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하산인사’ 논란 정부, 공공기관 개혁 ‘글쎄’

“새 공공기관장 45%가 낙하산”논란 불거져

최병춘

obaite@naver.com | 2013-11-18 09:58:41

[토요경제=최병춘 기자] 정부가 그동안 과다부체와 방만경영으로 비난을 받아온 공공기관을 향해 칼을 빼들었다. 현오석 부총리가 직접 나서 공공기관의 방만경영을 강력하게 질타하는 한편 임원들의 보수체계를 조정하고 부채규모와 원인 등을 연말까지 공개키로 하는 등 고강도 구조조정을 예고했다. 하지만 정부가 공공기관의 개혁의 목소리를 높이는 가운데 한편에서는 현 정부 들어 ‘낙하산 인사’가 과거보다 더욱 심해졌다는 지적이 나오는 역설적인 상황이 연출됐다. 큰 맘 먹고 꺼낸 들 개혁의 칼끝에 의문부호를 남긴 셈이다.


▲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4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공공기관장 조찬간담회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정부, 공공기관 개선 종합대책 발표

“파티는 끝났다. 이제 냉정하게 현실을 직시해야한다”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4일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공공기관 조찬간담회’에서 이 같이 말하며 공공기관의 부실경영에 대해 질책과 경고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번에 정부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 공공기관은 한국전력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 한국철도공사 등 부채상위 12개 기관과 무역보험공사, 건강보험공단, 인천국제공항공사 등 과다한 복리후생 및 임금상위 8개 기관 등 총 20곳이다.


이번 국정감사에서도 반복적으로 지적된 과다한 부채와 복리후생비를 중점적으로 지적했다.


우선 정부가 부채가 많은 기관(12개), 복리후생비와 임금을 지나치게 많은 책정한 기업(8개)이라는 꼬리표를 붙여 방만한 경영을 우회적으로 질타했다.


아울러 이들 기관들의 관리부처인 교육부, 복지부, 고용부, 국토부, 산업부 관계자들까지 배석시켜 부실한 관리책임을 같이 물었다.


게다가 상당수 공기업은 수입으로 이자도 내지 못하고 있는데도 임직원들은 안정된 신분, 높은 보수, 복리후생을 누리고 있는 점도 지적했다.


현 부총리는 “민간기업이라면 감원의 칼바람이 몇 차례 불고 사업구조조정도 수차례 있어야 했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현 부총리는 “소나기만 피하면 된다는 안일한 생각은 이제 버려야 한다”며 “국민을 어렵고 귀한 사돈 모시듯 해야 한다는 평범한 상식을 받아들일 때 공기업도 사랑받는 기업, 존경받는 기업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현 부총리는 공공기관의 부채 및 방만경영 문제를 개선할 종합대책을 발표하며 본격적인 구조조정을 예고했다.


이번 정부의 개혁안은 공공기관 임원 보수 체계를 조정하고 복리 후생을 점검해 경영 평가를 강화하겠다는 것을 주요내용으로 하고 있다.


이와 함께 범정부적인 재무위험 및 방만경영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 등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우선 정부는 고착화된 방만경영을 근절하기 위해 과다한 복리후생과 예산낭비 사례를 면밀히 조사해 특단의 대책 마련에 나선다. 이를 위해 가장 먼저 기관장을 포함한 공공기관 임원들의 보수체계가 조정키로 했다.


또 공공기관 직원들의 복리후생 수준을 점검해 불합리하거나 과도한 사례가 있을 경우에는 이를 시정해 나갈 수 있도록 경영평가를 강화하기로 했다. 과다한 복리후생 및 임금상위 8개 기관이 그 대상이다.


정부는 공공기관의 부채관리를 위한 재무건전성 대책으로 지난 5년 간 부채증가를 주도한 한국토지주택공사, 한국전력공사 등 12개 기관의 부채규모와 성질, 발생원인 등을 연말까지 공개키로 했다.


또 부채를 발생 원인별로 분석해 표시하는 구분회계 제도를 내년 상반기 중 도입해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아울러 정부는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 재무위험 및 방만경영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해 더 이상 부채가 증가하거나 방만경영이 재발하지 않도록 엄격히 관리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현 부총리는 “소나기만 피하면 된다는 인식이 과거에는 통했을지 모르지만 이번 정부는 공공기관을 근본적이고 제도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정부의 공공기관 종합대책 추진이 순탄하지만을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공공기관 노조를 비롯한 해당 구성원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정부가 무리한 사업 추진 등으로 공공기관의 재무건정성 악화에 큰 영향을 미쳤음에도 불구하고 그 책임을 공공기관에게만 떠넘기고 있다는 불만은 여전하기 때문이다.


이날 조찬간담회에 앞서 공공기관 노동조합 관계자들은 회담장 앞에서 집회를 갖고 감사원 국민감사청구를 통해 공공기관 부실을 전가한 정부의 책임을 묻기로 했다.


◇“박근혜정부 새 공공기관장 45%가 낙하산”


현 부총리가 공공기관의 개혁을 강도높게 강조하고 있던 같은 날 박근혜 정부의 공공기관 ‘낙하산 인사’가 전 MB정부 시절보다 심각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각종 비리와 배임 및 횡령 등 부정행위와 연루되는가 하면 전문성 부족으로 부실경영을 초래했다고 지목되며 오랫동안 개선의 목소리가 높았던 문제가 측근·낙하산 인사였던 만큼 정부의 공공기관 개혁 의지마저 의심케 할 수 있는 대목이다.


장하나 민주당 의원실은 이날 공공기관 경영정보공개시스템 ‘알리오’를 활용해 295개 공공기관 인사를 전수조사한 결과 박근혜 정부가 새로 임명한 기관장 중 낙하산 인사가 45%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이는 지난 2008년 11월 참여연대가 자체 평가한 이명박 정부 초기 낙하산 인사 비율 32%보다 높은 수준이다.


장 의원 측에 따르면 박 대통령 취임 후 정부가 임명한 공공기관장 78명 중 34명이 낙하산인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새로 임명된 공공기관장 26명 중 14명이 낙하산으로 분류됐고, ‘기타공공기관’으로 분류되는 기관에서 박근혜 정부가 임명한 52명 기관장 중 20명이 낙하산 인사라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대선 선대위와 대통령직 인수위 참여 인사가 11명, 대선 당시 후보 지지 조직 참여 인사가 6명, 대통령 측근 인사가 6명, 여당의 총선 낙천·낙선 인사가 5명, 전문성 부족·도덕성 미달 등 부적격 인사가 11명이었다.


대표적인 예로 ‘용산참사’ 주범으로 지목된 김석기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의 한국공항공사 사장 임명과 전 새누리당 지역위원장 출신으로 18대 총선에 출마한 경력을 가진 최연혜 한국철도공사 부사장의 사장 임명 등을 낙하산 인사로 지적했다.


또 박근혜 캠프에서 활동했던 최경수 한국거래소 소장, 대선 유세지원단장과 교육정책 자문을 맡았던 박보환 국립공원관리공단 이사장, 곽병선 한국장학재단 이사장 등도 꼽혔다.


장하나 의원은 “공공기관 낙하산 인사는 해당 직위에 걸맞은 직무능력이나 전문성과 관계없이, 정치권력이나 관료조직과 관계있는 사람이 해당 직위에 임명기관의 업무수행이나 혁신에 장애를 초래할 우려가 있다”며 “잘못된 인사로 인해 공공기관이 무너질 경우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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