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민주당 ‘호남 패권’ 정면충돌

安, ‘민주당은 낡은 세력’...호남은 내가 접수한다?

이완재

puryeon@naver.com | 2013-12-30 09:58:40


내년 6월 지방선거 광주 교두보로 제1야당 넘본다
호남텃밭 뺏느냐vs지키느냐? ‘지역 민심은 향방은’


[토요경제=이완재 기자]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통적 야권 심장부인 호남 정치1번지 광주에서 민주당과 안철수 신당의 민심잡기 경쟁이 후끈 달아올랐다. 2016년 총선, 2017년 대선으로 가는 길목에서 야권의 주도권을 놓고 한판 샅바싸움이 불가피한 양 측의 대결구도가 호남에서 가시화되는 형국이다.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지난 26일 광주를 찾아 민주당을 ‘낡은 체제’·‘지역주의 정당’으로 비난하며 독자노선을 통한 차별화 행보와 함께 본격적인 경쟁구도에 서막을 알렸다. 당장 내년 6·4 지방선거를 겨냥한 측면이 강한 이들의 물밑 경쟁은,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실질적 제1야당의 지위를 놓고 벌이는 쟁탈전이어서 더욱 흥미롭다. 광주를 중심으로 한 호남의 민심이 어느 쪽의 손을 들어줄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일각에서는 야권 분열에 대한 우려감을 표시하며 통합 카드를 들고 나오는 등 혼전양상이 벌어지고 있다.


◇안철수 의원 측 호남 세몰이 본격화
무소속 안철수 의원 측 신당 창당 준비기구인 ‘새정치추진위원회(새정추)’는 26일 광주 NGO센터에서 안철수 의원과 박호군·윤장현·김효석·이계안 등 새정추 공동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지역설명회를 가졌다. 대전과 부산에 이은 세번째 지역설명회지만 안철수 지지기반인 광주에서 열렸다는 점에서 호남 민심잡기 성격이 강했다.


안철수 의원은 이 자리에서 “새누리당과 민주당을 뛰어 넘어 한국정치를 바꾸는데 호남이 함께 해달라”고 역설했다.
안 의원은 “민의를 대변하고 민주화에 대한 열망을 가진 호남은 변화의 의지를 갖고 있지만 호남인들의 지지를 변화와 개혁, 수권으로 보답하지 못하고 깊은 타성에 빠져 있는 있는 것 아닌가 생각된다”고 말했다. 특히 “새정치에 대한 열망을 야권 분열로 이야기하거나 (우리와) 함께 하는 인물들을 폄훼하는 것은 기득권적 시각의 발로이며 구체제, 구사고, 구행태의 산물”이라고 민주당을 겨냥했다.


그는 또 “(호남은)반목과 증오을 종식하고 삶의 정치, 새로운 정치체제·구도로 새로운 수권세력이 필요하다”면서 “지역주의에 안주하고 혁신을 거부하며 상대방을 폄훼하는 낡은 정치는 이제 호남에서 거둬달라”고 호소했다.


안 의원은 향후 정치일정에 대해서 “새정치추진위원회는 정당을 만들겠다는 선언이다”면서 “내년 지방선거와 보궐선거라는 정치일정이 있는 만큼 책임감있게 최선을 다해 좋은 결과로 국민들에게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야권분열 불가론.통합론’으로 견제
안철수 의원의 호남행에 맞춰 민주당 측에서는 야권분열 불가론과 통합론으로 맞섰다. 민주당 소속 강운태 광주시장은 이 날 광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안철수 신당 창당은 새 정치와 거리가 있다”며 “지방선거 이전 민주당과 안철수 신당세력이 통합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강 시장은 “한국의 정치는 여야 모두 제 역할을 못해 불통의 정치이고 낙제점이다”며 “그런 점에서 새 정치에 대한 욕구가 강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이 곧 신당 창당으로 이어져서는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대통령 중심제 아래서 양당체제가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인데 현 야권을 보면 민주당을 개혁시켜 국민의 지지를 받도록 하는 것이 오히려 새 정치에 근접하는 것이다”며 “특히 여당이 국회의 과반을 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안 신당이 제3의 지대에 서겠다는 것은 야권의 분열로 이어져 더욱 어려운 상황을 만들 것이다”고 비판했다.


강 시장은 “안철수 정치세력이 지향하는 가치와 민주당의 가치에 차이점을 느끼지 못한다. 결국은 정치행태에 관한 것인데 이는 충분히 개혁해 갈 수 있다”며 “현실적 정치지형을 보면 안철수 신당이 주력하는게 호남과 수도권인데, 일부에서 호남은 치열하게 경쟁하고 수도권에선 연대하자는 의견이 있는데 이는 새 정치라고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강 시장은 “지방선거는 생활정치이고 행정의 영역이 강한데 지방선거를 앞두고 신당을 창당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신당은 총선이나 대선을 겨냥해서 만들어져 왔다. 따라서 지방선거 전에 민주당과 안철수 세력이 통합하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민주당 추미애(서울 광진 을) 의원도 이 날 광주에서 북콘서트를 갖고 “안철수 신당 창당으로 야권이 분열돼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추 의원은 “야권이 (열린우리당 분당의 예처럼) 분열의 강물에 두번 발을 담궈서는 안된다”며 “박근혜 정부의 독주, 독선에 대한 견제를 해야 하는데 양 정치세력이 ‘못난이 경쟁’을 해서는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야권의 분열을 막자는데 방점이 있고 그 역할을 자신이 할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추 의원은 “안철수 신당 세력이 떴다고 해서 민주당이 ‘분열해서는 안된다’고 말하는 것도 잘못이다”며 “민주당에 일차적인 책임이 있고 민심을 얻지 못하는 한 제2, 제3의 안철수 세력이 나올 것이다”고 말했다.


