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불안’ 확산에 전국이 ‘비상’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농가 강타

김수정

ksj891212@naver.com | 2014-01-27 10:25:45


식당업계 ‘엎친데 덮친격’…2차 피해소식에 ‘울상’
AI 청정국 지위 상실에 닭·오리 수출 타격 불가피


[토요경제=김수정 기자] 최근 전북 고창과 부안 일대에서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해 닭과 오리 등 가금류를 통한 인체감염 우려가 제기돼 국민들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여기에 정부가 조류인플루엔자 확산방지를 위해 발동했던 축산업계 종사자들의 일시 이동중지 조치인 ‘스탠드스틸’로 인해 수출 손실액이 2000만 달러 가까이 발생했다. 닭·오리 식당업계 역시 ‘매출급감’ 이라는 직격탄을 맞아 2차 피해 역시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인체감염을 우려하는 국민들의 걱정에 질병관리본부는 지난 20일 “올해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AI가 사람에게 감염을 일으킨 사례는 없다”고 밝혔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과거 외국에서 사람에게 감염을 일으킨 것으로 보고된 AI는 주로 H5N1형, H7N9형 등이고 최근 국내에서 발생이 확인된 H5N8형 바이러스의 경우 인체감염을 일으킨 사례는 없다.


우리나라 역시 2003년 이후 4차례 발생했던 H5N1 AI 유행에서도 인체감염 사례는 없었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AI는 주로 감염된 조류로 인해 오염된 먼지, 물, 분변 등에 묻어있는 바이러스의 직접적인 접촉으로 전파될 수 있다”며 “국내에서는 지난 2003년부터 2011년까지 4차례에 걸쳐 닭, 오리 등 가금류에서 H5N1형 고병원성 AI가 유행한 바 있지만 인체감염사례는 단 한건도 없었다”고 말했다.


◇ 시중 유통 여부…“공급된 것 없다”


AI는 닭, 칠면조, 오리, 철새 등 여러 종류의 조류에 전염되는 바이러스성 전염병으로 폐사율 등 바이러스의 병원성 정도에 따라 고병원성과 저병원성으로 구분된다.


H5N8형 AI는 1983년 아일랜드에서 칠면조, 2010년 중국 장쑤성에서 오리 등을 중심으로 두 차례 유행한 것으로 확인되지만 인체감염은 없었다.


세계보건기구(WHO) 자료에 따르면 2003년 12월 이후 현재까지 인도네시아·태국·베트남·중국·이집트 등지에서 AI 인체 감염자가 발생해 지난해 말까지 총 648명이 감염됐고 384명이 숨졌지만 이번 AI와는 다른 종류인 H5N1형, H7N9형 등 AI였다.


또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진 판정을 받은 전북 부안의 한 농가에서 오리 수천 마리가 전남의 한 도축장으로 반입된 사실이 확인되면서 ‘AI 오리’의 시중 유통 여부에 관심이 쏠렸다. 그러나 도 관계자는 “직원들이 업체 관계자와 함께 직접 장부 등을 확인해 본 결과 부안 오리는 시중에 공급된 것이 없는 것으로 재확인됐다”며 “급작스레 발생한 일이다 보니 일부 혼선이 빚어진 것 같다”고 말해 사건을 일단락시켰다.


지난 21일 전남도에 따르면 17일 고병원성 AI로 확진된 전북 부안 노모씨의 농장에서 나주 S도축장으로 반입된 오리는 모두 6240마리다. 이들 오리는 지난 18일 오후 10시께 농장주가 “오리가 이상하다”며 병성 감정을 의뢰하기 하루 전에 전량 도축됐다.


이후 식품가공업체인 광주 광산구 S사와 함평 F사로 옮겨졌으며 모두 시중에 유통되지 않은 상태에서 냉동실 또는 물량창고에 보관하던 중 회수돼 폐기됐다.


도 관계자는 “농장별로 사육비를 정산하기 때문에 혼합 도축을 할 수 없고 가공공장에서도 농장 실명제가 있어 장부 등을 통해 시중 유통 여부는 확인할 수 있다”며 “현재로선 시중에 공급된 게 전혀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말했다.
단 부안 오리와 함께 같은 날 도축된 전남산(産) 오리 1만3500마리 중 일부는 시중에 유통됐으나 도축이나 운반 과정에서 감염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전량 회수작업을 벌이고 있다.


또 일시이동중지(Standstill) 명령이 해제된 후 S도축장이 폐쇄되기 직전인 이날 새벽 전남지역 3개 농장에서 반입된 2만2080마리는 트럭 한 대당 1000∼1500마리씩 나눠 실린 채 도축장 인근에 계류 중이다.


