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이머징마켓 투자 '빨간불'
삼성경제硏 "亞 신흥국가 해외투자 펀드 위험" 경고 증권업 관계자 "중국 증시 고평가 세계 최고 수준"
황지혜
gryffind44@hotmail.com | 2007-02-05 00:00:00
중국, 베트남 증시 시장이 지난 몇 년새 증권계의 화두로 급부상했다. 증권에 관심이 있는 이들 서넛이 모이면 자연스레 화제가 그 쪽으로 흘렀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1조원 이상의 자금이 몰린 베트남 펀드의 사례만 보더라도 인기를 실감케 한다. 그런데 최근 신흥국의 해외주식 투자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투자자들에게 불안감이 엄습해오고 있다.
정부의 비과세 정책에 탄력을 받아 해외펀드 판매가 활황을 맞고 있는 가운데 경제 전문 연구소에서 신흥국가를 대상으로 한 해외투자 펀드에 대한 경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어 주위가 필요하다.
지난달 29일 삼성경제연구소는 "중국, 베트남 등 신흥 증시에 대한 투자 위험이 커지고 있다"면서 "이들 대부분이 연초 하락세를 기록했고, 최근 불안한 조짐이 보이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영주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신흥시장 금융시장 불안 요인'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일부 신흥국가 금융시장의 과열 조짐이 보이면서 이들 주식시장이 과대 평가됐다는 증거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현재 신흥국가 주식시장의 주가수익비율(PER)이 선진국보다 높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기준 신흥국가 PER 평균은 17.6배로 G7(유럽) 국가 PER 평균 17.9배에 근접했다. 그중 중국, 체코, 인도 주식시장 PER은 20배를 상회했다. 우리나라 해외투자 펀드 대부분이 신흥국가에 쏠려 있어 만일 버블이 꺼지게 될 경우, 그 충격 여파는 어마어마하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국내 해외펀드 투자 규모는 약 24조원(2006년 11월 기준)중 3분의 2 이상이 중국, 인도, 베트남 등 신흥국 투자펀드에 집중돼 있다.
김민성 부국증권 리서치센터 책임연구원은 "베트남은 아직 개발도상국에 해당하지만 중국, 인도 같은 브릭스(2000년대를 전후해 빠른 경제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 등 신흥경제 4국) 지역은 인구, 자원이 풍부한 나라라 향후 세계 경제를 이끌어 나갈 국가로 주목되고 있다"면서
"특히 중국의 경우, 매해 두 자릿수 경제 성장률 기록하며 고성장이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중국 증시에 대한 고평가는 세계 최고 수준"이라면서 "그런데 국내 투자자들은 주위 투자 분위기에 휘말려 제대로 해당국가에 대한 정보나 기업 정보에 대해서도 알지 못한 채 일명 '묻지마 투자'를 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6일 국내의 해외투자 펀드를 점검한 후 관련보고서를 낸 국제금융센터 역시 "과거 IT버블이나 중동주가 버블 당시 수준에 이른 것은 아니지만 이들 지역이 여타 신흥국에 비해 과평가되고 있으며 특히 베트남 주가가 두드러진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해 10월 처음으로 신흥국가 투자펀드로부터 자금유출이 발생한 데 이어 지난달 신흥국가 투자펀드에서 6억300만달러의 자금이 유출됐다. 중국은 지난달 25일 4%에 달하는 하락세를 기록했으며 이외에 PER이 높은 국가들도 연초 다른 국가보다 높은 주가 하락률을 보이는 등 불안한 징후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에 대해 이 연구원은 그동안 이들 증시의 큰 폭 상승을 이끌었던 국내외 풍부한 자금의 증시 유입이 크게 둔화되거나 유출로 반전될 경우 주가가 급락 전환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또 베트남 같이 한국인 투자 비중이 높은 나라에서 국내투자 자금이 일시에 회수될 경우 상대국의 금융불안 요인이 발생하게 돼, 국가간 갈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밖에도 전문가들은 신흥국가의 해외펀드 투자에 금융 불안 요인이 곳곳에 산재해 있다고 지적했다.
해당국가의 정치적 불안정도 이중 하나로, 해당국 정부가 자국 증시, 환율 안정을 위해 해외자본에 대한 규제를 강화할 수 있다. 이 같은 경우, 투자 환경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위험프리미엄이 상승하고, 자금이탈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지난해 12월 태국 정부는 단기 해외자본에 대해 1년간 30%의 예치의무를 부과하는 투자제한 조치를 발표하자 주식시장이 하루동안 14.8% 폭락했고 여타 아시아 신흥국가 주식시장도 하락세를 경험했다.
최근 베트남의 49% 외국인 지분 상한 유지, 중국의 주식투자 목적 시중은행 대출제한 및 뮤추얼펀드 출시 승인 보류 등 외국자금의 유입을 통제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또 2007년에는 글로벌 경기 둔화로 신흥국가 주식시장의 고평가 우려가 지속되면서 변동성이 커지고, 올해 유럽, 일본 등의 금리 인상이 점쳐짐에 따라 신흥국가의 증시전망에 먹구름이 드리웠다고 이들은 입을 모은다.
선진국의 금리 인상이 본격화될 경우 저금리 자금을 빌려 신흥국가에 투자하는 단기자본이 회수되면서 환율이 급등하고 주식시장이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이 연구원은 "미국, 유럽 등 선진국 경제의 회복세에 힘입어 원자재 가격 상승, 수출 증대 등의 혜택을 받아 온 신흥국가의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기업 이익 증가세가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주식시장이 고평가됐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급격한 조정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글로벌 유동성 축소 및 경기둔화, 신흥국가 정치불안 등의 요인으로 신흥국가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확대될 전망이다. 따라서 이들 펀드 투자에 대한 리스크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 연구원은 "해외펀드 판매가 활황세를 보이면서 신흥국가 투자가 크게 증가한 만큼 금융 리스크에 대한 노출도가 상승해 이에 대한 리스크 강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면서 "해외펀드를 판매하는 자산운용사의 경우 안정적인 포트폴리오 수립 전략이 필요하고,
투자 포트폴리오가 특정 지역이나 상품에 집중되지 않도록 분산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또 신흥국가의 통화 가치 불안정성에 대비해 통화 변동에 대한 헤지를 강화할 것을 덧붙였다.
한편 김 연구원은 "환율 리스크 관리 나서는 게 중요하고, 수익률 높은 펀드에 투자하기보다 편입 채권 비율이라든지 우량 종목이 포함돼 있는지 유무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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