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요금 기습인상…서민·산업계 ‘부글부글’

서민 난방비 부담, 산업계 과도한 인상 불만

최병춘

obaite@naver.com | 2013-11-25 09:45:10

[토요경제=최병춘 기자] 정부가 겨울철 전력난을 앞두고 전기요금 인상을 단행하자 일빈 시민을 비롯해 산업계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크다.

올 여름 연이은 전력대란과 원자력발전소 부품 비리에 따른 국민적 공분이 일었던 터라 전력난 책임을 떠넘겼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산업계에서는 요금 인상 수준이 과도하다며 전력난의 부담을 떠넘긴다며 불편한 속내를 들어냈다.


◇전기요금 5.4% 인상…연간 최대 80만㎾ 감축


정부가 전기요금을 평균 5.4% 인상했다. 이에 따라 주택은 2.7%, 산업은 6.4%의 전기료가 각각 올라간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에너지 상대가격 체계 개선의 일환으로 한국전력공사가 제출한 전기공급약관변경안을 인가해 21일자로 전기요금이 평균 5.4% 인상했다.


용도별 조정률은 ▲주택 2.7% ▲일반 5.8% ▲산업 6.4% ▲가로 5.4% ▲농사 3.0% ▲심야 5.4% 수준이다. 교육용은 인상하지 않기로 했다. 산업부는 용도별 부담 능력과 수요관리 필요성 등을 감안해 차등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상으로 월평균 전기 사용량이 310㎾h인 도시가구의 경우 평균 1310원 가량 전기요금이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일반용·산업용 등의 경우에는 전기사용 규모, 사용패턴 등에 따라 달라진다.


산업부는 이번 전기요금 조정과 체계개편을 통해 연간 최대피크전력을 80만㎾ 정도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또 소비자물가 0.056% 포인트, 생산자물가 0.161% 포인트, 제조업 원가 0.074% 포인트의 상승요인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산업부는 “올해 전기요금 조정요인은 8% 이상이지만 비정상적인 원전 가동 정지일수 증가에 따른 인상요인은 해당 공기업이 부담하도록 조치하고, 한전의 자구노력으로 원가인상 요인을 최대한 흡수해 필요 최소한의 인상률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또 정부는 내년부터 서민 난방용으로 사용되는 발전용 유연탄을 개별소비세 과세대상에 추가하고, LNG·등유 등 개별소비세 세율을 인하하는 에너지세율 조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발전용 유연탄에 대한 세율은 ㎏당 30원으로 하되 시행 초기의 과중한 세부담을 감안해 탄력세율 30%를 적용해 ㎏ 21원으로 과세할 계획이다. 다만, 철강·시멘트 제조 등에 사용되는 산업용 유연탄은 과세대상에서 제외키로 했다.


또 전기 대체연료인 LNG·등유·프로판(가정·상업용)은 LNG는 ㎏당 60원에서 42원으로, 등유는 ℓ당 104원에서 72원으로, 프로판은 ㎏당 20원에서 14원으로 각각 낮추기로 했다.


정부는 에너지세율 조정으로 증가된 세수 8300억원은 에너지복지 확충, 에너지효율투자 확대 재원으로 활용하는 등 세수중립적으로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산업부는 “이번 에너지 가격구조 합리화를 통해 급격히 증가하는 전력수요 증가세를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일반 가정의 에너지비용 부담은 소폭 증가할 수 있으나 취약계층의 부담은 대폭 완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습 인상에 서민 불만 터져나와


그럼에도 정부의 발표에 벌써부터 일반 시민들의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이번 전기 요금 인상에 따라 한 가구당 월평균 1300원의 전기료가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번 전기요금 인상 발표는 지난 1월 이후 10개월 만이다. 최근 3년간 5차례의 인상이 있었고 이번 인상폭이 그중 가장 높다.


더욱이 난방으로 전기 사용량이 많은 겨울 한파 시기에 전기요금 인상을 실시하면서 불만의 목소리는 더욱 크다.


전기요금 인상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작년 연말부터 지금까지 세금, 전기료는 계속 오르네. 앞으로 얼마나 더 오를지 걱정이다”, “서민들은 살라는 거냐, 죽으라는 거냐”, “이제 곧 겨울인데 난방비 부담 커지게 생겼다” 등의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한 네티즌은 “공사에서 먼저 허리띠를 졸라 매야한다. 공사가 고액연봉과 복지제도 유지하고 연말에 자기들끼리 성과급 이번에도 돌리면 가만 있지 않겠다”며 한국전력을 비난하기도 했다.


◇산업계 “전기요금 인상 수준 과도”


산업계도 이번 정부 인상 결정에 불만을 나타냈다. 철강업계는 19일 정부의 전기요금 인상에 대해 “요금 현실화 수준을 넘어선 결정”이라며 반발했다.


철강협회는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으로 연간 2688억원의 추가 부담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국철강협회 이날 입장자료를 통해 “요금 인상이 예상보다 높아 불황의 늪에 빠진 철강업계에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며 “정부는 요금인상 전후 용도별 원가 회수율을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철강협회는 “지난 2011년 8월 이후 전기요금이 5차례 인상되면서 2년3개월간 누적 인상률은 33%에 달한다”며 “올해 1월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분 4.4%도 사업계획에 반영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전기요금이 1% 인상되면 철강업계는 약 420억원을 부담해야한다”며 “철강산업의 영업이익이 하락하고 특히 전기로 업체는 흑자달성이 어려워 경영난이 가중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철강협회는 “정부는 향후 요금인상을 자제하고 산업경쟁력 유지·향상을 위한 세제, 연구개발(R&D) 등 지원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철강업계 뿐 아니라 반도체와 석유화학 업계도 업체마다 수백억 원씩 부담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업체의 경쟁력 악화는 물론, 물가 상승까지 우려된다며 이번 전기요금 인상을 반기지 않고 있다.


정부는 최근 2년3개월간 ▲2011년 8월(6.1%) ▲2011년 12월(6.5%) ▲지난해 8월(6.0%) ▲올해 1월(4.4%) ▲11월 (6.4%) 등 5차례에 걸쳐 산업용 전기요금을 인상했다. 그동안 누적 인상률은 33%에 이fms다.


◇중장기적 전기요금 현실화 로드맵 없어


이번 전기요금 인상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닌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정부의 이번 ‘기습적’ 인상안 발표로 다양한 주체들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한 단기적 대책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김제남 의원은 “일회적인 성격이 강한 전기요금의 인상은 왜곡된 전기수요 구조를 바로잡을 수 없고 전기화 현상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며 “에너지기본계획에서 에너지가격 정책을 어떻게 가져갈 것인지 명확한 중장기 방안이 제시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민사회 역시 긍정적 평가와 함께 부족한 점을 꼬집었다. 역시 장기적인 수요 정책이 없다는 점을 들었다.


시민단체인 에너지정의행동은 성명서를 통해 “일방적이고 근시안적인 가격 인상 정책에서 벗어나 사회적 합의 과정을 거친 장기적인 수요정책으로 나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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