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워진 장관들, 공기관 개혁안 '툇짜'에 해임 엄포

공공기관 정상화 방안 점검 나서며 강도높은 개혁 요구

최병춘

obaite@naver.com | 2014-01-10 17:41:46

▲ 지난 6일 오후 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에서 열린 국토교통부 산하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회의에 참석한 공공기관장들이 굳은 표정을 보이고 있다.
[토요경제=최병춘 기자] 지난해 말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 마련에 부심했던 정부가 새해 들면서 공공기관의 개혁 요구 강도를 높이고 있다.

기획재정부가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을 마련한 데 이어, 박근혜 대통령이 새해 첫 기자회견에서 공공기관 개혁을 강조하자 정부 부처 장관들은 산하 공공기관을 줄줄이 불러 세우며 잇따라 행동에 나섰다.


지난 8일 서승환 국토해양부 장관을 시작으로 9일에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이 잇달아 공공기관들의 정상화 방안을 점검했다. 너나없이 공공기관장이 제출한 개혁안을 ‘부족하다’라며 반려하는 한편 기관장 해임을 거론하는 등 분위기는 더욱 험악해지고 있다.


9일부터 개별 공공기관 점검에 나섰던 윤상직 산업부 장관은 먼저 살펴본 한국석유공사와 한국가스공사의 경영 개선 계획안에 대해 “실망했다”는 표현도 서슴치 않으며 혹평했다. 산업부는 중점관리대상로 지목된 공공기관이 무려 25개로 윤 장관은 공공기관 경영 정상화 계획안을 직접 점검키로 하고 주요 기관장들과 직접 면담을 갖기로 했다.


윤 장관은 두 공기업이 제출한 경영개선안 ‘부채를 더 줄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라’며 반려했다.


윤 장관은 “구조조정 등 경영개선 계획을 짜면서 4~5년후의 밑그림을 그리지 않았다”며 장기적인 계획 부재를 지적했다. 특히 서문규 석유공사 사장을 직접 언급하며 “적어도 석유공사 CEO라면...”이라며 불만을 직접적으로 드러냈다.


같은 날 이동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한국마사회 등 9개 산화 기관장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정상화 회의에서 이들 공기관의 개혁안을 모두 되돌려줬다.


이 장관은 “정상화 추진 방안은 국민의 눈높이에 아직도 크게 미흡하다”며 대책을 원점에서 재검토 할 것을 지시했다.


또 “무엇보다도 기관장과 간부들의 솔선수범이 중요하다”며 “경영 전반에 걸쳐 근본적인 성찰과 정비가 필요한 만큼 조직 내부에 개혁공감대를 만들어 달라”고 주문했다.


이와 함께 “방만경영 및 인사비리 등 음성적으로 있어 왔던 일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비정상적인 문제”라며 “재발시에는 기관장 문책 등 강도 높은 조치가 뒤따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도 9일 미래부 산하 50개 공공기관장을 불러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의 성과가 미흡할 경우 기관장 해임 등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최 장관은 9일 과천정부청사에서 열린 ‘미래부 공공기관장 간담회’에서 “비정상의 정상화를 통해 곳곳에 뿌리박힌 잘못된 제도와 관행들을 기관의 관점이 아니고 국민의 관점에서 원칙과 상식에 맞게 바로 잡자”며 정상화 고삐를 늦추지 말 것을 당부했다.


지난 8일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의 기관장 해임 경고는 더 살벌했다. 산하기관의 부채규모가 천문학적 수준인 국토부는 강도 높은 정상화 대책 마련할 것을 지시하면서 LH, 코레일 등 13개 산하기관의 성과를 평가해 부진 기관장은 ‘해임 건의’하기로 하는 등 특단을 내놨다.


국토부는 지난 6일 서승환 장관 주재로 세종청사에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 한국철도공사(코레일) 등 14개 산하기관장이 참석한 가운데 ‘공공기관 정상화대책 추진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하고, 부채 규모 축소 및 방만경영을 근절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방안을 마련해 기관별 계획을 전면 보완·제출할 것을 지시했다.


이날 서 장관은 “오는 6월까지 정상화가 부진한 공공기관장은 임기와 관계없이 조기에 해임 건의하는 등 적극적인 조치를 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서 장관은 “국토부 산하 공공기관의 부채가 222조에 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산하기관들이 제출한 정상화대책 후속조치계획은 정부지침을 피동적으로 따르는 등 아직까지 위기의식이 크게 부족하다”며 “부채가 141조원에 달하는 LH의 경우 강력한 구조조정과 근본적인 재무개선대책 없이는 LH가 망할 수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코레일에는 “올해 상반기중 특단의 경영혁신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신뢰 회복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많은 국민들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조만간 산하기관 14곳의 정상화 계획을 보고받기로한 해양수산부도 강도 높은 자구안이 나오지 않으면 퇴짜를 놓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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