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정말 살아나나?
정책당국까지 나서 '경기회복 진입' 공식화
한운식
WOOLSEY1@paran.com | 2007-06-11 00:00:00
유가상승, 환율하락 등 위험 요인도 곳곳에 산재해 있어
눈에 띄게 경기가 좋아지고 있다는 말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실제 산업생산,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설비투자 등 각종 거시경제지표에는 모처럼 파란색 신호 일색이다.
경기 회복에 대한 자신감이 커지자 정부 당국자가 직접 나서 '경기회복 진입'을 공식화하기에 이르렀다.
조 원동 재정경제부 차관은 지난 7일 정례브리핑에서 "경기가 점차 회복국면에 진입하는 모습"이라고 강조했다. "경기 회복세가 이어질지 단정하기는 이르다", "회복세가 아직 견고한 기반을 갖추지 못했다"는 표현을 사용하며 경기에 대한 신중한 입장을 보이던 이전 자세와는 판연히 다른 모습이다.
다만 이러한 낙관론에 맞서는 경계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국제유가가 상승세를 타고 있는데다 최근 환율 하락이 우리 경제의 마지막 버팀목인 수출 신장세를 저해할 것으로 예견되기 때문이다.
잇따르는 장미빛 전망
우선 당장 경기 회복에 대한 기업들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1564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2007년 3분기 기업경기전망'에 따르면 3분기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전망치도 105로 전분기보다 2포인트 올랐다. 이로써 BSI 전망치는 지난 1분기 87을 기록한 후 2분기 103으로 급상승한데 이어 2개월 연속 상승세를 나타냈다.
여기에다 통계청이 발표한 '4월 서비스업 활동 동향'에 따르면 서비스업 생산(매출)은 지난달 같은 달에 비해 5.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월 6.7%에 비해 낮지만 3월 4.9%보다는 높은 수준으로 그 동안의 증가율 둔화세를 벗어난 것이다.
산업용 전력 사용량도 늘어났다. 한국전력에 따르면 올 1월부터 4월까지 전국 산업 현장에서 쓴 전력량은 6315만MW.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 늘었다. 통상 경기와 산업용 전력은 밀접한 연관을 가지고 있다.
자동차 판매도 두달 연속 호조세다. 현대차 등 5개 완성차 업체는 지난달 내수시장에서 총 10만3398대를 팔았다. 지난해 같은 달(12%)은 물론 전달보다도 5% 늘었다. 판매량 증가의 효자 차종이 레저용 차량(RV)이라는 점도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키운다.
이에 맞춰 민간경제 연구소에서는 잇따라 올 성장률 전망을 상향 조정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최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3%에서 4.5%로 상향 조정했다. 연구소는 "소비와 투자의 빠른 회복세를 감안해 연간 경제성장률을 상향조정한다"며 "향후 경기는 상승 과거 내수나 한쪽에 치우진 불균형 성장이 아닌 내수와 수출 모두에 기반을 둔 완만한 성장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이어 "1분기를 저점으로 경기가 상승할 것"이라며 하반기에는 소비는 4.4%, 수출은 10.6%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도 올 경제 성장률을 당초 4.1%에서 4.4%로 상향 조정한 바 있다.
1700선을 뚫고 고공행진 중인 증시도 경기 회복에 대한 전조(前兆)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최근의 증시 활황은 유동성에 기인한 것으로 보는 분석이 지배적이었으나 실물 경제 회복세로 증시로 돈이 몰리고 있다는 관측이 힘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 김석동 재정경제부 차관은 최근 정례 브리핑에서 증시가 과열 상태가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세계 주가가 활황세를 보이고 있고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닌 것 같다"며 "실물 경제 회복세가 뚜렷한 데다 한미 FTA 체결등 대외 경제 요건이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주가 강세의 배경"이라고 지적했다.
콜금리 인상설도 '솔솔'
이 처럼 경기 회복 조짐이 각종 지표들을 통해 확인되면서 '콜금리 인상설'도 솔솔 흘러 나오고 있다. 그간 '과잉 유동성'과 '경기 회복' 사이에서 저울질을 하던 중 한국은행이 전자로 기울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한은은 지난 8일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콜금리 목표치를 4.5% 수준에서 동결키로 결정했다.하지만 경기가 살아나고 있고 증시도 과열양상을 보이면서 한은이 7월 또는 8월에 콜금리를 인상, 선제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점차 힘을 얻고 있다. 이번 콜 금리 동결은 인상을 염두에 둔 다분히 정책적 판단에서 나온 것이라는 얘기다.
실제 이날 금통위는 "수출이 높은 신장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설미투자와 건설투자가 꾸준히 늘고 민간소비도 회복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표현으로 실물경제를 진단했는데, 경기회복에 대한 확신이 전월에 비해 눈에 띄게 강해졌다는 점이 특징이다.
낙관론 경계 목소리도
하지만 경기가 바닥을 쳤다고 하기에는 너무 이르다는 일부 시각도 있다. 아직도 우리 경제를 불안하게 하는 위험 요인들이 곳곳에 숨어 있다는 게 그 근거다.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국제 유가의 상승세와 환율 하락이 꼽힌다.
국제 유가는 최근 수요 증가와 산유국들의 생산차질 등에 대한 우려로 70달러선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다 미 달러화와 일본 엔화의 약세로 원화 가치 상승 국면이 올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우려된다.
결국 유가와 원화 가치 상승은 그대로 비용 증가와 수출 경쟁력 약화 등으로 이어지는 점을 고려할 때 수출 둔화와 기업의 채산성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이 밖에도 △부동산 시장 침체 △경상수지 적자폭 확대 등이 경기 회복세를 꺽을 수 있는 불안 요인으로 지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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