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직 전환 앞장선 '신세계'

비정규직 5천명 근무기간 상관없이 정규직 전환...복리후생 체계 기존 정규직과 동일 적용 예정

장해리

healee81@naver.com | 2007-06-25 00:00:00

7월 비정규직 보호법 시행을 앞두고 기업들이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아직 대부분의 기업들이 구체적인 시행방안을 논의 중이지만 지난 3월 비정규직 3076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한 우리은행을 시작으로 신세계백화점, 현대자동차 등이 속속 동참하고 있다.

특히 계산원 등 비정규직을 상대적으로 많이 고용하고 있는 서비스업 중심으로 활발한 전환 과정이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정규직으로 전환되기는 커녕 오히려 계약해지나 해고를 하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어 비정규직법의 흑암이 교차하고 있다.

유통.자동차업계 정규직 전환 합류

신세계와 현대자동차 등 국내 대기업들이 하나둘씩 정규직 전환에 나서고 있다. 지난 19일 신세계는 비정규직 직원 약 5000명을 오는 8월 11일부터 정규직으로 전환하다고 밝혔다.

앞으로 주 6일, 36시간 근무제가 주 5일, 40시간 근무제로 바뀌며 급여지급방식도 시급제에서연봉제로 바뀌게 된다.

또한 본인에게만 적용되던 의료비 지원이 배우자와 미혼자녀 등 직계가족에까지 확대되며 연중휴가도 3일에서 5일로 늘어난다. 경조사, 연중휴가, 학자금지원 등 복리후생 체계도 기존 정규직과 동일하게 적용될 예정이다.

이 같은 사항은 근로기간이 2년이 안 된 직원들도 적용되며, 연봉 책정에서도 그동안의 근속연수를 모두 인정한다. 다만 기존 정규직 직원의 연봉 체계와 다른 급여 기준이 적용된다.

이번 결정으로 신세계는 파트타임으로 일하던 기존 비정규직 직원들이 복리후생 측면뿐만 아니라 개인별로 약 20% 이상의 소득 증가를 누리게 될 것으로 내다봤으며, 대신 사측은 연간 150억원 이상의 비용이 증가될 것으로 예상했다.

구학서 신세계 부회장은 “금번 파트타이머의 정규직화 결정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윤리경영과 사원만족 경영 하에 파트타이머의 처우를 법적기준 이상으로 개선토록 하는데 역점을 두었다”고 말했다.

신세계에 이어 삼성테스코 홈플러스, 한화갤러리아 등도 정규직 전환에 잇따라 가세할 예정이다.이와 함께 현대차와 기아차도 정규직 전환 대열에 합류했다.

지난 19일 현대차 노사가 노사협의회를 통해 377명의 사무계약직 직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데 합의했다.

현재 현대차에 근무 중인 사무계약직 직원 중 2년 이상 한 곳에서 일한 근무자는 다음달 1일부터 정규직으로 전환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사람마다, 직급마다 연봉 등의 기준이 다르겠지만, 앞으로 다른 비정규직 분야를 정규직화하는 문제도 노사간 협상을 통해 합의점을 찾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기아차도 지난 20일 사무계약직 109명에 대해 7월1일부터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이들 전환대상사 109명은 별도 직군이 아닌 5급 신입사원으로 대우를 받게 되며 계약직으로 근무했던 기간을 근속년수에 포함시켜 정규직과 동일한 복지혜택이 적용된다.

적극적인 정규직 전환, 왜?

기업들의 정규직 전환에 대한 발 빠른 행보는 다음 달부터 시행되는 ‘비정규직 보호법’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비정규직법은 근로자 300인 이상인 사업장에 2년 이상 일한 계약직 근로자를 대상으로 정규직 전환을 의무화하고 있다. 소급적용이 되지 않기 때문에 해당기업은 2년 뒤인 2009년 7월까지 정규직 전환 여부를 결정하면 된다.

기업들이 2년이란 유예기간이 있음에도 정규직 전환에 적극적인 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비정규직법 시행에 맞춰 도입되는 ‘차별시정 제도’가 있다. 비정규직이 동종 직종에서 근무하는 정규직에 비해 비합리적인 차별을 받았다고 느끼면 노동위원회 제소가 가능해진다. 따라서 처음부터 분쟁의 여지를 주지 않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 다른 이유는 직원들의 생산성과 기업 이미지를 높이기 위한 선제대응.

특히 신세계의 경우 전체 직원의 40%나 되는 인원으로 인해 연간 150억원 가량의 비용이 들지만 ‘유통업계 정상’이라는 이미지 상승 방안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해고.계약해지 등 갈등 잇따라

기업들의 정규직 전환에 모든 기업이 동참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이랜드그룹의 뉴코아의 경우 비정규직 계산원을 외주용역으로 대체하는 방안을 내놓아 노사간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뉴코아는 현재 킴스클럽 강남점과 야탑점의 비정규직 계산원 380명에 대해 오는 7월 이후 재계약하지 않겠다고 통보한 상태며 지난 4월부터 해고에 돌입, 지금까지 90여명을 해고했다.

홈에버 또한 마찬가지. 홈에버는 유통업계 최초로 정규직화 방안을 발표했지만 전체 비정규직 3000여명 가운데 250여명을 이미 계약 해지했으며, 1/3 규모인 1100명만을 정규직 전환 대상자로 삼았을 뿐이다.

금융 IT 솔루션 전문회사인 코스콤도 장기적으로 75%의 인력을 아웃소싱할 계획으로 알려져 비정규직 노조가 반발하고 있으며, 국립대학 등 공공부문에서도 기존 비정규직 직원과 계약을 연장하지 않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현행대로 유지하는 기업도 있다.

SK텔레콤은 비정규직 400여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지 않을 계획이다. 비서, 사무보조 등을 담당하는 비정규직 근로자와 정규직 근로자가 하는 일은 워낙 다른데다 비용 부담도 큰 것이 그 이유다.

노동부는 “비정규직 보호법으로 인한 역효과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차별시정제도가 곧 발효되므로 기업들이 신속히 시행방안을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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