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호사'중 찾아온 '다마(多魔)'를 해결하려면

김자혜

kjh@sateconomy.co.kr | 2019-08-07 17:48:44

[토요경제=김자혜 기자] 이커머스 선두업체 쿠팡이 공정거래위원회의 단골손님이 됐다. 입점 기업과 경쟁사 등 다른 업체의 공정위 신고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경쟁업체 배달의 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로 시작된 쿠팡 공정위 신고행렬은 경쟁업체 위메프, LG생활건강까지 이어졌다.


지난달 초 공정위가 본사에 방문하며 현장 조사를 치렀는데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아 크린랲도 신고대열에 합류하게 됐다.


특히 크린랲은 이달 쿠팡이 최초 신고와 관련 반박 해명을 하자, 재차 반박 자료를 내는 등 강경한 태도로 맞서고 있다.


이들이 쿠팡에 분노한 이유는 다양하다.


배달의 민족은 쿠팡이 배달 앱 '쿠팡이츠'를 모집하는 과정에서 배달의 민족 영업 비밀을 침해하는 등 불공정 행위를 했다고 밝혔다. 당시 우아한형제들은 해당 건을 경찰 수사까지 의뢰하며 긴장 섞인 분위기도 연출됐다.


같은 이커머스 업계 위메프는 쿠팡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가격 인하를 방해하고, 납품업체에 상품할인 비용을 부당하게 전가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신고한 LG생활건강 역시 위메프와 같이 쿠팡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했다고 봤다. 상품을 반품하거나 배타적 거래 강요금지 등 유통업법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지난달 말 신고한 크린랲도 LG생활건강과 유사한 피해를 주장한다. 쿠팡이 크린랲이 아웃소싱한 전문유통업체와의 거래를 일방적으로 끊고 직거래를 요구했다는 것이다.


이들 사례에는 배달 앱 분야를 제외하고 '일관된 공통점'이 있다. 바로 쿠팡이 거래처와 경쟁사에 자사의 방침에 맞추도록 요구했다는 점이다.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쿠팡은 사실이 아닌 점을 설명하고, 소비자 권리를 찾아주기 위한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쿠팡의 주장대로였다면, 공정위 신고기업들이 불합리함을 호소하며 신고까지 나서진 않았을 것이다.


쿠팡의 현 모습은 사자성어 '호사다마'를 떠올리게 한다. 호사다마란 좋은 일에는 장애물이 생긴다는 의미인데, 잘나가는 때일수록 매사에 조심하라는 경고의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


쿠팡이 업계 1위 점유를 가진 기업이 되면서 공정위 신고건 뿐 아니라, 이러저러한 실수나 착오도 자주 이슈화 되고 있고 소비자들도 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이처럼 호사에 마가 많을 때는 마를 치우고 나아가기보다, 마가 어디에서 온 것이고 어떻게 하면 지혜롭게 재발하지 않을지를 고민해 봐야 한다.


반사적으로 사안을 피해가는게 급급하거나 이익만을 고려한 대응을 한다면 선두지위도 잃을 뿐 아니라 지속가능한 운영도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좋은 상황일때 장애물이 많아지는 것은 그것이 잘되어가고 있어서라고 볼 수도 있지만, 과연 좋은 일을 좋은 자리에서 끌고 나아갈 적임자인지 시험대에 올려지는 것인지도 모른다. 과거 많은 기업들이 거쳐온 것 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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