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끝났는데… 건설 폐기물 1년 넘게 방치
철도시설공단 불법 폐기물 ‘현장 고발’
유상석
listen_well@sateconomy.co.kr | 2012-06-08 16:55:31
한국철도시설공단은 지난 2011년 4월 20일, 중앙선 제천~도담 구간에 복선 전철 선로를 개통한 바 있다. 단선 철로가 놓여있던 이 구간에 복선 전철이 놓임에 따라 선로 용량이 1일 41회에서 106회로 크게 증가했고, 해당 구간 운행시간은 새마을호 기준으로 기존 15분에서 8분으로 단축되는 등, 철도 교통이 더욱 편리해졌다.
그러나 공사 과정에서 발생한 폐기물을 올바르게 처리하지 않은 채, 공사 현장 인근에 방치해 비난을 받고 있다. 이 건설 폐기물들은 정상적으로 폐기물 업체에 위탁 처리 되지 않고 농가 축대로 이용되거나 숲이 우거진 곳에 버려져 뒹구는 경우가 많으며, 심지어 레일바이크, ‘5일 시장’등의 용도로 탈바꿈한 옛 철도 역사에도 방치돼, 시민과 관광객에게 심각한 피해를 끼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중앙선 복선화 건설 폐기물, 현장 인근에 방치
한국철도시설공단(이하 공단)은 중앙선 복선화 과정에서 생긴 건설 폐기물을 적절하게 처리하지 못한 채 공사 현장 인근에 방치한 바 있다.
공단 강원본부는 지난 2002년 9월 제천~도담간 복선화 사업을 발주, 충북 제천시 영천동부터 단양군 매포읍 우덕리까지 약 15.9km 구간의 복선화 및 전철화를 9년여에 걸쳐 완료한 바 있다. 그러나 폐기물 처리를 적절히 하지 못한 탓에 공사장 곳곳에 건설 폐기물이 방치돼 있고, 그 중 일부는 덤프트럭 운전기사가 임의로 농가에 반출해 축대로 이용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또 지난 5월 25일 한국방송뉴스(KBS와는 별개의 인터넷 매체)가 이 사실에 관해 보도하자 서둘러 사건을 은폐ㆍ축소하기 위해 관할행정관청에 폐기물 배출자 신고 후, 폐기물처리업체의 허가차량이 아닌 일반차량으로 폐기물을 운반, 제천시 고명동 산48-26번지 고명역으로 또 다시 ‘불법 처리’한 것으로 드러났다.
◇ 구 광양역사 내에 폐침목 방치… 레일바이크 이용객에 ‘민폐’
공단이 건설 폐기물을 방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1년 10월에는 구 광양역사 내에 폐침목을 방치해, 비난을 받은 바 있다. 전남 광양시 광양읍 인동리 239-2번지에 있는 구 광양역사 내에 기름에 절여져 있는 폐침목이 아무 대책 없이 토양과 빗물에 노출돼 심각한 환경오염의 우려를 낳았다.
광양역사는 지난 1966년 11월 30일에 준공되고 1968년 2월 8일 보통역으로 영업을 개시한 이래 지난 2011년 5월 18일에 전남 광양시 광양읍 도월리 573-8번지 신역사로 이전했다. 기차역의 기능을 잃은 후에는 ‘광양 5일시장’이 임시로 들어섰고, 기존의 철도레일을 이용한 관광상품 개발의 하나로 레일바이크가 설치됐다.
그런데 역의 기능이 신역사로 이전하자마자 이곳에는 폐침목이 반입되어 야적되기 시작한 것이다. ‘5일 시장’을 이용하고 레일바이크를 타기 위해 일반 시민이 많이 찾는 곳에 폐침목이 수북히 쌓인 채 방치된 것이다.
◇ ‘현행법 위반한 폐기물 방치’ 비난 피하기 어려워
폐기물관리법 제8조 ①항은 “누구든지 특별자치도지사ㆍ시장ㆍ군수ㆍ구청장이나 공원ㆍ도로 등 시설의 관리자가 폐기물의 수집을 위하여 마련한 장소나 설비 외의 장소에 폐기물을 버려서는 아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공단이 법을 위반한 채 폐기물을 무단 방치하고 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된 것이다.
특히 철도 선로 교체 과정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폐기물 중 하나인 폐침목은 분류상 지정폐기물에 속하기 때문에 보관 및 관리규정이 일반 생활계폐기물과는 엄연히 다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폐침목은 폐기물관리법 제18조 제1항 규정에 따라 폐기물처리업 허가를 받은자 등에 위탁 처리해야 한다”며 “자체무게 및 보관하려는 폐기물의 최대량 보관 시의 적재무게에 견딜 수 있고, 물이 스며들지 않도록 시멘트ㆍ아스팔트 등의 재료로 바닥을 포장하고 지붕과 벽면을 갖춘 보관시설에서 보관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공단이 이처럼 환경 문제를 소홀히 하는 것은 충격적인 일”이라며, “공기업의 환경관리 시책이 근본적으로 재점검되어야 한다. 토양과 수질오염의 심각한 위해를 줄 우려가 있는 폐침목의 관리가 적법한 규정을 어기고 아무렇게나 야적되고 있는 상황에 대해 신속하고 적극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본지는 공단 측의 입장을 듣기 위해 전화 통화를 시도했다. 공단 측 관계자는 “담당자가 다시 연락할 것이니 잠깐만 기다려달라”는 말을 남겼으나, 그 이후 ‘담당자’에게서 연락이 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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