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빚, 대외채무 4000억弗 돌파…사상 최대
장기 128억달러, 단기 2억달러 증가
전성운
zeztto@sateconomy.co.kr | 2012-05-25 17:44:10
올해 우리나라의 대외채무(외채) 잔액이 4000억 달러를 돌파하면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국내 경제의 양호한 펀더멘털을 바탕으로 외국인들의 장기채권 투자 등 장기외채 증가가 두드러졌다. 반면 외환시장 교란요인으로 지적됐던 단기외채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점차 감소하는 추세다.
지난 22일 한국은행의 ‘2012년 3월 국제투자대조표(잠정)’ 자료에 따르면 올해 3월 대외채무 잔액은 4114억달러로 지난해 말보다 130억달러(3.3%) 증가했다.
만기별로는 단기외채보다 장기외채 증가가 컸다. 장기외채는 지난해 말보다 128억달러 증가한 2751억달러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외국인의 장기채권 투자가 1939억달러, 예금취급기관의 장기 차입은 654억달러였다.
단기외채는 2억 달러 늘어난 1363억달러로 그 중 예금취급기관의 단기외채는 지난해 9월 말 1026억달러에서 12월 말 1006억달러, 올해 3월 969억달러로 감소했다.
3월 말 단기외채비중(단기외채/총대외채무)은 33.1%로 지난해 말보다 1%포인트 하락했다. 단기외채비중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8년9월 51.9%까지 치솟았다가 감소세를 보였다. 지난해 3월 40.2%로 일시적으로 급증한 뒤 다시 감소하는 추세다.
김경학 한은 국외투자통계팀장은 “국내 경제의 펀더멘털이 좋아지면서 장기채권에 투자하는 외국인이 늘었다”며 “정부가 외채의 구조를 개선해 자본 유출입의 변동성을 줄이려는 노력을 지속하는 측면에서 단기외채가 추세적으로 줄어드는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 “우려할만한 수준 아냐”
우리나라의 외채 수준은 지불 능력 등을 감안할 때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라는 것이 기획재정부와 한은의 설명이다. 더욱이 그동안 다양한 외화부문의 거시건전성정책을 통해 외채구조도 크게 개선됐다는 평가다.
현재 대외채권(5109억 달러)은 외채보다 많은 상황이 지속되고 있고, 지급능력지표와 유동성지표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개선되고 있다. 또 선물환포지션 한도와 외환건전성부담금 등 외환부문의 거시건전성 정책에 힘입어 외채의 만기 및 통화불일치 규모가 외은지점을 중심으로 크게 개선되고 있다.
외화자금 조달원이 다변화되면서 증권과 차입 등 유럽계 자금에 대한 의존도 역시 크게 줄었다. 실제 2008년9월 말 유럽계 자금 비중은 42.9%에서 올해 3월 32.7%로 줄어든 반면 미국계 자금은 27.5%에서 33%로 늘었다. 아시아계 자금도 21.4%에서 25.8%로 증가해 유럽과 미국, 아시아 비중이 비슷해졌다.
한국은행 문한근 국제국 자본이동분석팀장은 “최근 외채 증가는 우리나라의 경제 규모가 확대되면서 어느 정도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며 “외채 증가 속도도 리먼사태 이전과 달리 국내총생산(GDP)와 비슷한 속도”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리스 사태 악화 등으로 유럽계 자금의 급격한 디레버리징이 발생할 경우 외환부문의 거시건전성정책의 탄력적 운영 등 정부와 공동 대응할 계획”이라며 “급격한 디레버리징(부채축소)이 발생하더라도 리먼사태와 달리 비유럽계 자금이 이를 보전하면서 충격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대외채권 잔액은 5109억 달러로 지난해 말보다 145억 달러 증가했다. 이는 대외투자 총액에서 직접투자와 주식, 파생금융상품 등을 제외한 것으로 통화당국의 준비자산이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이 가운데 장기대외채권(40억 달러)보다 단기 대외채권(106억 달러)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대외투자 잔액은 해외 직접투자와 해외 증권투자 등이 늘면서 지난해 말보다 272억 달러 늘어난 7692억 달러로 집계됐다. 외국인 투자 잔액도 국내 주가의 상승과 외국인의 주식 및 채권투자 등이 크게 늘어 전년 말보다 568억 달러 증가한 8960억 달러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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