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정기채용 '상시채용'으로 전환
한경연 “수시채용 도입은 대규모 인력 필요치 않기 때문”
수시채용 도입 기업 83% “공개채용 인재와 차이 못 느껴”
신유림
syr@sateconomy.co.kr | 2020-06-11 09:28:52
[토요경제=신유림 기자] LG그룹이 상시채용 계획을 발표하면서 대기업발 구직난이 본격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지난해 2월에는 현대차가 10대 그룹 중 가장 먼저 상시채용제도를 시행했다.
10일 LG그룹에 따르면 그동안 상·하반기 정기채용을 실시했던 LG가 올 하반기부터 연중 상시 선발체계로 전환한다. 특히 신입사원의 70% 이상은 채용연계형 인턴십으로 선발한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LG가 사실상 채용감축에 나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더구나 채용연계형 인턴십은 일정 기간 업무 숙지 정도를 파악해 정규직 전환 여부를 결정하는 제도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이 같은 현상은 LG뿐만 아니라 업계 전반으로 확산하는 추세다. SK 역시 올해부터 수시채용제도를 확대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매년 상·하반기에 2회에 걸쳐 실시하는 정기 공개채용 방식을 없애고 상시 공개채용으로 전환한다.
KT도 올해부터 봄·가을 두차례 진행했던 신입사원 정기 채용을 전격 폐지하고, 6주의 인턴기간을 거쳐 정직원 전환여부를 결정하는 ‘수시 인턴 채용제’ 를 도입한다
기업 입장에서는 필요한 인재를 원하는 인원수에 맞춰 원하는 시점에 즉시 채용해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또 최근 경제성장이 둔화하는 데다 코로나19(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까지 더해져 대규모 인재 채용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여기에 문재인 대통령이 대기업 총수들에게 채용을 유지해 줄 것을 특별히 당부한 마당에 대놓고 채용을 줄인다는 것은 아무래도 부담일 수밖에 없다.
실제로 한국경제연구소(한경연)가 지난 3월 진행한 ‘2020년 상반기 500대 기업 대졸 신규채용 조사결과’에 따르면 신규채용에 수시채용을 도입했냐는 질문에 대해 52.4%의 기업이 이미 도입했다고 답했으며 도입할 계획이 있다고 답한 기업은 14.3% 였다.
눈에 띄는 점은 수시채용으로 뽑은 인재에 대한 평가다. 응답 기업 중 83.3%가 공개채용에서 뽑은 인재와 차이가 없다고 답한 것이다. 단지 4.6%의 기업이 공개채용 인재보다 능력이 뛰어나다고 답했다.
각 기업이 전문 인재 채용에 효과적이라고 홍보하는 것과는 상반된 결과다.
이에 가뜩이나 얼어붙은 고용시장에 더욱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한경연이 지난달 20일 발표한 취업자 수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전일제 기준으로 3월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약210만명(7.6%) 감소했다. 앞으로 이 수치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LG그룹 관계자는 상시채용으로 채용 인원이 줄어들 것 같냐는 질문에 대해 “정확한 숫자는 알 수 없으나 예년 수준이 유지될 듯하다”고 선을 그으며 “상반기에 못 뽑은 인원을 하반기에 채용한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규 공채 대비 채용 인원이 줄어드는 현상은 이미 검증됐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그런 지적은 알고 있으나 섣불리 언급하긴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한경연 고용정책팀 담당자는 “수시채용이 늘어나는 것은 과거처럼 대규모 인력이 필요치 않기 때문”이라며 “기업들의 수익성이 악화하는 상황에 코로나19까지 겹쳐 경제위기에 직면한 기업으로서는 신입사원 채용을 줄일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사람인HR 관계자는 “상시채용은 공채보다 채용 인원 감축 확률이 높다 공채는 여유 인력을 뽑기 마련인 데에 반해 상시채용은 꼭 필요한 인력만 뽑기 때문”이라며 “LG 역시 그렇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어 취업준비생들의 불안감이 고조될 우려에 대해서는 “9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상시채용 선호도가 66%로 나왔다”며 “현대차 학습효과로 구직자들이 어느 정도 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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