추 의원은 안철수 신당에 대해 “호남에 신경쓸 것이 아니라 영남 쪽에 주력하는 것이 맞다”며 “박근혜 정부의 불통정치를 견제하기 위해서는 민주당이 잘못하는 지대, 앞으로도 가능성이 낮은 지역에서 안철수 신당이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 정국 주도권 잡기위해 ‘호남 민심잡기’ 총력
민주당과 안철수 신당이 야권의 심장부에서 정면으로 맞닥친데는 향후 정국 구도에서 광주가 갖는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안철수 신당 측으로서는 향후 정국 주도권의 교두보를 확보하기 위해 호남이 필요하고 민주당은 더이상 이를 방관할 수 없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안 신당에 있어 광주는 지난 대선 당시 ‘안풍의 진원지’인데다 지금도 안철수 신당의 지지도가 민주당에 비해 높은 지역이라는 점에서 전략적 의미가 크다.


안철수 신당이 2017년 대선으로 가는 길목에서 야권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는 호남권 지방선거 승리가 필수적이다. 그 중에서도 호남정치 1번지 광주는 상징성이 크다.


안철수 신당이 새정치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에 윤장현, 김효석 등을 포진시키며 광주·전남에 공을 들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반면 민주당으로서는 ‘텃밭’인 광주·전남을 안 신당 측에 내주게 될 경우 타격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위기감이 있다. 이미 호남권 지방의원들의 안철수 신당행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점도 이를 부추기고 있다.


안 의원 측이 영남과 수도권은 뒤로 한채 호남에만 공을 들이고 있는데 대해서도 반감이 크다. 더이상 물러설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게 민주당 측의 입장이다.


아직 창당도 하지 않은 정당이고 실체도 모호한데 지역의 지지도는 오히려 민주당에 앞서고 있는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민주당의 아웃사이더에 불과한 인사들이 모여 새정치를 한다는 게 앞뒤가 맞지 않지만 안철수 바람에 편승해 지지도가 상당한게 현실이다”며 “민주당으로서도 더이상 방관하고 있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지난 26일 광주 서구 치평동 NGO센터에서 '새정치추진위원회 광주설명회'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안 의원(가운데)이 박호군(왼쪽부터), 윤장현, 김효석, 이계안 새정추 공동위원장과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민주당 추미애, 광주에서 북 콘서트 열고 맞불놓아
문재인, ‘신당과 연대할일 없어’ 일축 야권 분열양상


◇문재인, "지방선거에서 안철수 신당과 연대없어" 일축
한편 문재인 민주당 의원이 2014년 지방선거에서 안철수 신당과의 연대 가능성을 일축하는 발언으로 눈길을 끌었다.


문 의원은 지난 26일 <한국일보>와 인터뷰에서 “안철수 의원이 신당 창당을 준비하는 것은 현실로 받아들이고 민주당이 견제하려 들거나 발목 잡으려 해서는 안 된다”며 “안철수 신당이 그 동안 민주당이 포용하지 못하는 분들까지 포용하는 것은 긍정적인 일인 만큼 잘 되길 바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관심을 끌고 있는 합당이나 공동선거전략과 관련해서는 “각자 따로 가면서 경쟁하는 단계를 거치다 보면 ‘이런 식으로 가면 서로 어려울 수 있다’는 반성도 나올 것이고 그럴 때 서로 힘을 모으는 식으로 갈 수 있을 것”이라며 연대가능성이 희박하다는 뜻을 펼쳤다.


정치권에서는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26일 광주에서 설명회를 계기로 신당 창당 작업을 본격화하자 내년 6월 지방선거 판세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무엇보다 선거구도가 기존 새누리당, 민주당과 함께 3각 경쟁체제로 재편될 가능성이 초미의 관심사다.


특히 본격적인 안철수 신당 창당 움직임에 바싹 긴장하는 쪽은 민주당이다. 여러 여론조사에서 보여지듯 안철수 신당 출범 시 민주당 지지율이 급락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호남의 민심도 안철수 신당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지난 대선처럼 ‘안철수 바람’이 거세게 불 경우 내년 6월 지방선거는 한치 앞도 판세를 예상할 수 없는 접전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도 높다. 이 경우 안철수 신당이 창당할 경우 새누리당에도 적지 않은 여파를 미칠 것으로 예상돼 여야 모두 안 의 움직임에 숨죽이는 양상이다.


한편 최근 여론조사 기관인 한국갤럽 조사에 따르면, 새누리당이 35%, 안철수신당이 32%, 민주당이 10%, 통합진보당이 1%, 정의당이 0.4%, 의견유보가 22%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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