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구룡마을, 개발구역 지정 해제
구룡마을 개발 무산에 토지주 “이젠 목소리 내겠다”
김형규
fight@sateconomy.co.kr | 2014-08-06 16:44:30
초기에는 영농 비닐하우스에서 시작됐으나, 86아시안게임과 88올림픽을 거치면서 무허가 집단거주지로 그 성격이 바뀌었다. 개획도시로 개발된 강남은 강북에 비해 비교적 균질한 도시공간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이 곳 구룡마을은 예외다. 양재대로를 사이에 두고 강남의 대표적인 아파트지구인 개포동과 마주하고 있는 구룡마을은 불법적인 판잣촌과 비닐하우스촌으로 도곡동의 타워팰리스와 함께 강남의 빛과 그림자도 불린다.
지난 4일부로 서울 최대 무허가 판잣집 지역인 강남구 개포동 구룡마을에 대한 도시개발구역 지정이 해제됐다.
서울시는 이번 지정 해제에 대해 도시개발법 10조 ‘도시개발구역 지정의 해제’ 제2항의 자동실효 규정에 따른 것이라고 전했다.
이 규정에는 ‘구역 지정 후 2년이 되는 날까지 개발계획이 수립되지 않으면 구역지정이 해제된 것으로 본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구룡마을 개발 구역지정 및 계획 방침은 2011년 오세훈 전 시장 시절 처음으로 결정됐다. 하지만 개발방식을 두고 2012년부터 불거진 서울시와 강남구 간 공방 탓에 3년 째 표류하다 사업이 일단 무산됐다.
서울시와 강남구 간 공방의 원인은 개발방식 변경에 따른 특혜 의혹 여부다.
당초 강남구는 개발할 땅을 모두 수용하고 난 후 토지주에 돈으로 보상하는 수용·사용방식을 택했지만 서울시는 토지주가 개발 비용 일부를 내는 대신 일정 규모의 땅을 제공하는 환지 방식을 포함시켜 구룡마을 개발계획을 수립했다.
하지만 강남구는 서울시의 환지방식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토지주에 대한 특혜의혹 제공을 주장했다.
이어 감사원 감사결과에 특혜제공 가능성이 드러났다고 주장하며 전·현직 서울시 공무원과 SH공사 관계자 2명 등 5명을 ‘공무집행 방해 및 허위보고’, ‘직권남용죄’ 등의 내용으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 및 수사의뢰 하기에 이르렀다.
서울시는 감사원의 감사결과에서 특혜제공 의혹이 미비했다는 점을 근거로 강남구 측에 두 차례에 걸쳐 개발계획(안)을 제안했지만 강남구가 협의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서울시는 이번 구룡마을 도시개발구역 해제 고시와 관련 “구룡마을의 열악한 주거환경을 개선하고 저렴한 임대주택을 공급해 거주민의 재정착을 실현한다는 원칙 하에 강남구와 협의, 도시개발사업을 재추진할 계획”이라며 “원활한 사업추진을 위해 강남구도 실현가능한 대안을 가지고 대화의 장으로 나와 달라”고 촉구했다.
한편, 구룡마을 토지주협의회는 공모제를 통해 개발을 다시 추진한다고 나섰다. 토지주협의회는 토지주 109명을 대상으로 3분의2 이상의 동의를 얻어 민간개발 제안의 법적 요건을 갖췄으며, 민영개발제안서를 강남구에 제출할 계획이다. 이들은 제안이 반려될 경우 법적 투쟁까지도 불사하겠다는 각오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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