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현 동양그룹 회장 구속…"피해자께 죄송"
새해 첫 구속 그룹 총수 '불명예'…계열사 사장단 3명 함께 구속
최병춘
obaite@naver.com | 2014-01-14 10:27:19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여환섭 부장검사)는 13일 현 회장과 계열사 사장단 3명 등 모두 4명을 구속했다. 현 회장과 함께 구속된 전직 사장단은 정진석(57) 전 동양증권 사장, 이상화(45) 전 동양시멘트 대표, 김철(40) 전 동양네트원스 사장이다.
이날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를 맡은 서울중앙지법 재판부는 “범죄혐의에 관한 소명 정도, 증거인멸의 우려에 비춰볼 때 구속사유가 인정된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앞서 13일 오전 10시 진행하기로 예정된 영장실실심사에 현 회장이 출석하지 않아 심문 없이 제출된 기록으로 검토를 마치고 영장이 발부됐다.
14일 구속영장이 집행될 당시 현 회장은 기자들의 질문에 “피해자들에게 모두 죄송하다”라는 짧은 대답만 남긴 채 말을 아꼈다.
이번에 구속된 현 회장과 사장단은 지난 2008년부터 사기성 회사채와 CP를 발행·판매해 투자자들에게 1조원대 피해를 끼치고 지난해 계열사 5곳에 대해 고의로 법정관리를 신청해 수백억원 이상의 손실을 끼쳤다는 혐의도 받고 있다.
또 2012년부터 1년 6개월 동안 적절한 담보 없이 동양파이낸셜대부를 통해 동양레저, 동양인터내셔널 등 계열사에 1조5621억원 상당을 대출해주는 부당 지원한 혐의도 사고 있다.
정 전 사장 등 3명은 현 회장과 공범 혐의가 적용됐고 일부는 개인비리도 적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동양그룹이 발행한 전체 계열사 CP·회사채 규모는 총 2조원에 달하고 동양증권 채권 매입으로 피해를 본 개인투자자는 4만1126명, 금액은 1조 5776억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검찰은 현 회장 등 경영진 4명에 대해 보강 조사를 벌인 뒤 조만간 구속기소할 방침이다.
검찰 출신인 현 회장은 고 이양구 회장의 맏사위로 그룹 회장자리 까지 오른 인물이다. 2001년 현 회장의 동서인 담철곤 회장의 오리온 그룹과 분리되면서 시멘트, 금융 사업을 중심으로 동양그룹을 이끌어왔다.
30여년간 큰 잡음 없이 그룹을 경영해 오면서 업계에서는 ‘재계의 신사’라고 평하기도 했다. 또 지난 1998년 동양종금 등 금융계열사들이 부실로 퇴출위기에 내몰렸지만 그룹 자체적으로 5000억원 가량의 자금을 투입하면서 위기에서 벗어난데 이어 지난 2008년 주력업종인 시멘트, 건설이 위기를 맞았지만 고강도 구조조정을 통해 이겨내는 등 경영능력을 발휘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2010년 현 회장은 부산지법에서 ㈜동양(옛 동양메이저)의 한일합섬 인수·합병(M&A) 과정에서 배임 혐의로 기소되는 등 잡음이 일기 시작했다. 당시 혐의는 무죄선고를 받았다.
하지만 이후 현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은 신속한 의사결정과 정확한 경영판단에 실패하면서 수 년간 경영난을 겪어왔다. 구조조정을 통한 주요 계열사 매각 등이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현 회장은 급기야 부실 회사채와 CP를 발행, 1조원대에 달하는 부채를 ‘돌려막기’에 이르렀다. 계열사의 기업어음 만기도래일이 다가오자 지난해 9월 동서인 오리온그룹 담철곤 회장에게 지원을 요청했지만 거부당하기도 했다. 결국 부채를 막지 못해 5개 계열사가 법정관리에 들어갔고 부실 채권과 CP를 매입한 수많은 피해자를 양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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