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물류센터서 일주일 새 2명사망… 열악한 근무환경 개선 시급

김시우

ksw@sateconomy.co.kr | 2020-06-03 11:19:57

(사진=연합뉴스)

[토요경제=김시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이하 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거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최대 수혜기업으로 거론돼 온 쿠팡이 연이은 악재로 곤혹스러운 입장에 내몰리고 있다.


부천·고양 등 물류센터에서 코로나19 대규모 확진자 발생에 이어 물류센터 근무 도중 사망하는 사고도 일주일 간격으로 연이어 벌어지면서 쿠팡의 근무환경 개선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3일 소방당국과 보건당국에 따르면 지난 1일 오후 3시17분쯤 쿠팡 천안 물류센터 조리실에서 외주업체 소속인 30대 여성 A씨가 가슴 통증을 호소하며 쓰러졌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A씨는 심정지 상태에서 119 구급대 차량으로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졌다.


쿠팡 천안 물류센터는 앞서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한 부천과 고양 물류센터와는 다른 곳이다. A씨는 코로나19와는 연관성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보건당국은 A씨의 사망 원인이 코로나 19와는 관계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현재 정확한 사인을 조사 중이지만, 심장마비일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유가족은 숨진 A씨가 청소 약품이 독하다며 고통을 호소해왔다고 주장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이후 업체 측이 물과 섞어 쓰던 약품 농도를 더 높이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쿠팡 관계자는 “해당 직원은 천안 물류센터 내 식당에서 근무하는 외주업체 직원”이라며 "고인의 사망은 안타깝지만 경찰조사가 끝나지 않아 정확한 사인이 밝혀지지는 않은 상태다. 어떤 청소약품을 사용했는지 등 쿠팡이 다 알지는 못한다. 상세한 내용에 대해 입장을 밝힐 수 없는 점 양해해 달라"고 말했다.


쿠팡 물류센터에서 직원 사망사고가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지난달 27일에는 인천 물류센터 화장실에서 40대 계약직 근로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인천 서부소방서 등에 따르면 27일 오전 2시 40분쯤 인천시 서구 오류동에 있는 쿠팡 인천 물류센터의 4층 화장실에서 40대 근로자인 B씨가 쓰러져 있는 것을 다른 근로자가 발견해 119에 신고했고 병원에 옮겨졌으나 숨졌다고 밝혔다.


사후에 진행된 코로나19 검사에서 B씨는 음성 판정을 받았다. 이에 따라 경찰은 B씨가 동맥 경화 등으로 쓰러져 숨진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B씨는 정규직원이 아닌 계약직 근로자로 파악됐다. 또 3교대 근무조 중 오후 5시부터 오전 2시까지 일하는 오후 조에 속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과 관련해 정의당 인천시당은 지난달 29일 논평을 통해 쿠팡 인천 물류센터에서 숨진 40대 계약직 근로자 B씨에 대해 “쿠팡의 로켓배송과 최근 발생한 코로나19로 인한 과도한 업무량 증가로 과로사한 게 아닐까 추정한다”고 밝혔다.


이어 “고인이 근무한 쿠팡 인천 물류센터를 포함해 인천 지역 쿠팡 사업장에서는 1주일에 1명 이상 다치거나 몸이 상한 근로자가 나왔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미래통합당 민경욱(인천 연수을) 전 의원이 지난해 10월 고용노동부로부터 받은 ‘인천 지역 부상 재해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7년 1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인천 지역 쿠팡 사업장에서 발생한 ‘3일 이상 휴업’ 산업 재해는 모두 339건이었다.


이는 같은 기간 인천 지역 전체 산업 재해 8365건의 4%에 해당하는 수치다. 또 이 기간 인천 지역 쿠팡 사업장에서 35세 미만의 청년이 당한 산업 재해는 모두 174건으로 총 1502건인 인천 전체 청년 산업 재해의 11.6%에 달했다.


이 같은 근무 환경이 ‘방역 구멍’으로 이어진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쿠팡 측은 코로나19 확산 초기부터 체계적인 방역체계를 가동해 왔다고 해명했지만, 실제로 물량을 빨리 처리해야 하는 사측 방침으로 방역 원칙들이 잘 지켜지지 않았다는 근무자들의 주장이 언론 보도를 통해 나왔다.


일부 보도에 따르면 ‘100여명의 근무자가 붙어 앉아 밥을 먹었다’, ‘휴게실, 흡연실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 등의 내용이 나왔다.


방역 당국도 역학조사 결과를 좀 더 지켜보겠다는 입장이지만, 방역수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는 쪽에 무게를 싣는 모양새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은 지난달 28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물류센터 내에서 기본적인 방역 수칙이 제대로 준수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그는 “구체적인 역학조사가 필요하다”면서도 “아프면 3~4일 집에서 머물기 등이 잘 지켜지기 어려운 상황이었는지 염려가 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물류센터는 공간 자체가 밀폐되어 있지 않지만, 컨테이너 차량 내부는 상당히 밀폐성이 높고 단기간 내에 집중적인 노동이 이뤄짐으로써 마스크를 쓰는 것도 쉽지 않은 환경으로 보인다”면서 “이러한 특성을 감안한 세부지침의 마련 여부를 관계부처와 검토 하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2일 쿠팡이 부천 물류센터의 코로나19 연쇄감염 초기에 고객 대응을 소홀히 했다며 김범석 쿠팡 대표 등을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한 상태다.


이들은 “최근 부천 물류센터에서 확진자가 대거 나온 뒤 직원들에게만 문자메시지를 보내 진단 검사를 받도록 안내하고, 택배를 받는 과정에서 전염될 우려가 있는 소비자에게는 검사와 자가격리 안내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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