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소문 없이 다가오는 ‘당뇨발’
자각증상ㆍ검사 이상 없어도 상당수 이미 ‘당뇨발’ 진행
박태석
snokyrossa@naver.com | 2012-05-18 13:57:06
당뇨병은 그 병자체가 위험하기보다 병으로 인한 합병증이 더 위험한 병으로 알려져 있다. 그 중 다리궤양과 절단까지 일으키는 ‘당뇨발’은 상당히 위험한 합병증이다. 가톨릭대 부천성모병원 재활의학과 박근영, 임선 교수와 내분비내과 김성래 교수는 공동연구를 통해 자각증상이나 검사상 이상이 없더라도 상당수의 당뇨병환자가 이미 발 말단부의 신경에 변화가 시작된다고 최근 밝혔다.
연구팀은 미국 당뇨학회지(Diabetes care)를 통해 당뇨병성 말초 신경병증은 자각 증상이 없고 기존 검사에서 정상소견을 보이더라도, 당뇨병 말초신경 변화가 ‘내당능장애’(당뇨병 전 단계)부터 조기에 발생한다고 발표했다.
건강한 성인 남녀 50명, 내당능장애 49명, 당뇨병환자 48명 등 발 저림이나 통증 같은 자각 증상이 없는 총 147명을 대상으로 하지 신경검사 대신 더욱 말단 부위인 발끝 부분에서 근전도 검사를 시행했다.
이들의 안쪽 발바닥 신경과 발등 쪽 장딴지 신경 등 3곳의 신경을 근전도 검사한 결과, 내당능환자 16%, 당뇨병환자는 41%에서 신경 이상 소견이 확인됐고, 이들 중 일부 환자를 2년 동안 조사하니 이러한 변화가 더 두드러지고 악화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박근영 교수는 “당뇨병환자 또는 고위험군에서 발끝 근전도 검사를 하면 보다 일찍 말초 신경변화 징후를 포착할 수 있다”며 “이는 철저한 관리를 통해 훗날 당뇨 발, 궤양 등 최악의 상황을 막는 계기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뇨병성 감각운동 다발성 신경병증은 상지보다는 하지의 신경이, 근위부보다는 심장에서 먼 원위부에서 이상이 먼저 나타난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환자가 증상을 느끼지 못해도 병의 초기 단계는 물론 당뇨병 전 단계인 내당능장애부터 변화가 시작되는 것을 밝혀냈다”고 말했다.
김성래 교수는 “현재 사용되고 있는 기준보다 초기에 신경병증이 시작되므로 혈당이 높은 당뇨병 초기나 내당능장애라고 진단받은 사람은 증상이 없더라도 초기부터 체계적인 진료와 신경변화 검사를 주기적으로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엄격한 혈당관리와 함께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을 하면 경미한 이상 소견이 완화되거나 회복될 수 있다”며 “특히 내당능장애 환자는 신경병증 진행을 막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 당뇨병이란?
국민 질병인 당뇨병은 인슐린의 분비량이 부족하거나 정상적인 기능이 이루어지지 않는 병이다. 그로 인해 혈중 포도당의 농도가 높아지는 고혈당을 특징으로 하며, 고혈당으로 인하여 여러 증상 및 징후를 일으키고 소변에서 포도당을 배출하게 된다.
당뇨병은 제1형과 제2형으로 나눈다. 제1형 당뇨병은 '소아당뇨'라고도 불린다. 선천적으로 인슐린을 전혀 생산하지 못하는 것이 원인이다. 제2형 당뇨병은 인슐린이 상대적으로 부족하거나 인슐린 기능이 떨어져 세포가 포도당을 효과적으로 연소하지 못한다.
제2형 당뇨병의 원인은 식생활의 고열량ㆍ고지방ㆍ고단백의 음식 섭취와 운동 부족, 스트레스 등 환경적인 요인이 크게 작용한다. 이 외에 특정 유전자의 결함에 의해서도 당뇨병이 생길 수 있으며, 췌장 수술, 감염, 약제에 의해서도 생길 수 있다.
우리나라 당뇨병인구는 400만으로 서구화된 식생활 탓에 당뇨병 환자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지난 2006년에서 2010년까지 매년 5.5%의 환자 증가율(5년 전체 증가율 23.9%)을 보였다.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