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新지도자들 경제 회복 이뤄낼까

글로벌 증시 유럽 선거 불확실성 해소로 상승전환

이준혁

immasat@naver.com | 2012-05-11 14:20:20

프랑스를 비롯해 그리스 등 유럽 6개국은 지난 6일 대선과 총선을 실시했다. 이와 관련해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이 프랑스 대통령선거 결선투표에서 프랑수아 올랑드 사회당 후보에게 패배, 프랑스 대통령으로는 31년만에 처음으로 연임에 실패했다.


그러나 사르코지로서는 이처럼 선거에서 패배한 지도자가 자신뿐만이 아니라 최근 경제위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유럽 대부분의 국가 지도자들 거의 대부분이 선거만 치렀다 하면 추풍낙엽처럼 나가 떨어져 권좌에서 축출되는 것을 그나마 위안으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이번 프랑스 대선에서 긴축보다는 성장을 우선시하는 프랑수아 올랑드 사회당 후보가 당선되고 그리스 총선에서 연립정부를 구성하고 있는 신민주당(ND)과 사회당(PASOK)의 참패, 그리고 긴축을 반대하는 정당들이 부상했다. 이러한 가운데 유럽의 새로운 지도자들이 경제 회복의 신호탄을 쏘아 올릴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선거 당선자가 지난 6일 프랑스 파리의 튈에서 열린 승리 축하 대회에서 환호하는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올랑드는 17년만에 첫 좌파 출신 프랑스 대통령이 된다.

◇ 올랑드, “프랑스 국민은 변화를 택했다”


프랑스 대선에서 당선된 프랑수아 올랑드 사회당 후보는 “프랑스인들은 변화를 택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자신의 지역구이자 시장을 역임했던 튈에서 자신의 득표가 51.24%로 경쟁자인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48.76%)을 누르고 승리가 확정됐음을 확인하자 열광적인 지지자들에게 첫소감을 말했다.


그러나 정치 분석가들은 그가 열광에 휩싸일 기간은 길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13년째 10%선을 넘나드는 실업률과 연간 총생산의 90%에 가까운 부채에다 국내총생산(GDP)의 5.2%에 달하는 예산적자 등을 앓고 있는 경제를 떠맡은 것이다.


독일에 본사를 둔 싱크탱크 ‘유럽정치센터’의 랄프 야크슈는 “프랑스는 경제적 관점에서 볼 때 사회경제 개혁의 필요성이 절박하다”고 말하고 “그러나 올랑드가 이런 관점에 동의하는지 그리고 그가 이런 문제들을 정면으로 맞설 결의가 있는 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만일 올랑드가 이런 문제들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하면 그는 또 다른 사르코지로 끝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사르코지도 2007년 엄청난 의욕을 갖고 출발했으나 3년에 걸친 경제적 불황으로 김이 빠지고 따라서 인기도 빠져 나중에는 그의 개인적 스타일도 반감을 사고 말았다.


올랑드는 프랑스 경제를 회복시키기 위해 100만 유로 이상의 연소득을 올리는 부유층에게 75%의 소득세를 부과하며 6만 명의 교사를 임기 중에 채용하고 2017년에는 예산적자를 없애겠다고 약속했으나 그런 약속들이 이뤄질 수 있을지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 유럽 채무 위기 발생 이후 정권 바뀐 유럽 국가들


유럽 위기 이후 유럽의 선거는 집권세력의 무덤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스페인은 부동산 거품이 무너지면서 사회당 정부에 대한 믿음도 사라졌다. 그러나 불행히도 스페인은 여전히 경제 문제를 인정하려 하지 않았다. 경기 부양책이 실시됐지만 결국 긴축정책을 도입하지 않을 수 없었다. 실업률이 치솟으면서 호세 루이스 로드리게스 사파테로의 사회당 정부는 지난해 11월 치러진 선거에서 참패,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의 보수당에 정권을 넘겨주어야만 했다.


이탈리아의 경우, 끊이지 않는 성 추문과 부패 스캔들 속에서도 오랫동안 정권을 유지해온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도 경제 위기가 초래한 국민들의 불만은 뛰어넘을 수 없었다. 지난해 11월 베를루스코니는 베를루스코니 총리로는 침체된 경제를 다시 성장의 길로 되돌릴 수 없으며 국가 채무를 통제하는 것도 불가능하다는 유권자들의 압력에 굴복, 총리직에서 사임해야만 했다. 유럽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마리오 몬티가 베를루스코니 대신 2013년 총선 때까지 실무 내각을 이끌 책임자로 선정됐다.


