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보업계 "뜨거운 감자" 긴급출동서비스
이호영
eesoar@dreamwiz.com | 2007-02-10 00:00:00
손해율 악화로 지난 2005년도부터 2006년까지 30%내외로 긴급출동서비스(이하 긴출서비스) 이용료를 인상해온 손보업계는 2월 들어 각 사별로 자동차 출고 연수에 따라 다시 인상 계획을 발표했다.
신차는 인하되나 중고차는 2~4년, 5년 이상으로 나눠 차등해 인상한다. 변경 후 차액은 차량 출고 연수별로 1000원대~1만원대에서 조정된다. 2월부터 인상되는 車보험료와 맞물려 인상안을 발표한 것. 보험사들의 속사정은 어떨까.
96년 3월부터 LIG 손보가 긴급출동 5대 서비스를 개시한 이래 현재 각 보험사는 특약 가입자에 한해 긴급견인, 비상급유, 배터리충전, 타이어교체, 잠금장치해제 등 긴출 기본서비스 외에도 부동액보충, 긴급구난, 폐차대행 등 보험사별로 추가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자동차보험을 다루는 14개 손보사 모두 특약 가입자에 한해 연간 5회로 횟수를 제한하는 식으로 긴출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보험료는 1만1000원~3만원 내외로 저렴하다.
그러나 서비스 이용이 급증하면서 2005년 기준으로 업계 긴출서비스 손해율은 109.6%로 3년 연속 100%를 상회했다.
금감원은 예정손해율을 평균 70%로 볼 때 39.6%포인트 가량 초과해 적정지급보험금 1274억원에서 영업손실이 720억원에 이른다는 분석을 내놨다.
감독당국은 2005년과 2006년 특약 이용료 인상 후 손해율이 개선되고 있으며, 2005년도 손해율은 117.8%에 달하던 2004년도보다 8.2%p 하락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업계는 지난해 11월말 5개 대형손보사의 긴출서비스 월별 평균 손해율이 83.5%로 1월말(77.2%)보다 상승했지만 여론 등을 고려, 현재 인상을 꺼리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중·소형 보험사들은 적정 손해율인 72~73%를 상회하는 손실 부분을 해소하기 위해 이번 달부터 몇몇 보험사들은 이용료를 인상한다.
또한 삼성, 현대, LIG 등 3사는 자회사를 통해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동부나 메리츠, 제일, 그린, 대한 등 손보사들은 정비업체 등 외주업체에 위탁하는 사업비도 이용료 인상으로 이어지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2001년 8월 보험료가 자율화됐지만 시장 점유율이 높은 대형보험사와는 달리 중·소형 보험사측은 이용료 인상이 소비자 반발과 보험사간 경쟁에서 최후의 선택이라는 입장이다. 또한 시장 점유를 놓고 내세우던 가격과 서비스는 출혈 경쟁으로 치달아 왔고, 서비스 내용이 엇비슷한데 '이용료 인상'은 가격 경쟁력에서 인상하는 측도 인상하지 않는 측도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삼성화재도 연식과 차종으로 세분화해 긴출서비스 이용료를 변경했다. 지난해 12월 이용료를 인상한 삼성 측은 “손해율이 2005년 4월부터 2006년 3월까지 95.8%이며, 2006년 12월까지는 90%로 적정 수준을 20%가량 벗어나 있다”며 “적정 손해율을 72~73%로 볼 때 과도한 수준”이라고 말해 인상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2005년도 기준 81.4% 손해율을 보인 LIG손보 측은 "100만원대 보험료로 구성된 LIG 시장 점유율을 고려할 때 적정 손해율을 벗어났어도 1만원대 특약 이용료가 차지하는 비율은 이용료를 올릴 정도는 아니다."며 "신규 아이템 등을 개발해‘긴급출동서비스' 질 향상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해 향후 인상 계획이 없음을 전했다.
중·소형 보험사들은 손해율이 100%를 상회해 올린 곳도 있고 그간의 인상안 시행으로 낮아진 손해율로 인상안을 내놓지 않은 곳도 있다.
