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양업 보조금 대기업 편중 심각…동원산업 25% '독식'
해수부 "무상 아닌 융자라 중소업체 지원 어려워" 황당 해명
최병춘
obaite@naver.com | 2013-11-01 17:08:42
[토요경제=최병춘 기자] 원양산업 정부 보조금이 동원산업 등 굴지의 대기업만 편중 지원돼 왔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1일 원양산업계에 지원하고 있는 정부보조금의 실태를 처음으로 조사한 ‘한국 원양산업 지원 실태와 개선방안’을 발표하고, 정부가 지난 3년 동안 보조금을 원양대기업들에 편중 지원해온 사실을 비판했다. 또 불법어업으로 국가의 위신을 떨어뜨린 기업에 세금이 낭비되고 있다고 고발했다.
해양수산부가 제출한 자료를 분석한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2년까지 우리나라 원양업계의 46개 업체가 직간접적으로 받은 보조금은 약 9100억원, 연평균 3031억원에 달한다.
직접지원의 경우, 지난 3년간의 보조금 중 약 80%인 6411억원이 6개 원양대기업에 편중되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6개 대기업은 동원산업, 사조그룹, 신라교역, 한성기업, 인성실업과계열사, 동원수산으로 나머지 40 개 중소업체들에 대한 지원은 1600억원에 그쳤다.
그중에서도 국내 원양업계 1위 기업인 동원산업에 전체 7개 지원 사업 중 4개 사업에서 지원금이 50%이상 몰려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김춘진 민주당 의원이 9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원양어선 설비 현대화사업, 수산물 해외시장개척사업, 우수수산물 지원사업, 해외수산시설 투자지원사업의 경우 동원산업에 50% 이상 지원금이 편중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원양어선설비 현대화사업 지원금 전액, 수산물해외시장개척사업의 86%가 동원산업에 지원된 것으로 조사됐다.
금액으로만 따져도 2010년부터 2012년까지 무려 2033억원 가량이 지원, 전체 지원금의 25.38%를 독식했다. 사조그룹도 1454천억원(18.16%) 규모로 지원 받았다.
보고서는 특히 직접지원을 독식한 6개 원양대기업 중 5개 업체(동원산업, 사조그룹, 신라교역, 인성실업, 동원수산)는 불법어업으로 적발됐거나 혐의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는 별도로 해양수산부가 불법어업을 공식 인정하고 처벌한 7개 업체에 대해서는 516억여원을 지원하는 등 정부가 범법업체에까지 국민세금인 공적자금을 투입했다고 주장했다.
또 보고서는 “국내 원양직접지원금에 대해 국제사회의 보조금 분류기준 중 ‘나쁜보조금(Bad Subsidy)’ 에 해당하며 여전히 환경보존 선진국과는 거리가 멀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번 보고서 저자인 박지현 그린피스 해양캠페이너는 “법은 개정되어 근거가 마련되었지만 시급히 구체적이고 명확한 규정을 마련해 불법어업을 한 업체에까지 국민세금을 지원하는현재의 부도덕을 바로 잡아야한다”며 “이를 위해 지난 5년간의 원양산업 지원금에 대해 국회차원에서 면밀하게 조사하고 정부는 불법어업을 저지른 업체들이 받은 국민의 세금인 보조금을 즉각 환수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린피스는 미국이 한국을 불법어업국(IUU)으로 지정한 뒤, 지난 4월 이 사실을 처음으로 국내에 폭로했다. 이어 ‘한국원양어업불법어업실태’보고서를 통해 국내 원양업계의 불법행태를 고발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해수부 관계자는 “결과적으로는 대형업체에 지원이 몰렸다고 하는데 사실 보조금 성격이 무상보조가 아닌 융자 지원”이라며 “따라서 금융기관(수협)의 융자 조건이 있다 보니 상대적으로 담보나 재무 여건이 열악한 중소업체에 지원이 덜 가게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결국 중소업체를 지원하겠다는 취지에도 불구하고 경영 환경이 열악한 중소업체에게는 지원이 갈 수 없는 시스템이라는 것이다.
이 같은 지적에 해수부 관계자는 “일부러 지원을 편중 시킨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 중소업체가 더 많은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금융기관과 협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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