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들 시장점유율 위해서라면 산정도 자사 입맛 따라

카드사 시장점유율 무대포식 산정방식

홍성민

seongmin215@naver.com | 2013-11-18 11:46:58

카드업계 아전인수 산정에 금융당국은 팔짱…소비자 혼란
은행계 “기업구매카드, 어음 대신 자사 카드결제에 불과”
기업계 “결제방식 차이 있는 체크카드, 점유율서 분리해야”

[토요경제=홍성민 기자] 카드사들이 시장점유율(MS) 산정방식을 놓고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은행계 카드사와 기업계 카드사가 저마다 자사에 유리한 기준을 적용해 집계결과를 발표하는 등 서로 업계 1, 2위라고 주장하며 금융소비자들에게 혼란을 주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그 피해는 애꿎은 소비자에 고스란히 전가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시장점유율은 금융소비자들이 신뢰도 등 카드를 선택하는데 큰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엉뚱한 카드사들의 과열 경쟁으로 소비자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공식적인 시장점유율 산정 방식 정립이 필요한 시점이다. 또 차제에 정부 및 금융당국의 정확한 가이드라인 마련도 요구되고 있다.


◇은행계 ‘체크카드 사용액’ vs 기업계 ‘기업구매카드 실적’

지난 8일 한 은행계 카드사가 집계한 올해 1월∼9월 전체 시장점유율은 1위 신한(20.8%), 2위 KB국민(14.6%), 3위 삼성(12.2%)에 이어 현대(11.2%), 농협(9.6%), 우리(7.7%), 롯데(6.8%), 하나SK(4.5%) 순이다.
반면 한 기업계 카드사가 같은 기간에 집계한 시장점유율은 1위가 신한(19.6%), 2위가 삼성(15.7%), 3위가 현대(13.3%) 순으로 나타났고, 그 뒤를 KB국민(11.8%), 롯데(9.3%), 농협(7.4%), 우리(6.4%), 하나SK(4.2%)가 이었다.

은행계 카드사 집계에는 신한과 KB국민이 1, 2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기업계 카드사 집계에서는 삼성과 현대의 순위가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이렇듯 두 카드사 간 시장점유율에 차이가 나는 이유는 저마다 유리한 기준으로 순위를 매기고 있기 때문이다.

카드사들의 시장점유율을 구성하는 요인에는 개인 신용판매, 법인 신용판매(일시불, 할부, 현금서비스), 체크카드 사용액, 카드론 등이 있다.

은행계 카드사의 경우 개인·법인 신용판매액과 체크카드 사용액을 합산하고 있다. 최근 정부가 체크카드 활성화 정책을 내놓자 체크카드 사용액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은행계 카드사들은 체크카드 실적을 전체 시장점유율에 포함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기준으로 집계하면 신한·농협·우리카드 등 은행계 카드사의 시장점유율은 올라가고 삼성·현대·롯데카드 등 기업계 카드사의 시장점유율은 줄어들게 된다. 전달과 비교해도 삼성·현대·롯데카드는 각각 1.5%p, 0.3%p, 0.8%p 하락했고, 신한·농협·우리카드는 상대적으로 0.1~0.7p씩 상승한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은행계 카드사는 법인신용판매액 중 기업 계열사 간의 사용액인 기업구매카드 실적을 집계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지난 9월부터 여신전문금융업법과 조세특례제한법이 개정되면서 법인신용판매 실적에 포함됐던 기업 간 거래(B2B) 실적을 기업구매카드 실적으로 분리했기 때문이다. 기업계 카드사의 기업구매카드 실적 대부분을 계열사 간 내부 거래를 통해 자사 카드로 결제하는 무수익 거래로 보고 이를 시장점유율 구성 요소에서 빼버린 것이다.

