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민간외교사절 독도지킴이 ‘서경덕 교수’

김수정

ksj891212@naver.com | 2013-12-30 10:39:06

“독도 동영상 제3탄은 ‘독도-국제법 샌프란시스코조약’”
“정부는 교과서에 1970년대 사진 써…서둘러 바꿔줘야”

▲ 성신여대 서경덕 교수

일본 외무성이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동영상을 한국어 등 9개 국어 버전으로 제작해 유포한 다음 날 여기에 일침을 가하는 동영상이 유튜브에 올라왔다.
한국 홍보 전문가로 활동하는 서경덕(39) 성신여대 교수가 제작한 ‘한국인이 알아야 할 역사이야기 제2탄 독도-역사편’ 영어판이었다.

시의적절했다. 일본 정부가 독도를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는 동영상을 역사학적 관점에서 논리적으로 반박하는 영상이 곧바로 공개되자 반응이 뜨거웠다.
하지만 이는 우연이 아니었다. 서 교수는 일본 정부가 12월께 독도 영상을 배포한다는 정보를 입수한 뒤 반박 동영상 제작에 들어갔다. 자료를 취합했고 내·외국인을 대상으로 완성된 영상에 대한 평가를 진행했다.
그렇게 때를 기다렸다. 그리고 승부를 걸었다. 20년 가까이 활동하면서 정보 네트워크가 탄탄히 구축돼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번뿐만이 아니다. 지난 8월에는 ‘월스트리트저널’ 온라인판에 폴란드를 방문한 빌리 브란트 독일 총리의 사죄하는 모습과 군복을 입고 장갑차에 있는 아베 일본 총리의 모습을 비교한 광고를 올려 반향을 일으켰다.
이어 지난 2일에는 아베 총리가 숫자 ‘731’이 적힌 전투기에서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있는 사진을 배경으로 한 배너 광고 'DO YOU KNOW?(당신은 알고 있습니까?)'를 '월스트리트저널' 홈페이지에 올리며 비판의 강도를 높였다.
서 교수는 배낭여행에서 만난 사람들에게 태극기 배지를 나눠주며 한국을 알리던 30대 대학원생이었던 그는 지난 2005년 7월 미국 ‘뉴욕타임스’에 ‘독도는 한국 영토입니다(Dokdo is Korean territory)’라는 작은 지면 광고를 실으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광고비는 아르바이트로 모아뒀던 돈을 몽땅 털었다고 한다.
이후 8년이 넘는 기간 동안 ‘뉴욕타임스’를 비롯해 ‘월스트리트저널’과 ‘워싱텅포스트’에 ‘동해’와 ‘위안부’, ‘독도’ 등에 관한 광고 40여편을 실었다. 더불어 뉴욕 타임스퀘어 광장 전광판에 ‘비빔밥’ 광고를 게재하는 등 시사와 문화를 넘나들며 한국의 다양한 이슈를 전 세계에 알려왔다.


서 교수는 “3번째 비판광고는 내년 3월1일로 예정하고 있으며 내용은 무차별적 살상을 감행한 ‘진주만폭격’이 될 것”이라며 “독도에 대한 일본의 주장이 얼마나 사실과 다른지를 보여주기 위해 국제법 전문가들과 함께 샌프란시스코조약을 분석한 동영상도 제작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다음은 서 교수와의 일문일답이다.


-한국 홍보 전문가로서 활동하게 된 계기는.
“1996년에 처음으로 유럽 배낭여행을 갔었다. 그런데 다들 한국이라는 나라가 어디 있는지 조차 모르더라. 충격이었다. 당시 국내에서 자주 들었던 ‘세계화’라는 단어는 말 그대로 우리만의 것이었다. 화가 나기도 했었는데 생각을 바꿨다. ‘나’도 뭔가 할 수 있는 게 있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 첫 배낭여행에서 돌아와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당시 주급으로 8만9000원을 받았는데, 그 돈으로 남대문시장에 가서 태극기 배지 100개를 샀다. 2번째 배낭여행을 나갔을 때 그 배지를 외국인들에게 나눠줬다. 그게 시작이었다.”


