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디폴트 선언 … 국내 금융시장 영향 제한적

박진호

ck17@sateconomy.co.kr | 2014-08-02 02:09:38

[토요경제=박진호 기자] 아르헨티나가 13년 만에 디폴트를 선언하며 환율이 급등했다.


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9.2원 상승한 1037.1원에 거래가 마감됐다. 이미 개장부터 전날보다 4.1원 오른 1032원에서 출발한 환율은 아르헨티나의 디폴트 영향으로 주요국 증시가 약세를 보이며 달러화 강세를 이끌었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물론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는 이번 아르헨티나의 디폴트 선언이 세계적으로 큰 위기를 몰고오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디폴트는 정부가 외국에서 빌려온 차관을 정해진 기간 안에 갚지 못하거나 차관 계약상 부과의무 사항을 위반하는 경우를 말하며, 채권자가 해당 정부에 대해 채무 불이행 상황이라고 판단하여 통보하게 되면 디폴트를 선언한 것으로 인정된다.
이미 지난 2001년 디폴트를 선언한 바 있는 아르헨티나는 13년 만에 다시 디폴트를 선언하게 됐다. 아르헨티나는 13년 전, 디폴트 당시 지게 된 채무의 일부인 원리금 15억 달러에 대한 채무 상환 문제를 놓고 현지시간으로 지난달 31일 미국계 헤지펀드 채권단과 협상을 벌였지만 끝내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 디폴트는 아르헨티나가 채무 상환 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협상에 실패하며 선언하기에 이른 것으로 13년 전과는 다소 내용이 다르다. 현재 아르헨티나의 외환 보유고는 300억 달러가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미국 채권단이 요구한 상환 금액은 감당할 수 있는 액수였지만, 재정 부담에 대한 우려로 인해 이를 수용하지 않았고 결국 디폴트를 선언하게 됐다.
실제로 아르헨티나의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이번 디폴트 선언과 관련하여 “벌처펀드(Vulture fund)에 더 많은 돈을 지급하지 않도록 모든 법적 수단과 국내외 권리를 동원할 것”이라고 강조하며, 채권단에게 강경한 입장을 내비쳤다.
벌쳐펀드는 부도 위기에 처한 기업의 채권이나 국채 등을 낮은 가격에 사들이고 나서 채무자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더 많은 돈을 받아내는 헤지펀드를 지칭하는 것으로 패르난데스 대통령은 이번 협상에 나선 헤지펀드 채권단인 미국의 ‘NML 캐피털’과 ‘아우렐리우스 캐피털 매니지먼트’에게 굴복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아르헨티나는 지난 2001년 디폴트 선언 후 채무 조정 협상에 나서 93%의 채권자와 기존 채권의 최대 75%가량을 탕감 받는 데 합의했지만, NML 캐피털과 아우렐리우스 캐피털이 이 합의안에 거부하고 아르헨티나 정부를 상대로 미국 법원에 부채 상환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미국 법원은 아르헨티나가 이들과의 채무상환에 합의하기 전에는 이미 채무조정에 합의한 채권자들에게 상환해야 할 돈을 지급하지 못하게 하며 헤지펀드의 주장을 들어주었다.
NML 캐피털과 아우렐리우스 캐피털은 약 4800만 달러에 구매한 아르헨티나 채권을 현재 액면가인 13억 3천만 달러로 상환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아르헨티나는 이들의 조건에 응할 경우 이미 합의를 마친 나머지 93%의 채권단에게도 같은 조건으로 채무를 상환해야 하므로 이들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아르헨티나 측은 이들 헤지펀드에 대해 ‘지나치게 탐욕적’이라고 비판함과 동시에 미국의 토머스 그리사 판사와 미국 법원이 협상 중재자로 지명했던 대니얼 폴락에 대해 “해지펀드의 대리인”이라고 비난하고, 이번 문제를 국제재판소에 제소할 뜻도 있음을 내비쳤다. 또한 유엔에서도 이 문제를 공론화 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한편 이러한 아르헨티나의 디폴트 사태에 대해 금융위원회는 국내 금융시장에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금융사들의 아르헨티나 외화 위험 노출액이 크지 않기 때문에 그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예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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