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 비의학적 방법 의존 심각

병원 찾아 진단과 치료 받는 시기 늦어

박태석

snokyrossa@naver.com | 2012-05-11 14:13:46

탈모인구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반면, 이를 질환으로 인식하지 못하고 비의학적인 방법을 사용하는 환자가 급증하는 추세다.


대한피부과학회는 지난 9일 제10회 피부건강의 날을 맞아 오전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해 탈모환자 3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삶의 질과 치료 실태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탈모환자는 대인관계나 사회활동에 부담을 느낄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지만, 의학적인 치료를 받기까지 시간이나 비용 허비가 상당히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대(93.8%)가 탈모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으며, 이어 30대(76.6%), 40대(62.7%), 50대(61.2%)가 뒤를 이었다. 탈모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은 주로 사람을 만날 때(63.3%)였으며, 이성 관계를 지속하는 데도 힘들다고 응답했다.


이처럼 많은 정신적 스트레스를 겪고 있음에도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시기는 매우 늦었다.


▲ 탈모환자 대부분은 일상생활이나 대인관계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 병원 방문 전 비용 지출 크지만, 만족은 떨어져
대부분(86.2%)의 탈모환자는 병원 방문 전 샴푸나 에센스 등 화장품류나 일부 의약외품 등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일반화장품으로 분류되는 샴푸나 에센스 등의 사용은 두피의 청결을 유지하고 영양을 공급하기 위함이지, 치료의 목적으로 사용될 수는 없다. 또한 식품의약청안전청(식약청)에서 ‘탈모방지 및 양모 효과’를 인정받은 의약외품도 어디까지나 모발에 영양을 주는 효과지 ‘발모’의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


이처럼 탈모치료를 위해 샴푸나 에센스 등을 사용하는 것 이외에도 탈모환자들의 비의학적인 치료 방법은 음식 조절, 두피마사지, 탈모방지용 기기 사용, 가발 착용 등이 있다. 이를 위해 사용하는 비용은 10~100만원이 43.7%로 가장 많았고 500만원 이상 지출한 환자도 19.7%로 나타났지만, 비의학적인 치료로 만족한 경우는 10%에 그쳤다.


이번 조사를 진행한 인하대병원 최광성 교수는 “탈모는 의학적 치료가 필요한 피부과 질환이지만 비의학적인 치료법을 고수하는 환자들이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비의학적인 방법은 발모가 아닌 양모의 효과만 기대할 수 있다”며 “전문의에게 상담을 받는 것이 탈모치료의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 병원 방문 늦고, 치료 진행 기간은 짧아
탈모환자 중 10명 중 7명이 탈모가 진행된 지 1년 이상 지난 후 병원을 찾았고, 이 중 82%는 병원 치료를 진행한 기간이 1년 미만에 그쳤다.


경북대병원 이석종 교수는 “대부분 탈모환자는 진행 초기부터 고민은 많지만, 실제 육안으로 확인되기 전까지는 치료를 미루는 편”이라며 “탈모는 진행성 질환이므로 적절한 시기에 의학적인 치료가 이뤄지지 않으면 치료 효과가 떨어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병원 치료 전과 이후의 삶의 질을 10점 척도로 비교했을 때, 병원 치료 전에는 6.63점에서 치료 후에는 7.14점으로 상승했다. 특히, 20~30대의 젊은 층은 점수가 6.23점에서 7.13점으로 1점 가까이 상승한 것으로 보아, 젊은 탈모 환자들에게서 탈모치료 효과가 높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대한피부과학회 이사장 고려대안암병원 계영철 교수는 “탈모환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외모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면서 탈모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지만, 정작 탈모가 ‘질환’이라는 인식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에서 출발했다”며 “탈모는 초기 단계에 의학적인 진단을 통한 올바른 치료가 필요한 질환으로, 조기치료와 꾸준한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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