-뉴욕타임스 지면광고를 낸 이유는.
“2005년 당시 뉴욕 현대미술관과 뉴욕 메트로폴리탄박물관 등에 한국어 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미국에 머무르고 있었다. 그런데 거기서 일본 시마네현 의회가 다케시마 조례를 제정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그래서 뭐라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 결과물이 미국 ‘뉴욕타임스’에 실린 ‘독도는 한국 영토입니다(Dokdo is Korean territory)’라는 작은 광고였다.”


-뉴욕타임스에 광고를 낸다는 게 쉽지 않았을 텐데.
“처음에 뉴욕타임스를 방문해서 나의 계획을 전달했는데, 아무도 이해하지 못했다. 그들은 내가 사비를 털어 국가 현안에 관련된 광고를 하겠다고 하는 것 자체를 정서적으로 받아들이지 못했다. 그들을 설득시키는 데 5개월이 걸렸다. 과정이 쉽지는 않았지만, 첫 ‘독도’ 광고는 큰 반향을 일으켰다. 'BBC'에서 인터뷰를 요청하는가 하면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는 그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세미나까지 열었다. 처음이 어려웠다.”


-뉴욕타임스 등 해외 유력 매체를 선호하는 이유가 있나.
“‘공신력’과 ‘상징성’이다. 유력 매체에 실린 광고는 AP 등 외신을 타고 전 세계에 알려진다. 최근에는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까지 더해져 파급력이 더 커졌다.”


-최근 들어 일본에 대한 비판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우리는 늘 일본의 태도에 감정적으로 대응해왔다. 사실 나도 그 마음은 백번 공감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논리가 중요하다. 감정적으로 대응할 게 아니라 일본의 주장이 잘못됐다는 것을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 설득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무조건적인 맞대응은 피해야 한다. 자칫 그냥 싸우는 걸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여론을 환기시키는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아베 총리 비판 광고 등을 싣는 것이다. 이를 통해 과거의 잘못을 반성하지 않는 오늘날 일본 정부의 모습을 가감없이 드러낼 수 있게 된다. 일본 정부가 얼마나 잘못하고 있는지를 여론을 통해 지속적으로 압박하는 전략이 민간에서 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본다.”


-독도 분쟁과 관련해 정부가 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은 어떤 게 있을까.
“한려해상국립공원처럼 울릉도 일대를 국립공원으로 지정한다면 독도까지도 자연스럽게 실효적 지배를 강화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물론 국립공원 지정이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건 알고 있다. 하지만 지정하게 된다면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 대한민국 땅이라는 인식을 좀 더 심어줄 수 있을 것이다. 이와 함께 '동해' 표기가 확산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지도에 ‘일본해’라고 표기된 곳에 독도가 위치하다 보니 잘 모르는 사람은 당연히 독도가 일본땅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일본해’ 표기를 없애는 작업이 빨리 진행돼야 한다.”


-앞으로의 계획은
“단기적으로는 내년 3월 공개를 목표로 ‘진주만폭격’ 지면광고와 독도 동영상 3탄을 제작하는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한식’과 ‘한글’을 통해 중동과 아프리카, 중앙아시아 등에 한국의 문화를 널리 알리는 것이다. 이밖에 최근 방공식별구역으로 논란이 된 이어도에서 ‘과학캠프’를 개최하는 계획도 추진하고 있다. 이어도 과학기지를 과학적으로 잘 활용한다면 안팎으로 이어도가 대한민국의 것이라는 인식이 자연스럽게 확산될 거라고 본다. 민간의 영역에서 내가 할 수 있는 홍보는 자연스럽게 꾸준하게 인식을 바꿔나가는 것이다. 지금 걸려 있는 여러 문제도 그리고 발생할 문제들도 재미나게 풀어나가려 노력할 것이다. 아울러 광고 맨 끝에 꼭 넣는 ‘21세기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서 한·중·일이 힘을 모았으면 좋겠다’라는 문구처럼 한·중·일이 힘을 합쳐 함께 발전하게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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