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 "美테이퍼링... 해양 플랜트 수주 타격 입을 수도"
현대중공업측 "유가 하락 불가피... 심해 시추활동 위축될 듯"
토요경제
webmaster@sateconomy.co.kr | 2014-02-17 15:48:27
김정하 현대중공업 해양사업기획부 부장은 울산 현대중공업 본사에서 "양적완화 축소가 진행되면 유가가 하락하는 경향이 있는데, 오일메이저들이 유가 하락으로 수익성이 떨어지면, 그만큼 해양 플랜트 발주를 줄인다"며 이같이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매출이 전년보다 1.4% 줄어든 54조 9737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8020억원으로 전년보다 60% 감소했다. 순이익은 85.8% 내려앉은 1조296억원으로 집계됐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2011년과 2012년에 저가로 수주했던 물량이 경영실적에 반영됐고, 조선경기 침체에 따른 선가(船價) 하락이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했다.
경영실적에 빨간불이 들어온 현대중공업에 해양 플랜트 사업은 조선경기 침체에 따른 매출과 영업이익 감소를 상쇄할 수 있는 '돌파구'다. 세계 오일 메이저들이 고유가에 따라 심해 시추활동을 늘리고 있고, 해양 플랜트는 고부가가치 사업이라는 장점이 있다. 조선업황은 경기 변동에 따라 영향을 많이 받지만, 해양 플랜트는 안정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그동안 해운시장의 침체로 선박 수주량의 변동폭은 컸지만, 해양 플랜트의 수주량은 안정적인 편이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미국이 양적완화 축소를 진행함에 따라 해양 플랜트 수주가 위협 받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동안 양적완화로 달러가 시중에 풀리면서 유가 상승을 떠받쳤는데, 미국의 테이퍼링으로 달러가 회수되면서, 유가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의 진단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유가가 80달러를 넘어가기 시작하면 오일메이저들이 해양 플랜트 발주량을 늘리지만, 그 반대의 경우에는 발주량이 줄어든다"고 말했다.
최근 북미 지역에 지속된 한파로 원유 수요가 증가하면서 국제 유가의 하락세가 심하지 않았지만, 자넷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신임 의장은 지난 11일(현지시간) 하원 금융위원회 청문회 모두 발언 및 질의응답에서 양적완화 축소를 지속할 것이라고 말해 향후 유가 변동의 추이를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미 연준이 신흥국 금융시장 불안을 고려하지 않은 채 '마이웨이'식 출구 전략을 지속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산업경제연구실장은 "세계 경제가 호황을 구가해 원유 수요가 증가하지 않는 이상, 테이퍼링이 지속되면 그만큼 유가는 하락하게 된다"며 "유가 하락에 따라 해양 플랜트 수주량은 감소하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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