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 글로벌 대형 금융사가 국가 경쟁력

금융권 “덩치 키자”…해외 진출 ‘선택과 집중’ 뚜렷

이경화

icekhl@daum.net | 2017-05-25 18:37:33



▲ <게티이미지뱅크>

[토요경제=이경화 기자] 미국의 씨티그룹·뱅크오브아메리카·JP모건 체이스, 홍콩의 HSBC, 프랑스의 크레디아그리콜, 일본의 미쓰비시도쿄파이낸셜그룹 등 이미 명실상부 경제 강국들의 금융이 산업·경제를 통틀어 세계 경제를 좌지우지하고 있으며 여기서 멈추지 않고 현재도 글로벌화를 추진 중이다.


국토·경제 규모면에서 우리와 비슷하거나 작은 유럽국가도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스위스의 UBS, 네덜란드의 ING그룹, 이탈리아의 유니크레디트가 막강한 파워를 행사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영국의 스탠다드차타드도 글로벌 플레이어로 활동하고 있다는 것은 국내 금융 산업의 미래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글로벌 금융사의 국제화 수준을 고려한다면 현실은 미흡하지만 현재 국내 금융권의 해외 진출도 질적·양적으로 진화됐다. 글로벌 진출을 위한 적극적인 도전은 해외시장에서의 경쟁우위 쟁취는 물론 세계 금융 시장에서 영향력을 가진 결정권자로 나아가기 위한 밑거름이 될 여지가 충분하다.


해외진출 경험이 쌓인 국내 은행들은 저마다 원대한 포부 속에 현지화·인수합병(M&A) 전략 등 선택과 집중에 뚜렷한 모습이다. 시중은행에선 현지 고객 대상·현지 인력을 바탕으로 영업을 전개하며 현지인 중심의 채널을 가져간다는 전략을 펴고 있다.


현지화로 글로벌 경영=신한은행은 1993년 첫 한국계 은행으로 베트남 호치민에 대표 사무실을 설치한 이후 24년간 베트남 현지인을 대상으로 금융 서비스를 제공했다. 그 결과 현지 고객 비중 84%·연간 약 400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려 대표적 성공 모로 꼽힌다. KEB하나은행은 철저한 현지화 전략으로 24개국 151개의 해외 영업채널을 가지고 있으며 2025년까지 해외 수익 비중을 4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현지 기업과의 제휴·M&A=우리은행은 올해 M&A를 통해 해외 네트워크를 500개(현재 250개 해외 영업망)로 확대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 국내와 해외 네트워크 비중을 50 대 50으로 가져간다는 전략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글로벌 은행들의 해외 손익 비중이 전체의 40% 이상인데 반해 우리은행은 30% 수준에 머물고 있다”며 “앞으로 동남아시아 중심의 네트워크 확대와 현지 금융회사 제휴 등을 통해 이 비중을 점차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NH농협은행은 농업을 기반으로 금융·유통을 연계한 차별화 전략으로 현지 업체와의 합작·지분 투자 방식으로 진출할 계획이다.


비은행부문 동반진출=국내 시중은행 대부분은 카드·증권·보험 등 비은행 부문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공동 해외 진출을 통해 현지 고객에게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필요한 인프라 공유 등 자원을 최적화한다. 신한은행의 매트릭스 체계(계열사간 공통 사업을 하나로 묶어 관리하는 수평적 조직 체계)의 One 신한 전략이 대표적이다.


KEB하나은행도 마이크로파이낸스(MFI), 소비자금융, 리스 등을 확대해 이미 진출한 은행 네트워크와의 협업을 통한 시너지 창출을 극대화하고 있다. 2025년까지 하나금융그룹내 이익 비중을 40%까지 높이고 글로벌 40위 금융그룹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현지 기업과의 핀테크 협력=시중은행에서 베트남 현지화를 위해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기업이 있다. 베트남 핀테크업체인 엠_서비스(M_Service)로 베트남 전자결제 분야 1위 기업이다. 모바일앱인 모모(MoMo)·오프라인 가맹점을 운영하고 있다. 베트남 내 100만 고객, 4000여 오프라인 대리점, 모모앱 2000만 다운로드를 달성했으며 올해 1만1000개의 대리점 확장 계획을 가지고 있다. 모모앱을 통해 전화번호 기반의 송금·충전·출금·결제와 공과금납부·휴대폰충전·영화·비행기티켓 구매 등을 할 수 있고 베트남 내 22개 은행과 제휴가 돼 있어 해외 송금 서비스까지 가능하다.


그런 이유에서 은행들은 현지 핀테크 기업들과의 전략적 협력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물밑작업이 한창이다. 우리은행은 엠_서비스와 손잡고 현지 전자금융 맞춤형 상품·서비스 개발과 홍보·마케팅을 공동으로 수행하며 본격적인 베트남 리테일 비대면시장 공략에 나섰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현지 제휴가 확대되면 위비톡과 위비뱅크, 위비마켓으로 이어지는 모바일 플랫폼 라인업을 무기로 동남아 젊은 층을 공략할 수 있게 돼 해외 리테일금융의 새로운 장이 열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험사도 글로벌 무대로 보폭 넓혀=국내 보험사들도 동남아를 비롯해 중국과 미국, 유럽 등 해외시장 진출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해외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곳은 한화생명이다. 한화생명은 2009년 국내 생명보험사로는 처음으로 베트남에 진출해 현재 74개의 영업점을 보유하고 있다. 2012년에 진출한 중국, 2013년에 법인을 설립한 인도네시아에서도 시장 개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손해보험사 가운데 해외진출에 적극적인 곳은 동부·삼성화재다. 동부화재는 미국을 해외 거점시장으로 집중 공략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하와이·괌에서 현지인을 대상으로 자동차·주택화재보험 등을 주력으로 판매하고 있다. 동부화재 관계자는 “프로세스가 느린 하와이·괌에서 차별화된 빠른 서비스로 주목받고 있다”며 “미국 본토에서도 제2의 동부화재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해외에 가장 법인이 많은 삼성화재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 미국과 유럽, 아시아 등 11개 국가에서 22곳의 법인과 지점,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최근 베트남 현지 손해보험사인 페트롤리멕스보험(PJICO)의 지분 20%를 사들였다. 이를 통해 베트남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을 대상으로 영업해왔던 기존 방식을 깨고 로컬 네트워크를 이용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됐다.


금융권 관계자는 “베트남은 잠재성장률이 높고 정치적으로도 안정적으로 평가받아 국내 금융사에서 초기 사업을 확장하려는 것”이라며 “해외 진출이 많은 보험사의 경우 현지 시장을 잘 파악해 비즈니스에 적용하는 현지화 전략을 마련한다면 승산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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