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야구장에서 야구발전 논의를…

‘市, 야구를 수익 창출 수단으로만 바라봐’ 지적

박태석

snokyrossa@naver.com | 2012-06-08 15:03:55

지난 4일 오후 잠실야구장내 그라운드에서 열린 서울시의 ‘야구발전을 위한 청책(聽策)워크숍’에는 시의 근본적인 패러다임 변화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끊임없이 제기됐다.


▲ 잠실야구장내 그라운드에서 열린 서울시의 ‘야구발전을 위한 청책(聽策)워크숍’에서 박원순 서울시장 참석한 가운데 허구연 해설위원이 쓴소리를 하고 있다.

‘야구발전을 위해 서울시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를 주제로 열린 이 자리에는 두산ㆍLGㆍ넥센 구단 사장과 KBOㆍKBA 관계자, 전 야구선수인 허구연ㆍ이용철ㆍ양준혁 등 130여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잠실 및 목동야구장의 운영 실태를 진단하고 문제점에 대한 개선 방안을 모색했다. 구단 측과 야구 관계자, 야구팬 등은 너나 할 것 없이 서울시가 야구를 수익 창출의 수단으로만 바라본다고 지적했다.


허구연 MBC 스포츠 야구해설위원은 “서울시가 프로 야구장을 공공재로 보느냐 안 보느냐의 문제에서 얘기는 출발한다”며 “서울시는 야구장을 산업재로 본다. 만년 적자에 허덕이는 구단들에게 사용료를 86% 인상하고 광고료도 올렸다. 그 증가액을 야구 발전에 쓰지도 않는다”고 분개했다.


이어 “수입이 안 될 때는 구단에 관리 위탁을 해놓고 야구가 인기 많으니 광고료를 가져간다”며 “광고료 오른 것은 구단의 노력이다. 24억에서 72억원으로 올랐을 때 서울시가 한 일이 무엇인가를 생각해봐야 한다. 어려울 때는 (운영을) 구단에 맡기고 잘 될 때는 뺏으면 안된다”고 호통쳤다.


야구팬 서형석씨도 “서울시가 야구장에 재투자를 한다고 하는데 별로 체감되지 않는다. 기껏해야 페인트 칠하고 화장실 확충한 것 밖에 없다”며 “수많은 사용료를 어디에 썼는지 모르겠다. 잠실 야구장 20여년간 바뀐 것이 없다. 이렇게 야구장을 버려두는 지자체는 보지 못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서울시가 단순히 돈을 버는 수단으로 야구장을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며 “서울의 중요한 콘텐츠 야구장을 수익 창출의 수단이 아닌 철학을 가지고 관리했으며 한다”고 바랐다.


특히 구단 측은 광고대행업 등 운영의 자율권 강화를 요구했다. 시는 올해부터 두산과 LG를 잠실야구장 내 고정 광고를 주관하는 광고대행업에서 제외시킨 채 광고대행사 선정을 진행했다. 공개입찰을 통해 72억2000만원을 부른 ㈜전홍이 광고대행사가 됐다.


넥센히어로즈 이장석 대표이사는 “광고 수입과 관련 지적 재산권의 주체는 프로야구 구단”이라며 “시설을 관리하는 서울시에 수입이 분배되는 것은 용인되지만 우리에게 광고하는 금액이 광고업자들에게 가는 것은 불공정하다”고 비판했다.


한양대 스포츠산업학과 김종 교수는 서울시가 장기 임대 등 적극적인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그는 “스포츠산업진흥법에 보면 25년간 장기 임대를 할 수 있도록 돼 있지만 공유재산법 등으로 2년간 임대를 해주고 있다”며 “임대 기간을 10년 정도로 하고 구단이 운영을 책임져서 통합적으로 하면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복도 통로 등 흡연구역 지정과 모유 수유실 개선 및 확충 등 상대적으로 단기적으로 해결 가능한 과제들도 산적했다. 교통난 해소를 위해서는 주차 티켓 예매제와 대중교통 집중배차, 일방 통행 등의 해결책이 제시됐다.


목동야구장 인근인 목동 5단지 아파트에 살고 있는 주민은 “야구장과 아파트의 거리가 불과 160~170미터”라며 “단순한 소음의 문제가 아니다. 히스테리컬한 증세까지 왔다”고 성토하기도 했다.


송두석 서울시 체육시설관리사업소장은 “국제적인 수준의 구장 건립 등은 당장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지만 화장실과 좌석, 전광판, 개선 등은 연차적으로 2015년까지 두 구장에 500억원을 투입해 고치려고 계획 중이다”고 말했다.


또한 목동 5단지 주민의 소음 피해와 관련해서는 “외야석을 증설할 때 설계 과정에서 소음을 잡을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해 보겠다”고 밝혔다. 이어 “금연구역 지정은 관리 부서와 협의해 진행하는 쪽으로 하고 목동 수유실 개선은 바로 검토, 셔틀버스는 구장과 협의해 보겠다”고 보충했다.


박원순 시장 “이러한 문제는 한 기관, 한 사람의 책임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파트너십을 굉장히 좋아하는데 오늘이 야구 발전을 위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며 “야구에는 9회말 2사구 만루 홈런이라는 것이 있다. 만루 홈런을 칠 수 있도록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갔으면 한다”고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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