영국의 경우, 10년 간 영국 재무장관을 지낸 뒤 2007년 토니 블레어의 뒤를 이어 총리에 오른 노동당의 고든 브라운 총리는 2010년 5월 총선에서 패배, 보수당의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에게 권력을 넘겨주어야만 했다. 그는 자신이 영국의 벼락경기(일시적 호황)를 끝냈다고 자랑했었지만 총리로서는 가장 분명한 벼락경기를 보였다.


브라이언 코원 아일랜드 총리는 2008년 재무장관에서 총리로 승격됐지만 2011년 2월 총선에 나서지조차 못했다. 아일랜드의 금융 위기와 주택 가격 거품 붕괴 발생 시 재무장관을 지냈던 코원은 총선을 수주 앞두고 총리직에서 사퇴해야만 했다. 그럼에도 그의 피아나 페일당은 사상 최악의 참패를 면치 못했다.


그리스 사회당의 게오르게 파판드레우 총리는 2009년 10월 보수당에 압도적 승리를 거두면서 총리직에 올랐다. 그는 악화된 경제 상황으로부터 탈출할 것이라고 다짐했지만 불과 2년 후 구제금융 지원을 국민투표에 회부하겠다고 했다가 자신의 사회당으로부터 축출당하는 수모를 당해야만 했다. 루카스 파파데모스 총리의 위기관리 내각이 파판드레우의 뒤를 이어 현재 그리스 정부를 운영하고 있다.


포르투갈의 경우, 호세 소크라테스 총리의 중도좌파 성향 사회당 정부는 2011년 6월 780억 유로의 구제금융을 신청한 후 불과 한 달 만에 선거에서 패배, 권좌에서 물러났다. 10년에 걸친 낮은 성장률과 격화되는 세계 경쟁 속에서 현대화에 실패하고 채무에 의존한 결과이다.


그리고 10년 간 이어져온 덴마크의 중도 우파 정권은 지난해 9월 채무 위기를 속에 긴축정책을 도입할 것인지를 둘러싼 의견 대립 속에 무너졌다. 덴마크 사상 최초로 헬레-토르닝 슈미트가 여성 총리에 오르면서 중도 좌파 연립정부가 들어섰다.


핀란드의 경우를 살펴보면, 지난해 6월 채무 위기에 허덕이는 유로존 국가들에 대한 구제금융 제공에 반대하는 민족주의자들의 부상 속에 치러진 총선에서 핀란드 정부가 개편됐다. 극단적 민족주의를 내세우는 ‘진정한 핀란드’당의 집권을 막기 위해 좌와 우를 아우르는 광범위한 보수 연정이 탄생했다.


트라이안 바세스쿠 루마니아 대통령은 2009년 재선에 성공했지만 그해 루마니아 경제는 마이너스 7%의 경제성장을 기록했고 루마니아는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 유럽연합(EU)으로부터 200억 유로의 구제금융을 받아야 했다.


◇ 유럽선거 불확실성 걷히자 글로벌 마켓 상승전환


유럽 각 국의 선거로 인한 금융 불안으로 주초에 폭락을 기록했던 글로벌 증시가 선거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스페인이 곤경에 빠진 은행을 돕기 위해 공적자금을 풀기로 함에 따라 희망적인 분위기로 변하고 있다.


그리스에 대한 우려가 남아 있기는 하지만 미국 증시는 하락세에서 보합권으로 마감해 바닥을 다졌다. 그리스와 프랑스에서 긴축 후유증에 강하게 반발하는 유권자들의 표심에 따라 안절부절 못하던 불안한 시장 분위기는 3개월 간 최저 수준으로 주가를 떨어뜨렸으나 선거가 끝나자 다시 반전되는 분위기이다.


이에 따라 은행주들이 선전하고 있다. 유럽 은행 블루칩들이 월스트리트에서 회복세를 보이고 스페인이 말썽 많은 은행들에게 공적자금 사용의 청신호를 보내면서 KBW 은행지수도 1% 상승했다. 일본 외의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가장 널리 통용되는 MSCI 지수도 5개월 간 최대 낙폭을 보였던 전날에 비해 8일 0.3% 올랐다.


일본의 닛케이 지수도 월요일인 7일엔 3개월 지속 하강세에다 6개월만의 하루 최대 낙폭을 기록했지만 8일 개장부터 0.8% 상승세로 출발했다.


“유럽의 지난 주말 선거에 관련해서 세계 시장을 지배하던 공포 분위기가 일단 걷히면서 거래를 재정비하고 새로운 포지션에 집중하는 등 시장이 제자리로 돌아오는 것 같다”고 소시에테 제네랄의 투자전략가 세바스티안 게일리는 분석했다.


이제 글로벌 마켓의 다음 중요한 열쇠는 그리스의 연립정부 수립을 위한 협상 성패, 스페인이 어떤 형태로든 발표하게 될 배드 뱅크 계획안이라고 그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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