이와 관련해 은행계 카드사의 한 관계자는 “기업구매카드 실적은 계열사 내부거래를 어음 대신 자사 카드로 결제한 것에 불과해 점유율에 산정하지 않는 게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은행업계 카드사 관계자는 “체크카드 이용실적이 높은 은행계는 체크카드를 점유율에 포함시키고자 할 것이고 그렇지 않은 기업계는 체크카드를 빼는 게 옳다고 할 것”이라면서 “이는 이분법적인 시각에서 시작된 것으로 특정회사의 구미에 맞게끔 수치가 집계된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시장점유율을 어떻게 산출할거냐에 대한 기준은 없다. 이 같은 상황은 카드사나 언론사들이 만든 하나의 형태일 수 있다. 기업구매카드는 기업계라서 넣고 은행계는 뺐으면 좋겠다고 볼 수 있지만 구판매 실적이 기업계가 높다”며 “구판매는 신용공여가 이뤄지지 않는 단순 결제용의 카드 이용액을 말하는 것이지 기업카드용이 아니다. 이걸 카드 이용실적으로 볼 것인지 말 것인지는 상관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단지 시장의 상황을 보자는 것이다. 예전에는 체크카드 사용이 많지 않아 중요하지 않았다. 최근 정부에서 체크카드를 활성화 시키자 실적이 어마어마하게 올라가다보니 하나의 축을 담당하게 됐다”며 “체크카드를 카드이용액으로 넣어주는 게 맞지 않을까 하는 게 현재의 사회통념이다. 수치를 산출하는 데 있어서 그 시대 상황을 반영할거냐 말거냐는 것을 두고 업계가 신경 쓰지 않을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금감원 보고 기준에 신용공여가 이뤄진 실적만 기업구매카드 실적에 포함시켜 보고하라고 명확히 나와 있다. 은행계는 전부터 신용공여가 이뤄지지 않은 실적은 빼고 보고했지만 기업계는 안 빼오던 걸 여신법 개정 이후 빼니 현재 점유비 변동폭이 커진 것”이라고 말했다.


◇자사 점유율 높이기 위해 ‘아전인수식 산정’이 큰 문제


이와 반대로 기업계 카드사는 체크카드 사용액을 제외하고 기업구매카드 실적을 포함해 집계했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 기업 간 거래(B2B)에서 자사카드로 결제한 내역이 삼성카드가 10조원, 롯데카드가 5조원 수준이다. 이 사용액이 기업계 카드사에는 집계됐지만 은행계 카드사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기업계 카드사는 기업구매카드로 인한 실적이 같은 그룹 계열사와 기업 간의 신용공여를 바탕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실적과 수익률 측면에서 체크카드보다 크다고 보고 있다. 오히려 신용카드와 달리 신용공여와 결제방식에 차이가 있는 체크카드를 시장점유율에서 분리해 산정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입장이다.

한 기업계 카드사 관계자 역시 “체크카드는 신용공여가 이뤄지지 않는 계좌이체 방식으로 금감원 금융통계 신용카드 이용실적에도 포함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현재 기업계 카드사는 당국의 여신법 개정으로 인해 점유율에 큰 타격을 입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카드의 경우 지난 2년이 넘는 기간 동안 기업 간 거래를 통해 시장점유율을 확대해왔다. 지난 2011년 말 기준 삼성카드의 법인신용판매액 점유율은 12.6%, 올 6월에는 13.8%까지 뛰어올라 KB국민카드를 위협했지만 법이 개정되면서 올 9월 말 기준 12.2%로 급격히 하락했다. 무려 1.5%p나 내려간 것이다.

현대카드와 롯데카드도 사정은 다르지 않았다. 8월 말 11.5%의 점유율을 차지하던 현대카드는 지난 9월 말 11.2%로 떨어졌고, 롯데카드는 8월 말 7.6%에서 한 달 만에 0.8%p 떨어진 6.8%를 기록했다.

또 다른 기업계 카드사 측은 규정에 따를 뿐 점유율 산정방식에 연연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같이 카드사 시장점유율 산정방식에 대한 명확한 규정과 공식 발표 수치가 없다보니 자사에 유리한 요소는 포함시키고 불리한 요소는 빼버리는 등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과열 경쟁을 펼치고 있는 게 현재 카드업계의 실태다. 은행계 카드사들은 체크카드 사용액을, 기업계 카드사는 체크카드 사용액을 제외한 시장점유율을 내세우며 소비자를 사이에 두고 줄다리기하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서도 “카드사가 은행처럼 수신 기능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시장점유율에 의미를 두지 않을 수 있다”며 “하지만 지금처럼 자사에 유리한 통계를 내세울 경우 고객에게 혼동을 줄 우려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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