도는 S도축장의 경우 4∼5일간 소독작업을 벌인 뒤 역학조사 결과에 따라 영구 폐쇄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특히 부안 AI 농장을 드나든 전남지역 사육담당 직원 10명(함평 5, 영광 3, 나주 2)과 사료차량 6대(나주 3, 영암 2, 함평 1)에 대해서는 14일간 이동제한조치를 내린 후 역학조사 결과에 따라 도축과 이동 여부를 최종 결정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도축, 가공, 유통 과정에 적잖은 혼선이 있고 업체 측과 방역 당국 사이에도 유기적인 업무 협조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도 관계자는 “직원들이 업체 관계자와 함께 직접 장부 등을 확인해 본 결과 부안 오리는 시중에 공급된 것이 없는 것으로 재확인됐다”며 “급작스레 발생한 일이다 보니 일부 혼선이 빚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 닭·오리식당, 소비자 불안 여파에 매출↓


최근 식중독 오보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오리·닭 식당 업소들이 AI확산 논란이 이어지면서 2차 피해도 우려되고 있다.


지난 8일 해외 관광객들이 춘천 닭갈비를 먹고 식중독을 일으켰다는 잘못된 보도에 350여개의 닭갈비 업소들은 ‘매출급감’이라는 직격탄을 맞았다.


또 지난 16일 전북 고창에서 발병한 고병원성 AI가 야생철새에 의해 감염으로 확인되면서 AI가 전국으로 확산 될 수 있다는 보도로 닭·오리 유통 음식점들의 추가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춘천에서 수년째 닭유통업을 해온 홍대표(59)씨는 “특정 언론에서 수입닭을 쓴다는 근거 없는 보도에 이어 식중독 원인으로 닭갈비를 지목해 닭 유통업계도 대부분이 20~30%의 매출감소로 죽을 맛”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이런 보도 때문에 문 닫는 가게들도 나와 안타깝다”며 “아직까지는 AI소식에 직격탄은 없지만 언론에서 계속 보도되면 악화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또 춘천시닭갈비협회 최시영(60) 회장은 “철판이나 불에서 익혀먹는 닭갈비는 AI뿐만 아니라 다른 바이러스에도 감염 될 수 없는 음식”이라며 “문제 있는 닭들은 유통될 수도 없는 구조이기 때문에 책임지고 권한다”고 말했다.
이에 전국 각 도에선 AI대책본부를 확대 개편해 도내 가금류 전 농가에 대한 예찰을 매일 하고 있으며 축사와 가축에 대한 방역소독을 주 2회 하고 있다. 또 축산농가의 교육·모임을 연기하거나 금지해 AI확산에 예방하고 있다.


도축산진흥과 홍경수 동물방역 계장은 “우리나라에서는 4번의 AI가 발생했지만 단 한 건의 감염자도 발생한 적이 없다”며 “감염된 농장 반경 500m내의 가금류는 모두 살처분되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닭들은 유통이 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닭, 오리, 계란 등의 가금류 식품은 방역당국의 철저한 관리로 유통되고 있기 때문에 믿고 섭취해도 된다”며 “AI바이러스는 75도 이상에서 5분만 가열해도 모두 사멸되기 때문에 익혀먹는 닭갈비 등을 안심하고 권한다”고 말했다.


◇ AI 피해 장기화 수출 지장…업계 불안 가중


2차 피해는 업계에 그치지 않았다. 우리나라는 AI 청정국 지위를 잃으면서 닭·오리고기 수출이 전면 중단됐다. 직접적인 수출 손실액만 1000만달러가 넘고 ‘스탠드스틸’로 인한 생산 차질과 살 처분 조치에 따른 농가의 타격도 크다. 고병원성 AI가 발생할 경우 즉시 청정국 지위가 박탈되고 수출이 중단된다.


권재한 농림축산식품부 축산정책국장은 “고병원성 AI 발생 사실을 국제수역사무국(OIE)에 통보함과 동시에 청정국 지위를 상실했다”며 “지난 17일부터 잠정 수출 중단 조치를 실시해 닭·오리고기 수출을 모두 막아놓은 상태”라고 발표했다. 2011년 10월 얻은 청정국 지위를 2년 4개월 만에 다시 잃게 된 것이다.
지난해 닭·오리고기 수출 물량은 2만2000톤, 금액으론 4130만달러다. 업계에선 AI 확산이 멈춰 AI 청정국 지위를 되찾는다고 해도 1000만달러 이상의 수출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한양계협회 한 관계자는 “AI 지속기간이 길어지면 피해액이 2000만달러를 넘을 수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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