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아시안게임 못 뛴다!

레버쿠젠, 팀 핵심전력 차출 불가 통보

박진호

ck17@sateconomy.co.kr | 2014-08-13 16:06:00

[토요경제=박진호 기자] 지난 2014 FIFA 독일 월드컵에서도 확실한 눈도장을 받았던 손흥민의 아시안게임 출전이 무산 됐다. 손흥민의 소속구단인 독일 분데스리가의 레버쿠젠은 손흥민의 아시안게임 출전을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대한축구협회 역시 레버쿠젠 구단이 손흥민의 이번 아시안게임 출전이 어렵다는 내용을 공문으로 발송했다고 밝혔다.
레버쿠젠, 선수차출 의무 없어
아시안게임은 국제축구연맹(FIFA)이 규정한 A매치에 해당되지 않기 때문에 소속 구단으로서는 선수를 대표팀에 차출시켜야 할 의무가 없다. 따라서 대한축구협회는 지난달 30일, 레버쿠젠이 국내 방한에 나섰을 당시 안기헌 전무와 김동대 부회장이 직접 구단 고위 관계자를 만나 정몽규 회장의 친서를 전하며 손흥민의 차출과 관련한 협조를 부탁하기도 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아시안게임 축구 대표팀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해 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손흥민의 차출이 쉽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은 했지만 금메달을 획득할 경우 병역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 레버쿠젠 구단도 극적인 합의에 나서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했다.
그러나 레버쿠젠은 오는 20일과 28일, 덴마크의 FC코펜하겐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있어 팀의 핵심전력인 손흥민의 차출을 불허한 것으로 보인다. 유럽구단의 경우 챔피언스리그 본선 여부로 인해 한 시즌의 일정은 물론 수입에도 커다란 변화가 생기는 만큼 쉽게 핵심적인 자원의 차출을 결정하기 힘들었던 것.
한편, 우리나라 대표팀으로서도 손흥민의 합류가 절실한 상황이다. 우리 대표팀의 아시안게임 금메달은 지난 1986년 이후 맥이 끊긴 상황이다. 1970년, 제6회 태국 방콕 아시안게임에서 처음으로 금메달을 획득했던 우리나라 축구는 1978년, 다시 방콕에서 다시 금메달을 획득했고, 1986년 서울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때까지 10회 개최된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3회로 최다 우승국의 명예를 지켰던 우리나라는 이후 결승에도 오르지 못했다.
한국, 1986년 이후 28년간 AG 결승 못가
1990년 중국 베이징에서는 준결승에서 중동의 숙적 이란에게 0-1로 패해 결승행이 좌절되어 3-4위전에서 태국을 꺾고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1994년 일본 히로시마 대회에서도 준결승에서 무너졌다.
일방적인 경기에도 불구하고 우즈베키스탄의 중거리슛 한방에 실책성 플레이가 겹치며 0-1로 패했고, 3-4위전에서 쿠웨이트에게도 패해 메달 획득도 실패했다. 1982년 뉴델리 아시안게임 이후 12년 만의 아시안게임 노메달이었고, 쿠웨이트에게 두 번 모두 패하며 중동 악몽에 시달린 대회였다.
두 번이나 금메달을 획득했던 방콕에서 열린 1998년 대회에서는 8강에서 탈락했다. 첫 경기에서 투르크메니스탄에게 2-3으로 패하며 불안하게 출발한 대표팀은 이후 베트남을 4-0으로 완파하고, 일본과 아랍에미리트연합, 그리고 지난 대회에 발목을 잡았던 쿠웨이트를 연파하며 기세를 올렸지만 홈 팀 태국에게 1-2로 패하는 이변 중의 이변을 당하며 8강에서 무너졌다.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룩했던 2002년, 부산에서 열린 아시안게임에서는 12년 만의 메달 획득에 만족해야 했다. 무패가도로 준결승에 오른 대표팀은 이란과의 준결승에서 0-0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이영표가 골대를 맞추면서 패하고 말았다. 3-4위전에서 태국을 3-0으로 꺾고 지난대회 분풀이를 하며 동메달을 획득했지만 만족스러운 성과라고 할 수는 없었다.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2006년 아시안게임에서는 8강까지 4전 전승 9득점 무실점의 완벽한 질주를 이어갔지만 준결승에서 이라크에게 0-1로 패했고, 3-4위전에서 이란에게도 0-1로 패했다.
2010년 중국 광저우 대회에서는 준결승에서 아랍에미리트연합에게 경기 종료 직전에 한 골을 내주고 패하며 결승진출이 좌절됐다. 그나마 패색이 짙었던 이란과의 3-4위전에서 기적같은 역전승으로 동메달을 획득한 것이 위안이었다.
축구 위기 극복 위해 AG ‘金’ 절실
결국 ‘아시아의 맹주’를 자부하는 우리 대표팀은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에서의 금메달 이후 28년간 6번의 대회에서 동메달만 3번 획득했을 뿐 단 한 번도 결승에 오르지 못했다. 물론 동메달도 대단한 수확이기는 하지만, ‘탈(脫) 아시아’를 선언한 일본이 아시안게임이 와일드 카드를 소집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지난 광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획득하고 있음을 감안할 때 결코 만족스러운 성적이었다고 말할 수 는 없다. 때문에 12년 만에 안방에서 개최하는 이번 인천 아시안게임은 반드시 금메달을 획득해야 한다는 것이 축구계의 입장이다.
아시안게임은 FIFA가 인정하는 A매치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FIFA 순위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그러나 지난 월드컵에서의 16강 탈락과 석연치 않은 일 처리로 내홍을 겪은 축구계로서는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으로 어수선한 분위기를 일신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다.
특히 23세 이하 선수들 중 포항의 김승대와 전남의 이종호, FC서울의 윤일록 등 공격적인 성향을 갖추고 있는 K리그 클래식의 선수들이 올 시즌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고, 이재성(전북), 손준호(포항), 황의조(성남), 박용지(울산) 등도 성장세가 뚜렷해 손흥민이 가세한다면 이후 와일드카드까지 더해질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의 면면은 더욱 금메달에 근접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대한축구협회는 레버쿠젠 구단 측에 축구대표팀이 아시안게임에서 16강에 진출하면 이후부터 팀에 합류할 수 있게 해달라는 공문을 다시 보냈지만, 레버쿠젠 구단은 이 역시도 난색을 표해 손흥민의 아시안게임 출전은 결국 무산되고 말았다.

사진 :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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