동부화재는 긴출서비스 손해율이 2006년 12월 기준으로 79%다. 적정 손해율 상회분을 정관 변경으로 이용 횟수를 줄이는 식으로 제재하면서 손해율 상승이 이용료 인상으로 연결되지 않도록 한다는 입장이다. 동부 측은 "지난해 4월 초 인상 후 당분간 인상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지난해 기본형은 2만2000원으로 8000원 인상했고, 고급형은 2만6000원으로 9000원 인상했다. 동부 측은 "1~3만원의 이용료는 큰 비중이 아니지만, 어떤 상황이든 이용료 인상은 소비자 반응 등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회사측에서도 부담이 된다"는 입장이다.
2005년도 기준 124.4% 손해율의 현대해상은 차량 연식에 따라 이용료를 조정해 올해부터 총 7단계로 나눠 신차와 2년이하 차량은 이용료를 인하했고 3년이상 차량은 인상했다.
현대 측은 "한 상품이라도 손해율이 적정 수치를 웃돌면 손익 관리가 이뤄지는 게 정상"이라며 "과거 DB를 통해 가격을 결정했던 것이었고, 연 초 가격을 차등화했다. 올 한해 인상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현대 측은 이어 "비용 부담으로 작용하더라도 손해율 악화로 조정이나 인상 사유가 발생하지 않을 뿐이라는 얘기"라며 "인상을 하고 안 하고는 각 사마다 복합적인 요인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후 일각의 서비스 폐지 언급에 대해서는 "어느 한 군데서 없앨 수 있는 사항이 아니다"며 "자동차 보험 가입자가 1000만명이 훨씬 넘는 상황에서 A사는 이 서비스를 하고, 우리는 안 한다면 시장 점유율이 어떻게 되겠나"라고 말했다. 이용료를 조정하는 것은 각 사별 소관이며 회사별로 상황마다 달리 판단해서 결정할 사안이라는 입장이다.
외주업체와의 제휴로 서비스를 운영 중인 메리츠화재는 손해율이 2005년에 107.0%(손해액 129억2425만2000원)였다가 이용료 인상으로 2005년도 1분기 97.7%, 2006년 1분기 손해율은 88.3%로 낮아졌다. 하지만 적정 손해율을 상회하기는 여전해 1분기 28억2536만2000원의 손해액을 이번 인상을 통해 감소한다는 입장이다. 메리츠 측은 이번달 15일자부터 인상에 들어간다. 2000cc 중형차 기준으로 출고된 지 2년~4년된 차량의 경우 2만800원으로 1900원 인상되고, 5년 이상된 차량은 2만5700원으로 6800원 오른다.
2005년도 기준 손해율이 114.2%였던 제일화재도 11일 가입자부터 이용료를 최고 1만900원까지 인상한다. 제일 측은 "사실 명목상 보험료일 뿐이지 보험사 입장에서는 서비스 개념이다. 비용은 외주업체에 지급하는 것인데, 손해율이 110%다 보니 나가는 돈이 더 많은 상황"이라며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전했다.
제일 측은 이어 "신차의 경우 떨어지고 4년 이상은 조금 인상한다"며 "실제 이 서비스를 안 할 수는 없고 on-off 자동차보험이다 보니 기본 요율도, 견적도 낮은 편이라 타 회사와는 조건이 많이 다르다"고 말했다. 또한 제일 측은 "이 서비스로 남긴다는 개념이 있을 수 있겠나. 수지를 맞추면 다행이라는 게 정확한 표현"이라고 입장을 전했다.
보험사들은 하나같이 경쟁적으로 제공하던 긴출서비스를 안 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 이용료를 인상하며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또 손해율 상승의 가장 큰 문제로 '가입해 놓고 서비스 한번 이용하지 않으면 손해 본다'는 국민 의식을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나 보험사들은 국민적 영향이 큰 자동차보험 특약으로서 긴출서비스를 '이익이 아닌 수지만 맞추는 선'에서 유지한다고 해도 "아무리 작은 상품이어도 손해 나면 인상을 통해서라도 정상화는 당연한 것"이라는 입장이어서 적정 손해율을 유지할 때까지 향후 이용료 인상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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