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길 바쁜 신동빈…발목 잡는 신동주
롯데 지주사 전환 방해…이사 복귀 재시도
여용준
saintdracula@naver.com | 2017-05-23 12:41:51
[토요경제=여용준 기자] 뇌물공여 혐의에 대한 재판 준비와 지주사 전환, 호텔롯데 상장 등 갈 길 바쁜 신동빈 롯데 회장에게 연이은 ‘태클’이 들어오고 있다. 상대는 신 회장의 친형인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이다.
신 전 부회장은 지난 22일 신 회장의 경영 혁신안 중 하나인 지주회사 전환에 제동을 걸었다.
신 전 부회장측인 법무법인 바른은 이날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롯데제과, 롯데쇼핑,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 4개 회사 분할·합병을 위한 주주총회 결의를 금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서를 냈다.
신 전 부회장측과 법무법인 바른은 “롯데쇼핑의 가치가 주당 86만4374원이라고 주장하면서 이 분할·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들에게는 이의 4분의 1에 불과한 23만1404원을 주식매수청구권에 대한 매수예정가격으로 제시했다”며 “롯데쇼핑 본질가치가 과대하게 평가됐다”고 지적했다.
또 롯데쇼핑 주식을 팔고 나가려는 주주들 입장에서 높은 본질가치 대비 낮은 매수예정가격이 손해일 뿐 아니라 과대 평가된 롯데쇼핑 가치 때문에 나머지 롯데제과·롯데칠성음료·롯데푸드 등 계열사의 합병비율도 낮아져 이들 기업의 기존 주주들은 ‘지분율 감소’라는 불이익을 받는다고 전했다.
신 전 부회장측은 분할·합병 대상인 4개 회사 가운데 신 회장의 지분율이 가장 높은 곳도 롯데쇼핑으로 신 회장의 지분율은 13.46%에 이른다는 사실도 강조했다.
롯데가 롯데쇼핑 본질가치를 부풀려 합병 법인에 대한 신 회장의 지분율을 의도적으로 높이려고 했다는 주장이다.
롯데는 “외부 기관에 의뢰를 통해 객관적으로 진행했으며 절차상으로도 아무 문제 없다”며 “결과를 지켜봐야 알겠지만 지주사 전환 일정에는 차질이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신 전 부회장측이) 혼란을 일으켜 지주회사 전환을 방해하려는 시도에 법과 규정에 따라 대응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앞서 지난달 23일에는 신 회장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뇌물공여 혐의로 불구속 기소되자 신 전 부회장이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자신의 이사 복귀 안건을 상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 전 부회장은 당시 니혼게이자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6월 하순 예정된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나의 이사 복귀 안건을 제안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 전 부회장은 지난 2015년 1월 한·일 롯데 지주회사인 롯데홀딩스 부회장직에서 전격 해임됐다. 이후 신 전 부회장은 세 차례 이사 복귀를 시도했으나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 다음달 주주총회에서 신 전 부회장의 복귀 안건이 상정되면 네 번째 시도가 된다.
신 전 부회장의 이사 복귀 시도가 이어지고 있지만 롯데홀딩스 이사회가 신 회장에 대한 지지를 표하면서 이번에도 복귀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쓰쿠다 다카유키 롯데홀딩스 사장은 일본 산케이 신문 인터뷰에서 “(신동빈 회장) 불구속 기소로 일본 경영에도 악영향이 우려되지만 경영의 축이 흔들리지는 않는다”며 ‘신동빈 체제’를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따라 주주총회에서도 신 회장에 대한 우호지분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신동빈 회장은 지난달 17일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에 대한 뇌물공여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특허 재취득과 관련해 최씨의 재단에 70억원을 건넸다 돌려받은 것이 뇌물공여 혐의라는 것이다.
구속 수감되지 않은 탓에 일본 롯데홀딩스의 지지를 얻어 경영권을 지킬 수 있었지만 재판을 통해 죄가 인정이 될 경우 경영권을 잃을 가능성도 있다. 일본의 경영 관례상 비리로 구속된 임원은 즉시 해임 절차를 밟기 때문이다.
또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의 특허가 취소될 수도 있다. 관세청은 특허 취득 과정에서 거짓·부정행위가 드러날 경우 특허를 취소할 수 있다고 밝혔다.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보복’으로 중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끊기면서 면세점 매출에 타격이 이어진 가운데 연 1조원 매출(월드타워점 목표)을 책임지는 월드타워점을 잃을 경우 충격은 더 커질 수 있다.
여기에 이익의 90% 이상을 면세점 사업부에 의지하는 호텔롯데의 상장 자체가 어려워지면서 호텔롯데 상장을 통해 일본 주주 지배력을 줄이고 자신의 경영권을 강화하려는 신 회장의 지배구조 개선 구상도 차질을 빚게 된다.
관세청의 ‘유죄 확정 시 특허 박탈’ 방침에 대해 롯데 관계자는 “잠실면세점 특허가 특혜가 아니라는 점을 향후 재판에서 해명할 것”이라며 “최종적으로 유죄 판결이 나지 않으리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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