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도량형제도…“헷갈린다~헷갈려”
월부터 ‘평.돈’ 단속…미터.그램 써야.. ‘감 안잡힌다’…국민 상당수 불편 토로
장해리
healee81@naver.com | 2007-07-09 00:00:00
“100㎡은 몇 평인가요? 10g은 몇 돈인가요?”
지난 1일부터 새 도량형 표준화 정책이 시행됨에 따라 곳곳에서 혼선을 빚고 있다.
‘평(枰)’과 ‘돈’ 등 기존 단위에 익숙해져 있는 소비자와 업체들은 제곱미터와 그램으로 설명된 제품이 어색하다는 반응이다.
그동안 계속 실패해온 새로운 도량형에 대해 정부가 5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등 강력하게 단속할 예정이어서 소비자의 불편과 혼란이 계속될 전망이다.
# 정부, 혼란 불구 강력히 추진
지난달 29일 산업자원부는 오는 2010년까지 정착을 목표로 지난 1일부터 법정계량단위법을 본격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는 모든 도량형에 대해 국제 표준 단위인 미터(m), 그램(g)으로 통일하는 제도. 앞으로 흔히 쓰이던 ‘돈/근’, ‘평/마지기’, ‘인캄, ‘되/말’ 등의 단위는 사용하지 못한다.
우선 일제시대의 잔재인 ‘평’과 ‘돈’에 대해 단속을 실시, 공공기관 및 대기업, 귀금속 판매점 등을 주 대상으로 단속하며 주의장, 경고장, 과태료 순으로 30일간 시정기간을 두고 진행할 방침이다.
산자부 측은 “평과 돈은 수치를 정확히 잴 수 있는 도구가 없어 소비자들이 상거래시 피해를 입을 수 있다”며 “미터법으로 단일화 돼가는 국제 추세에도 맞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특히 소비자 보호와 공정한 거래질서 확립을 위해 당장의 불편을 감수하더라도 법정 계량단위 사용을 더는 미룰 수 없다는 입장이다.
30평과 한 돈 등으로 일반적인 아파트 평수나 금을 계산할 때 제곱미터나 그램으로 정확히 측정해보면 조금씩 모자라는 경우가 발생, 소비자에게 손실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산자부 관계자는 “금 한 돈은 3.75g이지만 금은방에 있는 저울로 재보면 3.7g만 표시된다”며 “정확히 소수점까지 잴 수 있는 계량도구가 없어 손해를 봤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유럽연합(EU)이 오는 2010년부터 ‘미터(m)법’을 기본단위로 하는 십진법을 사용한 도량형법을 쓰지 않는 모든 상품에 대해 유통을 전면 금지할 방침을 내세우는 등 세계 각국에서도 많은 불편과 비용을 감수하며 미터법을 법정 계량 단위로 받아들이고 있어 국내에서의 빠른 시행을 주장하고 있다.
문제는 정부가 10억여원의 예산을 들여 홍보 등을 벌여왔음에도 여전히 제도 시행에 반대 의견이 많고, 예전 방식을 병행해야 한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라는 것이다.
지난 1961년 도입한 ‘계량에 관한 법률’은 무려 46년간 제대로 시행되지 못했으며 강력한 시행 방침에도 재래시장 등에서는 여전히 옛 관행이 남아 있어 새로운 도량형이 자리 잡기 위해서는 각별한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 소비자뿐 아니라 업자도 혼란
정부의 굳은 의지와는 다르게 소비자와 업체들의 혼란스러움은 계속되고 있다.
새 도량형 시행이 시작되자마자 부동산 중개사무소와 금은방 등에서는 ‘평’과 ‘돈’ 등 기존 단위에 익숙한 소비자와 업자들의 불편이 잇따랐다.
새로운 단위가 눈에 익지 않은데다 고객에게 단위환산에 대해 설명해줘야 하는 업자들도 예전 것과 헷갈려 혼란스럽다는 것.
금은방을 운영하는 L씨는 “제품을 팔아야 할 나부터 헷갈려 일일이 계산기를 쓰고 있다”며 “손님들에게 아직 기존 단위인 ‘돈’으로 제품을 설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은 부동산 업계도 별반 다르지 않다.
‘평’ 단위로 아파트 넓이를 표시해왔던 중개사무소 등 부동산 업계에서는 평을 제곱미터로 바꾸느라 분주했으며, 소비자에게 이해시키기 위해 설명하는 시간도 더 오래 걸리는 등 어려움이 따르고 있다.
한 아파트 모델하우스에서는 “202㎡면 몇 평이죠?”라는 등의 제곱미터 단위에 익숙하지 않은 예비 청약자들의 문의가 늘어나 이를 계산하고 설명하는 시간이 더욱 길어지고 있으며, 매매 정보 팜플렛에서 평형 단위로 표시된 넓이를 제곱미터 기준으로 교체하느라 진땀을 빼고 있다.
부동산 중개사무소에서도 마찬가지. 매장 앞에 붙여진 매물정보 용지에서 평형을 제곱미터로 바꾸느라 분주했으며, 일부 중개사무소에서는 아예 엄두를 못내 계약서만 빼고 예전처럼 평으로 쓰고 있다.
제곱미터와 평형을 병행해 써넣으면 안되는 등 기존 단위를 함께 사용할 수 없다는 정부의 방침으로 이 같은 불편은 계속되고 있는 실정이다.
# “옛것과 병행하자”…3.3 계산법
한 여론조사 기관에 의하면 우리 국민 절반 이상은 새로운 도량 단위와 기존 단위를 함께 사용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달 22일 전국 19세 이상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새로운 도량형 개선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조사한 결과 ‘전통적 표기방식을 병행해야 한다’는 의견이 53.5%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세계적 추세이므로 도량형 개선 정책에 찬성한다’가 27.8%를 차지했다.
이에 비해 도량형 개선 자체를 반대하는 사람은 7.7%를 차지해 대부분의 국민들은 새로운 도량형에 대해 큰 거부감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아파트 등의 제곱미터를 평으로 쉽게 환산하려면 3.3을 기억하는 것이 좋겠다. 한 평이 3.3058㎡인 것을 감안했을 때, 3.3을 기억해두면 계산하기 편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100㎡인 아파트가 있다면 100에 3.3을 나누었을 때 약 30평 아파트임을 알 수 있다. 같은 방식으로 85㎡는 85에 3.3을 나눠 약 26평임을 알 수 있다.
3.3으로 암산하기 어렵다면 3으로 나눠 계산하는 것도 대략적인 평수를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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