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뚜껑 열어보니?
상장 이후 주가 폭락…투자자 ‘분노'
전성운
zeztto@sateconomy.co.kr | 2012-05-25 15:41:47
올해 IT업계의 최대 이슈 중 하나였던 페이스북의 기업공개(IPO)가 드디어 이뤄졌다. 페이스북의 기업공개를 두고 한쪽에선 폭등을, 한쪽에선 폭락을 예상했지만 아직까진 ‘그저그런’ 상황이다. 그러나 美정부가 이번 기업공개와 관련 조사에 나서면서 사건은 다른국면으로 접어들 전망이다. 여기에 공모에 참여한 주주들 또한 경영진과 주관 은행들을 상대로 소송에 나서 당분간 페이스북의 주가는 오르기 힘들것으로 보인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업체 페이스북의 투자자들이 23일(현지시간) “160억 달러에 달하는 페이스북의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페이스북과 모건스탠리 등 주관 은행들이 페이스북의 불투명한 성장 전망을 은폐했다”며 페이스북과 주관 은행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페이스북과 주관 은행들이 규제 당국으로부터 페이스북의 IPO와 관련해 조사를 받게 되자 소송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불만은 지난 상장 첫날인 지난 주 금요일(18일) 페이스북의 주가가 일부 전문가들이 예상한 50~90달러에 이르지 못하면서 시작됐다. 이 날 주가는 공모가인 38달러에서 조금 오른 정도에서 멈췄으며, 월요일(21일)에는 34달러로 떨어졌다.
월요일 늦게 이런 우려를 더 키우는 소식도 흘러나왔다. 상장 주관사인 모건 스탠리의 애널리스트들이 대부분의 투자자들에게 알리지도 않고 페이스북의 매출 전망치를 내려잡은 것이다.
원고측은 페이스북의 IPO를 통해 4억 2,100만주를 판매했으며, 소송 제기 시점(23일)의 주가가 31달러라는 점을 계산해 IPO 이후 주주들이 25억 달러의 손해를 봤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페이스북의 대변인 앤드류 노예스는 “이번 소송은 별일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이 소송에 대해 적극 항변할 것”이라고 밝혔다. 모건스탠리는 이번 소송에서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전날 “페이스북의 IPO 절차는 적용되는 모든 규정을 준수했으며 다른 IPO와 같았다”고 밝혔다.
주주들은 이번 소송을 집단소송으로 진행하며 뉴욕 맨해튼에 있는 지방법원에 소장을 제출했다. 이들은 소장에서 보상적 손해배상 및 구제를 요청했다.
현재 미 증권거래위원회, 금융산업규제기구, 매사추세츠주(州) 국무장관 윌리엄 겔빈을 포함해 규제 당국들이 페이스북의 IPO를 조사할 예정이다. 미 상원 금융위원회도 이 문제를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 중요 자료 ‘은폐’ 의혹
페이스북의 주주들은 소장에서 “페이스북의 최고경영자(CEO) 마크 주커버그, 골드만삭스, JP모건 체이스 등이 페이스북의 매출 증가 전망에서 모바일 기기에서의 페이스북 앱이나 웹사이트 사용이 심각하게, 눈에 띄게 감소할 것이라는 사실을 은폐했다”고 주장했다.
또 “페이스북이 주관 은행들에 은행들의 페이스북에 대한 매출 증가 전망이 실제로 더 낮다고 말했지만, 은행들이 이를 모든 투자자에게 밝히지 않고 선호하는 투자자들에게만 공개했다”고 말했다.
페이스북과 주관 은행들을 제소한 로빈스 겔러 러드맨 앤 다우드의 파트너 사무엘 러드맨은 이날 “투자설명회 중 주관 은행들이 페이스북의 실적이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지만, 모두에게 밝히지 않았다”며 “페이스북의 투자자 모두 이 정보를 알고 싶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는 이번에 소송을 제기한 주체가 과거 기업사기와 부패의 상징과도 같은 ‘엔론社’ 파산시 주주들을 위해 70억 달러를 받아낸 적이 있는 법률회사인 로빈스 겔러 루드먼 앤 다우드라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ZK 리서처의 애널리스트 제우스 케라발라는 “소송의 진행 상황에 따라 만약 뭔가 잘못한 것이 있다면 큰 사건이 될 것”이라며, “우리는 만약 숨긴 정보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아낸다면 수백만 달러를 물어내게 할 수 있는 소송 만능의 시대에 살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이미 떨어지고 있는 페이스북의 주가와 함께 이번 소송은 페이스북 경영진에게는 큰 고민거리가 될 것이라며, “제대로 사업을 수행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엔델레 그룹의 애널리스트 롭 엔델레는 소송과 증권거래위원회의 조사, 모든 나쁜 소속 등이 “페이스북의 이미지에 큰 타격을 줄 것이며, 최고 경영진의 교체를 불러올 수도 있다”며, 페이스북이 전문적인 위기 관리 팀을 고용할 것을 제시했다.
◇ “모바일 보강 없이는 미래 없다”
이번 IPO와 관련해 페이스북은 성공한 것임은 틀림없다. 페이스북은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더 많은 투자를 필요로 하고 있었고 이번 IPO로 막대한 자금을 확보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페이스북이 않고 있는 문제는 전혀 다른곳에 있다. 즉, 앞으로 그 ‘돈’을 어떻게 쓸것인지 불분명 하다는 점이다. 특히 점점 중요해지는 ‘모바일’ 시장에서 아직까지 페이스북의 수익이나 활약이 미미하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아시아판은 지난 23일 ‘페이스북의 모바일 계산착오’ 제하의 기사에서 “모바일 기기를 통해 페이스북에 접속하는 이용자들이 급증하고 있음에도 이에 대한 페이스북의 대처가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IT분야 조사분석 기관인 ‘포리스트 리서치’에 따르면 2008년에서 2011년 사이 PC를 통해 인터넷에 접속한 미국 성인들의 비율은 54%에서 62%로 증가한 반면 모바일 기기를 통해 인터넷에 접속한 비율은 4%에서 26%로 급증했다.
WSJ는 “소셜게임 개발업체인 크라우드스타가 지난달 페이스북을 위한 새로운 게임 개발에 나서지 않기로 결정한 것도 한 예”라고 설명했다. WSJ에 따르면, 크라우드스타는 페이스북에 소셜게임을 개발하는 큰 업체로, 하루 평균 5천만명의 이용자들이 게임을 즐기고 있다.
크라우드스타는 페이스북용 게임을 개발하지 않기로 한 이유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이용해 페이스북에 접속하는 이용자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음에도 모바일용으로 페이스북앱을 통해서는 게임이 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현재 페이스북을 이용하는 9억명의 사용자중 절반 이상의 이용자들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통해 접속하고 있지만 모바일 기기를 통해 접속할 수 있는 페이스북은 아직 제한된 버전용에 그치고 있다. 이 때문에 페이스북은 좀 더 정교한 모바일용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했다.
물론 페이스북 역시 최근 수개월간 사진공유 애플리케이션인 인스타그램을 인수하는 등 모바일 관련 팀을 보강하고 있다. 그러나 페이스북은 아직 스마트폰 개발업체와의 관계도 제대로 구축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해 투자회사 모닝스타의 애널리스트 릭 서머는 페이스북의 모바일 전략 부족을 잠재적 위험 요인의 하나로 꼽고 페이스북의 적정 가치는 주당 32달러선이라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페이스북은 크라우드스타와 같은 애플리케이션 개발자들을 계속 붙잡아둘 수 있도록 확신시킬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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