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실 TV를 바꿀 때가 온다
TV시장 세대교체 초읽기
전성운
zeztto@sateconomy.co.kr | 2012-05-18 16:16:56
TV시장이 본격 세대교체를 예고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전 세계 TV시장 대부분을 점유하고 있는 삼성과 LG 모두 최근 LCD TV의 단종을 예고했다. 차세대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로 옮겨가겠다는 계산이다. 이미 양사는 올해 안에 55인치급 제품을 중심으로 OLED TV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겠다고 발표했다. 여기에 왕년에 잘나갔던 일본기업 소니와 파나소닉이 전격 손을 잡으면서 TV시장 경쟁은 어느 때보다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를 비롯해 전 세계 TV시장은 사실상 ‘삼성’과 ‘LG’가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전 세계 TV시장 점유율에서 7년 연속 1위 달성을 앞두고 있으며 LG가 이를 바짝 뒤쫓고 있다.
세계 평판TV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7년 연속 세계 1위에 도전중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세계 평판TV 시장에서 2010년 23.3%, 2011년 26.6%에 이어 올해 1분기에는 30.2%를 차지하며 1위를 이어갔다.
삼성전자는 특히 유럽과 북미 지역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분기 유럽 24개국 스마트TV 시장에서 2~4위 업체를 합친 것보다 높은 43.7%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북미에서도 2위 업체보다 3배 이상 높은 47.3%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했다.
삼성은 특히 지난 10일 공개한 55인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양산모델(ES9500)을 앞세워 차세대 TV 시장도 주도해 나갈 예정이다. 삼성은 OLED TV를 프리미엄 제품군으로 분류, 차별화된 화질과 다양한 콘텐츠 등을 앞세워 프리미엄 시장 공략에 나설 방침이다.
김현석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부사장은 이날 “55인치 OLED TV 양산 모델을 통해, 앞으로 열리는 차세대 슈퍼 프리미엄 TV 시장에서도 주도권을 이어 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 삼성-LG, 차세대도 ‘신경전’
업계 1등인 삼성이 이렇게 OLED TV를 내세우며 본격적으로 TV시장 세대교체를 선언하고 나서자 LG전자 역시 곧바로 제품을 공개하고 대응에 나섰다. 그러나 출시 일정과 가격을 놓고 삼성을 의식하는 듯 눈치작전을 펴고 있다.
권일근 LG전자 TV연구소장 전무는 14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OLED TV 프레스 컨퍼런스를 통해 “LG전자의 OLED TV는 경쟁사에 비해 화질이나 기능이 더 뛰어난 제품”이라며 “시장 상황을 살펴보고 하반기 중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업계는 이를 삼성이 OLED TV 양산 모델을 7~12월 중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힌 것을 의식한 행동으로 분석했다. 즉 “경쟁사인 삼성전자 보다 출시 일정을 앞당겨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또한 이날 권 전무는 “첫 양산 제품의 가격은 1000만~1100만원 대로 예상하고 있다”며 “경쟁사보다 싸게 팔 계획은 없다"고 못박았다. 삼성 제품이 약 1000만원 가량으로 예상되고 있어 이보다는 비싸게 팔겠다는 말로 해석된다.
그는 “기술력이나 화질이 W(화이트)-OLED가 뛰어난데다 두께, 부가 기능 등이 경쟁사에 비해 월등하다”며 “경쟁사보다 싸게 팔 이유가 없다. 프리미엄 전략을 고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LG의 고수익 창출의 일환으로 풀이되고 있다. 현재 LG전자는 W-OLED 방식을 채택해 OLED TV를 생산하고 있으며, 삼성전자는 RGB 방식을 적용했다. 업계에 따르면, LG 방식은 삼성에 비해 생산 원가가 저렴해 양산에 돌입할 경우 원가절감의 이점을 노릴 수 있다.
생산원가가 경쟁사에 비해 저렴하지만 LG전자는 부가기능과 디자인 등을 부각시켜 프리미엄군으로 OLED TV를 분류, 고수익을 창출하겠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삼성 역시 “한가지 기술만 고집할 수는 없기에 향후 W-OLED 도입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 일본, 왕년의 라이벌 손잡다
업계 1·2위가 이렇게 신경전을 벌이는 사이 ‘왕년의 강자’였던 일본 업체들이 연합해 ‘재기’를 노리고 있다. 시장이 OLED TV로 재편되는 만큼 “한 번 붙어 볼만 하다”는 판단과 “이대로 있다가는 정말 망한다”는 위기감의 결합으로 보인다.
최근 일본 전자업계의 양대 라이벌인 소니와 파나소닉이 삼성과 LG에 대항하기 위해 손을 잡았다. 업계는 “일본 전자업계를 대표하며 라이벌 구도를 형성한 두 회사가 주력 사업에서 손을 잡을 정도로 일본 업체들이 다급해졌다”고 해석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지난 15일 소니와 파나소닉이 대형 OLED TV를 생산하기 위한 기술제휴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양사는 오는 2015년까지 OLED TV를 공동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이 신문은 “한국의 삼성전자와 LG전자에 빼앗겨 고전을 하고 있는 일본 전자산업에 이번 제휴가 큰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소니와 파나소닉이 파트너십을 구축한 것은 OLED TV가 향후 3~5년 내 TV 시장을 이끌어갈 차세대 TV로 각광받고 있는 만큼 하루빨리 기술력을 강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미 양산체제에 들어간 삼성·LG와 달리 이들은 개발 경쟁에서 뒤쳐져 2015년에야 제품이 생산될 예정이다.
이에 소니와 파나소닉은 기술제휴를 통한 비용절감 방식으로 개발 기간을 단축하고 양산시기를 앞당겨 경쟁업체에 대항하겠다는 전략이다. 두 업체는 기술 제휴에 이어 OLED TV의 공동생산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 “일본의 반격, 쉽지 않을 것”
그러나 소니와 파나소닉이 기술제휴를 한다고 해도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기술력이 1~2년 이상 앞서 있어 당장 경쟁하기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두 기업 또한 막대한 손실을 안고 있는 상황이다. 파나소닉은 지난 2005년 히타치와 PDP 패널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으나 히타치가 TV용 패널 사업에 철수하면서 큰 손실을 입기도 했다.
소니도 2007년 세계에서 처음으로 11인치형 OLED TV를 개발해 시판했으나 실적부진으로 판매를 중단한 바 있다. 게다가 소니는 TV 부문에서 8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순손실액만 5200억 엔(약 7조6000억 원)에 달한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OLED TV에서 삼성과 LG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OLED 패널 소싱을 어떻게 하느냐가 관건”이라며 “OLED 패널을 개발하기위해 소니와 파나소닉의 추가적인 투자가 필요한데 실적이 부진한 두 회사가 이를 어떻게 해결할지도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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