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 신간안내

송현섭

21cshs@sateconomy.co.kr | 2006-11-27 00:00:00

국가의 역할
좌우파를 막론하고 요즘 유행어로 번지고 있는 신자유주의라는 개념은 경제학을 공부한 필자도 표현하기에 그리 단순한 용어는 아닌 것 같다. 이에 대해 최근 국가의 역할이란 녹록치 않은 이름의 저서를 펴낸 장하준은 명쾌하게 논리를 풀어나간다.
저자에 따르면 신자유주의는 모든 것을 시장매커니즘에 맡기자는 것으로 간단히 말하면 부자들 마음대로 하는 것이며 국제사회에서 선진 강대국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게임의 법칙을 추구하는 개념이다. 국가의 역할은 글로벌 경제체제의 도래와 함께 득세하고 있는 신자유주의자들의 주장에 대한 반박과 대안에 대한 모색이라고 판단된다.
그러면 이윤만 추구하는 자본의 착취를 우리는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100여년전 마르크스가 비판한 자본주의와 다른 형태의 자본주의의 모습으로 신자유주의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지 심각한 고민거리를 던져준다.
장하준 지음, 이종태·황해선 옮김, 부키, 1만6,000원

아름다운 응급실
어린 시절 아프리카에서 병든 자들을 치료하며 성자로까지 추앙된 슈바이처 박사의 위인전을 읽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세상의 고통을 치료하는 의사를 존경의 눈으로 볼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 평화와 생명을 가꾸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외과의사 조너선 캐플런의 방랑적인 이야기는 색다른 감동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름다운 응급실은 우선 뼈대있는 의사 가문에서 태어나 최고의 수련과정을 거쳤지만 안락함을 버리고 변방에서 벌어지는 전쟁터에서 외과수술을 하는 저자가 치료과정에서 겪은 삶과 죽음에 대한 실상을 말한다.
세계의 변방에서 고통과 잔인함에 맞닥뜨리면서 저자는 자신만의 방식대로 휴머니즘을 실천하고 직업적인 성취를 이루는 모습을 보여준다. 케이프타운에서 아파르트헤이트로 인한 부상자에서 걸프전쟁 종전직전 쿠르드족 게릴라, 극한의 상황에서 전개되는 처절한 인간애는 감동에 무딘 사람들에게 알 수 없는 슬픔을 줄 것이다.
조너선 캐플런 지음, 홍은미 옮김, 서해문집, 1만2,000원

클레피, 희망의 기록
광폭한 독재자 히틀러의 나치 치하에서 유대소년들이 만든 비밀신문 클레피에 얽힌 사실을 알려주는 책이 출간됐다. 방송과 인터넷, 이동통신 등 다양하고 영향력이 많은 대중매체가 난무하는 현대사회와 달리 몇십년전만 하더라도 신문은 중요한 매체였다.
압제적인 정권의 탄압에 맞서는 비밀신문은 어이없게도 아이들이 만들었고 아이들이 읽었던 유치한 출판물이었다. 그러나 비밀신문 클레피의 정신은 우리지역에 사는 유대인청소년들의 자부심을 표현할 수 있게 하고, 그들에게 육체적이고 정신적인 성취감을 북돋우는 것이라는 카피문구가 와 닿는다.
이 책은 평범한 소년이 단지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겪었던 시련과 수백만 유대인을 살상한 수용소의 실상 등 2차대전 당시상황을 클레피를 통해 재조명하고 있다. 세상에 단하나 밖에 없는 신문, 거창한 체제저항이 아니라도 정체성에 대한 긍지는 여전히 우리에게 알 수 없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듯 하다.
캐시 케이서 지음, 최재봉 옮김, 푸르메, 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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