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무급휴직에 임금삭감 등 긴축경영 돌입...코로나 직격탄

롯데마트, 창사 이래 처음 무급휴직·홈플러스, 임원 임금 3개월간 20% 삭감
업계 "신규 출점과 영업시간 제한, 의무휴업 등 규제 영향 크다"
이커머스 업체들 신선식품까지 영역 확대로 대형마트 설 자리 더 없어져

김시우

ksw@sateconomy.co.kr | 2020-06-23 17:52:14

(사진=연합뉴스)

[토요경제=김시우 기자] 경기 침체와 각종 규제, 이커머스 시장의 급성장도 모자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악재까지 겹친 대형마트가 몸집은 물론 내실까지 쪼그라들고 있다. 이에 롯데마트는 사상 첫 무급휴직을 실시하고, 홈플러스는 임원 임금을 20% 삭감하는 등 긴축경영에 돌입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롯데마트 부문 인력을 대상으로 다음 달부터 무급 휴직을 실시한다. 롯데마트가 무급 휴직을 실시하는 건 창사 이래 처음이다.


앞서 이달 초 전 직원들을 대상으로 신청을 받았으며 신청자들은 연말까지 20일이나 30일 중 기간을 정해 무급휴직을 하게 된다.


무급휴직 실시는 코로나19 영향이 본격화됐던 지난 3월 롯데쇼핑이 유동성 확보와 비용 절감을 위해 임원 연봉 20%를 삭감하기로 한 데 이은 두 번째 조치다. 지난 4월에는 롯데그룹 전체 임원 700여 명이 3개월간 급여의 20%를 반납하기로 했다. 특히 신동빈 회장은 급여의 50%를 자진 반납했다.


이와 별도로 롯데쇼핑은 백화점, 대형마트 등 회사가 운영하고 있는 오프라인 매장 구조조정도 진행 중이고, 이에 따른 인력 조정도 예상된다.


롯데마트는 최근 양주점과 천안아산점 점포 문을 닫았고, 7월내로 빅마트 천안점, 의정부점, 킨텍스점, 신영통점 등 4곳을 추가로 정리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연내 총 16개 점포 문을 닫는다. 백화점은 6월 1곳을 포함해 올해 총 5개 점포를 정리할 계획이다.


홈플러스도 하반기 인건비 감축과 동시에 자산 유동화 및 점포 폐점도 병행한다.


지난 17일 홈플러스에 따르면 서울 등촌동 본사 사옥에서 열린 임원회의에서 부문장 이상 임원들이 3개월 간 급여의 20%를 자진 반납키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당기순손실 5322억원으로 창사 이래 가장 큰 규모의 손실을 기록하면서다. 홈플러스는 2만2000여 직원 중 99%가 정규직으로, 인건비 비중이 크다.


홈플러스는 점포 자산 유동화로 확보한 다량의 현금을 성장 사업에 재투자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매각 대상 점포로는 대구점, 대전 둔산점, 안산점 등 3곳이 거론되고 있다.


마트업계는 지속되는 경기침체와 유통규제, 이커머스의 급격한 성장에 이어 코로나19 악재까지 직면했다. 이에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면서 잇따라 무급휴직, 임금 삭감 등의 결단을 내렸다.


실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마트의 지난해 연간 매출액은 6조3310억원으로 전년 대비 0.2% 늘었으나 영업손실이 250억원 발생했다. 이후 누적 적자도 매달 불어나고 있고 있다.


올해 1분기 롯데마트의 매출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온라인 매출은 전년 대비 42.5% 증가했지만 오프라인 매출은 6.5% 감소했다.


홈플러스의 2019년 회계연도인 2019년 3월부터 2020년 2월까지의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7% 감소한 7조3002억 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8.4% 감소한 1602억 원 기록했다.


유통업계는 대형마트가 지난해 전반적으로 우울한 성적을 기록한 것에 대해 신규 출점과 영업시간 제한, 의무휴업 등 규제 영향이 컸다고 봤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해 내놓은 ‘대규모점포 규제효과와 정책개선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 전체 소매판매액에서 25.7% 비중을 차지하던 대형마트는 출점 규제와 영업시간 규제가 시작되면서 2017년 시장점유율이 15.7%까지 급락했다. 심지어 같은 기간 전통시장도 매출 점유율이 10.5%로 동반 하락하며 규제 효과를 누리지 못했다.


양 업태 간 점유율 격차가 좁혀지면서 대형마트가 전통시장을 위협한다는 논리도 힘을 잃었다.


규제뿐만 아니라 쿠팡·티몬·위메프 등 이커머스 업체들의 성장 또한 대형마트의 부진을 부추겼다. 앞서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부터 대형마트가 주춤한 틈을 타 온라인쇼핑이 28.5%로 판매액 비중 1위를 차지하며 반사이익을 누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커머스 업체들이 새벽배송 등을 앞세워 오프라인 전통 품목인 신선식품까지 영역 확대에 나서면서 대형마트들의 설 자리는 더 없어진 상황이다.


이렇게 오프라인 유통산업이 몰락하는 상황에서 대형마트 출점 규제는 오히려 강화됐다. 민주당 이장섭 의원과 어기구 의원의 개정안 모두 올해 효력이 만료되는 전통시장 1㎞ 내 대형마트·기업형슈퍼 출점 제한 존속 기한을 오는 2025년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담았다.


대형마트업계에서는 각종 규제와 이커머스 성장으로 인한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며, 콘텐츠 강화와 점포 관리 효율화 작업에 나섰지만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면서 돌파구 찾기는 쉽지 않다고 밝혔다.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