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할 만한 책] 비우는 즐거움 <나는 쓰레기 없이 산다>
비 존슨 지음ㅣ박미영 옮김ㅣ청림Life 펴냄ㅣ420쪽ㅣ1만5000원
김세헌
slide7@hanmail.net | 2014-01-13 10:44:29
[토요경제=김세헌기자] 쓰레기 분리수거일 집 밖으로 내놓는 쓰레기더미, 쓰레기봉투가 터질 듯 꾹꾹 눌러 담은 음식물쓰레기, 비슷한 물건이 가득 담긴 서랍이나 옷이 가득 걸린 옷방…. 우리는 왜 이렇게 많은 쓰레기를 배출하고, 물건에 공간을 내주며 청소하는 데 아까운 시간을 허비하며 살고 있을까.
생활의 간소화로 시작되는 ‘집 안의 쓰레기 없애기’는 그냥 물건들을 치우는 게 아니다. 삶의 목적을 생각해보고 그것을 위해 여유를 만드는 일이다.
우리는 가진 것이 적을수록 즐겨 하던 일들을 할 시간이 생긴다는 깨달음을 얻게 되었다. 매주 주말마다 잔디를 깎고 커다란 집과 거기 들어찬 물건들을 관리하며 시간을 보낼 필요가 없게 되니, 이제 온 가족이 함께 자전거를 타고, 산책하며, 소풍가고, 새로 이사온 해안 지역을 돌아보며 시간을 보냈다. 가슴이 확 뚫리는 듯했다. 드디어 스콧은 아버지의 말씀에 담겨 있던 진실을 깨우쳤다. “잔디밭 가꾸기에 그렇게 많은 시간을 쏟아붓지 않았더라면 좋았을 것을….”
이사하면서 우리의 방식을 새로 생각해볼 기회가 생겼다. 자발적 소박함을 받아들이며 우리는 의문을 갖게 되었다. 우리가 인생에서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우리는 충만하게 살고 있을까? 인생은 한 번 뿐이고 하루의 시간은 제한되어 있다. 집 크기 줄이기가 우리의 의문에 답을 주었다. 투자 관리에 들이던 우리의 자유 시간을 사랑하는 이들과 보내거나 취미활동, 창작, 배움 등 진정으로 즐기는 일에 쓸 기회가 생겼다. 남는 방을 청소하고 허구한 날 자라나는 잔디를 깎거나, 아니면 일해서 번 내 돈으로 사람을 고용해서 그런 일들을 시키는 게 아니라, 뭐니 뭐니 해도 내가 죽기 전에 충분히 경험해보고 싶은 활동이었으니까….
과거는 바꿀 수 없지만 미래에 집중할 수는 있다. 쓰레기 제로의 미래는 우리가 아이들에게 무엇을 남겨줄지 계획하고 무엇을 가르치느냐에 달려 있다. 그리고 우리 어른들은 선택을 내려야 한다. 아이들에게 상속 재산을 남길지, 지속가능한 미래를 이루는 데 도움이 될 지식과 기술을 남길지 선택하자. 나는 내 아이들을 그런 물체의 노예로 전락시키고 싶지 않다. 나는 다른 종류의 가보를, 영구적으로 물려줄 수 있으며 손상되거나 분실되지 않고, 내 자손들을 지탱해줄 만한 가치가 있고, 나의 아이들이 현재 즐길 수 있는 유산을 물려줄 셈이다. 바로 지식과 기술이다. 가재도구나 골동품보다 훨씬 더 가치가 있음은 물론이다. 간소함, 요리, 통조림 만드는 솜씨 그리고 환경에 대한 나의 열의는 아이들과 그 자손들에게 복이 될 것이다. 당신의 유산은 무엇이 될 것인가?
실제로 쓰레기를 배출하지 않는 생활은 적은 소비를 지향하므로 자연스럽게 생활비 감소로 이어지고, 더불어 노동시간은 감소하여 가족과 보내는 시간은 증가하게 된다. 그런데 쓰레기를 배출하지 않고 산다는 것이 불가능한 것 아니냐고? 여기 1년에 1리터 정도의 쓰레기만 배출하고 사는 사람이 있다.
<나는 쓰레기 없이 산다>의 지은이 비 존슨은 필요하지 않은 것은 거절하고, 필요하며 거절할 수 없는 것은 줄이며, 소비하면서 거절하거나 줄일 수 없는 것은 재사용하고, 거절하거나 줄이거나 재사용할 수 없는 것은 재활용한 뒤 그 나머지는 썩히기(퇴비화) 시작하면서 쓰레기 제로 집을 만들게 됐다.
그는 이 책에서 금전과 건강, 시간 절약 효과가 있는 쓰레기 제로가 어렵지 않으며 간단하고 스트레스 없는 일이라는 것을 알려준다. 특히 부엌, 욕실, 침실, 일터, 학교 등 그 공간에 따라 쓰레기를 줄이는 구체적인 팁을 제시해 많은 이들이 참고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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