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M&A시장 87조원…사상 최대규모 성장

기업 구조조정 여파로 2011년보다 3년만에 4배 늘어나

송현섭

21cshs@naver.com | 2015-02-06 17:55:16

[토요경제=송현섭 기자] 정부가 최근 경제정책 기조를 선제적 기업 구조조정에 포커스를 맞추면서 지난해 기업 인수합병(M&A)시장이 87조원대로 급성장해 사상 최대규모로 성장했다. 특히 수년동안 계속돼온 저금리 기조 하에서 새로운 수익원 발굴이 쉽지 않은 금융권의 상황이 이어지면서 대형 M&A에 필요한 자금동원 여건이 확대된 것이 주효한 것으로 분석된다. 따라서 올해는 KT렌탈과 금호산업 등 인수전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지난해 실패한 우리은행 민영화가 재추진되고 통합산업은행 출범에 따른 KDB대우증권 매각작업 역시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 <편집자 주>


지난해 우리나라 인수합병(M&A)시장이 2013년에 비해 2배에 가깝게 증가하면서 87조원대를 기록해 사상최대 수준을 나타냈다. 이와 관련 자본시장연구원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국내 M&A시장은 지난해 부동산 등 자산인수를 포함해 총 797억달러(87조3000억원)로 급성장해 전년 418억달러에 비해 2배 가량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 지난달 26일 63시티에서 자본시장발전협의회가 개최한 2015 금융투자인대회에서 참석자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는 지난 2011년 204억달러를 기록한 뒤 불과 3년만에 규모가 4배이상 급격히 늘어난 것으로 주목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삼성그룹이 삼성테크윈을 비롯한 4개 계열사를 한화그룹에 매각하는 등 구조조정을 실시한 것을 비롯해 OB맥주와 다음카카오 등 대규모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졌다. 물론 대기업들의 자체 혹은 채권단에 의한 구조조정으로 인해 매물이 증가했으나 무엇보다 저금리 기조로 인해 인수자금을 확보하기 쉬워진 금융시장 여건도 주효한 것으로 파악된다.


◇ 삼성-한화 '빅딜' 및 OB맥주·다음카카오 등


더욱이 올 들어 선택과 집중을 위한 기업들의 선제적인 사업 구조조정이 본격화되고 이를 지원하기 위한 정부의 M&A규제 역시 완화되면서 시장은 더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대해 한 경제 전문가는 "올해는 정부가 추진하는 공기업 민영화와 함께 대기업 및 증권업계의 구조조정 및 사업구조 재편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수익실현을 위한 국내외 사모펀드(PEF)의 움직임도 있어 관련매물이 나올 것으로 보여 성장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금융권의 경우 지난해 경영권·투자지분으로 나눠 투트랙으로 진행된 우리은행 민영화가 흥행에 참패하고 무산된 만큼 재추진 일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또한 통합산업은행 출범으로 인해 KDB대우증권이 조만간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있지만, 최근 현대증권 매각에서 드러났듯 제값 받기가 힘들다는 상황이 변수로 거론된다.


산업계에서는 상당수 계열사들이 이미 채권단 관리체제로 넘어간 동부그룹과 현대그룹·한진그룹·금호아시아나그룹 등 대기업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M&A가 성사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투자증권업계는 올해 M&A시장의 대어로 KT렌탈과 금호산업 등을 거론하고 있는데 이들 회사에 대한 인수전이 본격적으로 전개되고 있어 주목된다.


이와 함께 사모펀드들 역시 수익 실현시기에 맞춰 앞서 경영권을 인수한 회사들의 매각작업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일부 사모펀드는 지난해 한앤컴퍼니가 한국타이어와 함께 세계 2위의 차량용 에어컨·히터 제조회사 한라비스테온공조를 인수하는 등 활발한 거래에 참여한 바 있다.


한편 정부는 작년 3월 사모펀드가 기업 인수합병을 제도적으로 지원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M&A 활성화 방안을 발표해 지난해 관련시장의 급성장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


◇ M&A전략 '도약의 돌파구'로 주목


많은 경제 전문가들은 기업의 성장이 정체현상을 빚어 위기를 맞고 있는 다수의 기업들이 M&A를 통해 도약의 발판과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사실 관련시장이 활성화되면 중소기업과 벤처기업 등 투자자금 회수가 원활해지고, 방만하게 경영돼온 사업의 집중도를 높일 수 있어 산업계나 금융시장 모두 상호 긍정적인 효과가 있기 마련이다.


이와 관련 한 경제 분석가는 "대기업이 과거 백화점식 또는 선단식 경영으로 위험에 노출됐던 취약점이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많이 보완·개선됐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글로벌 경쟁에서 생존하고 도약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정확히 분석한 뒤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쳐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며 "선진 글로벌 기업을 따라 하던 방식에서 탈피해 스스로 M&A를 통해 사업을 조정하는 것이 최근 트렌드"라고 설명했다.


한편 국내 M&A시장규모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200억달러수준에 머물러 주춤하는 양상을 보였으나 기업 총수들의 인식이 전환되고 한계상황에 처한 사업을 조정하는 것이 보편화되면서 2013년 418억달러로 대거 늘어났으며 지난해는 797억달러를 기록했다.


거래 건수를 살펴보면 2013년 482건에서 지난해 468건으로 소폭 감소했음에도 불구 대규모 거래가 속속 성사되면서 결국 전체 M&A시장규모는 급성장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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