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형칼럼] 성형수술 전에 알아야할 것들

박영오

webmaster@sateconomy.com | 2010-05-24 09:30:47


콤플렉스란 말은 프로이드의 제자이면서 집단무의식이란 개념을 정립하여 새로운 학파를 창시한 칼 구스타프 융이 말한 마음속에 억압된 복합체, 우리말로는 응어리란 개념에서 시작하여 현재는 우리생활 저변에서 자신의 결점, 부족함 등의 다양한 의미를 갖게 되었다. 이러한 맥락에서 자신의 외모에서 부족한 점이 심리적으로 작용하는 것을 외모 콤플렉스라고 생각할 수 있다.
고대 인도에서 죄를 지으면 코를 절단하는 법이 있었는데 절단된 코는 범죄자로 낙인찍혀 사고로 코가 절단된 경우에도 범죄자라고 오인하는 경우가 있어서 이를 재건하기 위한 노력이 성형수술의 시초였다고 보기도 한다. 그만큼 원래의 성형이란 부족한 것을 충족시키는 개념이었고, 그것이 콤플렉스를 극복하기 위한 의학의 한 분야로 발전하였다.
성형천국이라 할 정도로 미용 성형수술이 성행하는 우리나라에서는 방송이나 잡지 등 많은 매체의 광고에서 성형수술을 홍보하고 권하고 있으며 성형수술의 대한 환상을 우리 주변에 퍼트리고 있다. 의사인 나도 성형수술 관련 방송을 볼 때면 저렇게만 된다면 해보고 싶다고 생각할 정도다. 하지만 방송대로 결과가 나올지에 대해서는 많은 의구심이 남을 수밖에 없다.
몇 년 전, 키 169cm, 몸무게 95kg의 뚱뚱하고 못생긴 ‘한나’라는 여성이 성형수술과 운동을 통해 몸무게 48kg의 완벽한 S라인 몸매의 소유자 ‘제니’로 변모하여 성공한다는 <미녀는 괴로워>라는 영화가 흥행한 적이 있다. 하지만 영화는 영화일 뿐이다. 성형수술과 운동으로 어느 정도 외모를 변화시킬 수 있겠지만,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성형을 만능이라 생각하고 성형을 통해 자신의 외모를 리뉴얼(renewal), 즉 재창조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성형외과의사들이 원판불변의 법칙이라고 말하는 것이 있다. 이는 자신의 가진 원래의 외모가 성형수술로 어느 정도 변한다할 지라도 큰 틀은 변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즉 성형외과의사는 외모콤플렉스를 해결하여 본연의 아름다음을 최대로 이끌어내는 것이지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가끔 진료를 보다보면 “저는 어디를 성형수술 해야 하나요?”라고 묻는 환자가 있다. 그런 분에게 나는 “성형이 필요하지 않으신데요”라고 답한다. 그러면서 “사람을 대할 때 문제가 있거나 아니면 생활할 때 불편한 것이 있느냐”고 반문한다. 왜냐하면 미용성형수술은 꼭 해야만 하는 수술이 아니기 때문에 본인에게 전적인 결정권이 있고, 성형외과의사는 환자의 상태를 고려하여 성형외과적인 지식으로 조언을 해주는 것이지 무슨 수술을 하라고 결정할 사항은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성형외과의 영역에서 해야만 하는 당위성을 가진 수술도 있다. 종양제거술이나 재건성형의 경우가 그렇다. 하지만 미용성형의 경우는 당위적인 문제가 아니라 필요에 따라 하는 수술이기 때문이다.
한번은 고등학교 3학년 수험생이 쌍꺼풀수술을 마치고, 2주 정도가 지난 후 다시 병원을 찾은 적이 있다. 그 학생은 “눈 수술 하나로 너무 많이 변한 얼굴 때문에 자신의 존재감이 흔들린다”고 했다. 그 이야기에 성형외과의사인 필자도 성형수술에 대해서 다시 한 번 깊게 생각할 기회를 가졌다.
앞서 언급한 영화 <미녀는 괴로워>에서 뚱뚱하고 못생긴 ‘한나’는 성형수술과 운동을 통해 완벽한 몸매와 미모의 소유자 ‘제니’로 바뀌지만, 과거의 자신과 상충하는 새로운 자신의 모습에 갈등을 겪다가, 자신의 성형사실을 고백하고 ‘한나’라는 본래의 자신을 찾아 삶을 영유한다. 결국 성형수술 이전에 인격적 존재로서의 자신을 먼저 확립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성형수술을 하기 전에, 자신의 외모 콤플렉스에 대해 충분히 생각하고 시간ㆍ금전적인 투자와 고통을 감수할 수 있는지, 수술을 통해 더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는지 생각해보고 결정했으면 좋겠다. 적절한 성형수술은 자신의 외모 콤플렉스를 극복하고 자신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성숙된 인격을 바탕으로 자신의 외모적인 콤플렉스를 해결하는 것이 좋다.
무분별한 성형의 유혹에 빠지거나 성형수술을 하면 무조건 예뻐져서 자신의 콤플렉스가 해결된다는 환상에 빠져 성형수술의 원칙을 무시하고 무리하게 수술하는 경우는 그만큼 부작용의 발생빈도가 높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그 결과 성형수술을 받음으로써 자신이 가진 콤플렉스를 해소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새로운, 더 심각한 콤플렉스를 만들지도 모른다.


글/ 박영오(에버성형외과 원장 서울대병원 성형외과 자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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