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희용 칼럼] 시급한 민생, 발목 잡는 정당
권희용
nw2030@naver.com | 2014-08-14 18:14:09
전 국정신문 편집장
30여 년 간 자동차 부품회사를 잘 경영하다가 5년 전부터 업종을 바꿔 호텔을 짓고 관광업을 하려던 인사가 하는 말이다. 그는 어느 대도시 인근에 호텔과 부대시설 부지를 구입해서 본격적으로 관광 사업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그 무렵에 친구의 소개로 그와 인사를 나눈 적이 있었다.
워낙 사업가적 안목이 뛰어난 인물이라는 평판도 있던 터라 그의 업종변경과 향후 사업전망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주변사람은 없었다. 그리고 그가 추진하는 일이어서 지금쯤은 사업이 잘 되고 있을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런데 우연히 5년 후에 다시 만난 그는 폭삭 늙어 있었다. 얼굴에 주름 하나 없던 그가 외양부터 달라져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의 입에서 나오는 말 한마디 한마디는 온통 나라에 대한 깊은 불신과 불만이었다. 유능한 사업가의 입에서 나오는 말이라고 여길 수 없는 언사였다.
'다 접고 외국에 나가 푹 쉬겠다.'는 그의 마지막 말이 아직도 가슴에 남아 생각에 잠기게 한다. 그의 말을 듣고 보니 그럴 만도 하겠다는 생각이 앞섰다. 그가 자동차부품회사를 접게 된 이유도 강성노조로 골머리를 앓다가 마침 외국계 회사에서 구매의사를 타진해 와 넘겨준 것이다. 이어 관광업에 본격적으로 착수하기 시작한 것이다.
당장 호텔건립에 착수했다. 허가에서 발이 묶였다. 여기저기 뛰어다니고, 전문가들에게 위탁도 해봤지만 될 듯 될듯하다 말기를 거듭했다. 그렇게 보낸 세월이 만 5년이란다. 그동안 쓴 비용만도 만만찮은 액수라고 한숨을 내쉰다. 심신이 지친 태가 역력했다. 그의 가슴엔 이미 새 사업을 하겠다는 용기와 의지도 없다는 것이 한눈에 감지될 정도였다.
며칠 전, 박근혜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했다. 이 자리에서 대통령은 모두발언을 통해 정치권을 향해 강한 불만을 토해냈다. 민생을 돌봐야 할 정치가 제몫을 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었다.
그러면서 민생과 밀접한 법안이 국회에 묶여 정부가 해야 할 유관대책을 펴지 못함에 따라 서민경제가 위기에 놓여있음을 걱정했다. 대통령은 당장 시급한 법안 19개를 하나하나 열거했다. 여야가 합의해서 통과시켜야 할 법안이 허다한 것이다.
그러나 작금의 정국상황은 '대통령의 한마디'로 풀릴 낌새가 아니다. 특별법제정을 놓고 풀릴듯하던 세월호 정국이 야당의 비토로 원점으로 돌아가 앞길이 오리무중이다. 이어 다루기로 했던 법안심의도 덩달아 수포로 돌아갈 모양이다.
캄캄한 터널 속에서 과연 누구를 위한 정치적 꼼수만을 헤아리고 있는지 국회에 묻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야당의 꼼수는 누구를 위한 것인지 재차 묻는다.
백성의 삶을 돌보지 않는 조정을 뒤로하고 죽음의 길을 택한 이순신 장군의 일대기가 영화로 만들어져 인기가 하늘을 찌르는 즈음이다. 국회의원들도 많이 관람했다는 소식이다. 그들에게 감상평을 듣고 싶다. 어쩌자고 정작 할 일은 작파하고 오로지 당리당략, 자파논리만을 앞세운 정치적 계산에 몰두하는지 답답해서 하는 말이다.
당장 민생을 돌보지 아니하면 미래를 기약할 수 없다. 야당에 해주고 싶은 말이다. 하루라도 빨리 민생관련 법안이 국회를 통과해서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도록 해야 한다. 제1야당이 차기 선거에서 살아남는 방법이 바로 그것이다.
이 정권이 실패해야 차기정권이 야당의 차지가 될 것이라는 판단은 크게 잘못된 것임을 알아야 한다. 정권의 성공을 어떡하든 막기 위해 발목을 잡았던 정당에 나라를 맡길 국민은 없다는 것을 한시도 잊어서는
안 된다. 지금 민생은 그만큼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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