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시계제로' 삼성전자, 이재용 해법은?

최봉석

bstaiji@sateconomy.co.kr | 2019-07-31 10:53:02

[토요경제=최봉석 기자] 삼성전자가 올 2분기에 6조 6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물론 결과적인 측면에서 접근하면 전분기보다는 나은 결과물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위기론'에서 탈출했느냐고 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어 보인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디스플레이 사업의 '1회성 수익'을 제외할 경우 사실상 5조원대에 그쳤을 것으로 추산되는 데다 주력사업이라고 할 수 있는 반도체의 경우 흑자가 '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지난 2017년과 지난해 삼성전자는 메모리 시황 호조 지속과 무선 플래그십 스마트폰 판매 증가로 실적에 장밋빛 청사진을 그려낸 데 이어 올 상반기에 12조 73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반도체 코리아'의 신화를 어쩌면 올 하반기부터 다시 작성할 것으로 보였지만 사실상 물거품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31일 현재 삼성전자의 올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가 전망치 평균)는 7조 1000억원 수준이다. 전분기보다 약간 상승세라고 할 수 있겠지만, 부진한 성적표를 반전시키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실제로 메모리 반도체의 가격 하락은 계속되고 있다. 하반기에 회복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업계의 기대치가 무색할 정도다. 모바일 사업 실적 역시 회의적이다. 실적 곡선이 다시 상승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226조원의 매출에 26조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에 직격탄을 맞게 된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는 26조 7450억 원으로 지난달 말보다 2.76% 줄어들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삼성전자가 더욱 발만 동동 굴리는 까닭은 경기 둔화로 수요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의 수출 규제 등으로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미중 무역전쟁은 잠잠해진 분위기이지만 언제 터질지 모르는 활화산 형태이고, 일본의 핵심소재 수출 규제는 사실상 장기전에 돌입하며 한일 갈등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사업 외적으로도 이재용 부회장의 대법원 판결이 카운트다운에 돌입한 가운데,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등 관계사에 대한 검찰 수사는 가속도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즉 외적으로는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 배제를 결정하는 것을 신호탄으로, 이르면 8월 중순 이재용 부회장과 관련한 대법원 선고와 검찰의 삼성바이오로직스 수사가 재개되면서 '최악의 실적'을 낸 삼성전자가, 8월 '운명의 한달'을 맞게 되는 셈이다.


일본의 수출규제 등 여러 악재와 변수로 인해 올 하반기, 삼성전자는 시장 예측조차 사실상 불가능하게 된 이른바 '시계 제로' 상황에 놓였다. 전문가들 역시 이 같은 상황에서 삼성전자의 앞날을 예측하긴 쉽지 않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삼성 이재용이 어떤 카드를 꺼내들지 귀추가 주목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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