사실과 명예훼손에 대해서는 질의응답이 없었다고 전했다.


삼성에버랜드는 이날 인사위와 관련해 삼성노조에 결과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삼성에버랜드 관계자는 “노조의 사규 위반과 관련해 확인차원에서 박 위원장을 참석시켜 인사위원회가 열린 것”이며 “결과나 추후 인사위 등 일정에 관해서는 알려진 게 없다”고 밝혔다.


▲ 삼성에버랜드가 박원우 삼성노조 위원장에게 보낸 ‘인사위원회 참석 통보서’

◇ 에버랜드 사육사 사망사건 결말은?
고(故) 김주경씨는 지난해 2월 삼성에버랜드동물원에 사육사로 근무를 시작했다. 같은 해 12월9일 동물사 철장에 부딪쳐 상처를 입었고 15일 아주대병원에서 진찰 결과 패혈증으로 진단받았다. 이로 인해 김주경씨는 지난 1월6일 사망했다. 그 후 17일에 인사팀 사찰 문건이 폭로됐다.


삼성노조는 사철 문건에 대해, 담당자가 실수로 박원우 위원장에게 이메일을 보내서 알게 된 것이었는데 문건이 유출된 것을 알게 된 삼성은 김 모 차장을 통해 박원우 위원장에게 문건을 언론 등에 알릴 경우 징계하겠다고 수차례 협박한 바 있다는 것이다.


또 기자회견문에는 “삼성에버랜드 관계자가 삼성전자 광주공장 간부에게 광주에 있는 부모님과의 합의를 도우라고 지시한 것이 자신들의 사찰문건을 통해 드러났다”며 “또한 노조는 회사 내 교육시간에 유족이 돈을 받아낼 목적으로 산재신청을 한 것이라는 거짓 내용을 교육하는 것을 제보 받아 삼성이 회사 내에서 유족의 명예를 훼손하는 일도 서슴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삼성은 너무도 소중한 자식을 잃은 고인의 부모에게 계속 회유와 합의를 종용했었다”고 밝혔다.


삼성노조에 따르면 현재 김주경씨의 산재 신청 진행은 근로복지공단에서 심사 과정에 있고 시간이 오래 걸리겠지만 산재 승인을 받을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삼성에버랜드 관계자는 “산재 신청을 하는 데 있어 방해한 적이 없다”며 “신청에 필요한 서류를 챙겨주는 등 도움을 줬다”고 밝혔다. 이어 “산재 인정은 근로복지공단 등 관련 기관에서 하는 것이지 회사에서 하는 것이 아니지 않냐”고 반문했다. 또 “‘故 김주경 관련 상황 보고서’라는 문건에 대해서 일부 언론에 보도된 것처럼 상황을 정리한 차원에서 쓴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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