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 하도급업체 골프회원권 강매 논란

‘갑’ 지위 이용 회원권 강매...홍도항 턴키심사 입찰자격 물의

홍성민

seongmin215@naver.com | 2013-10-28 14:22:17

건설업계, 하도급업체 상대 회원권 강매 만연
홍도항 턴키심사 입찰자격 놓고도 물의 일으켜
한양, “의향 물어본 것일 뿐 강매 아니다” 입장


[토요경제=홍성민 기자] 국내 도급순위 26위 ㈜한양이 하도급업체를 상대로 자사의 골프장 회원권을 강매한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가 현장조사에 나선 사실이 드러났다. 하도급업체 한 곳이 이 같은 사실을 공정위에 신고하면서 한양은 건설업계에 만연하고 있는 유력 건설사의 하도급사에 대한 강매문화 논란에 휩싸여 곤혹을 치루고 있다.

지난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양은 2008년 계열사인 순천 파인힐스 골프장 회원권을 분양하면서 하도급업체들에게 회원권 구매 의사를 타진했다.

이 과정에서 한양은 회원권을 사겠다는 하도급업체들에게 법인 회원권은 1계좌당 4억원, 개인 회원권은 1계좌당 2억원에 판매했다.

하지만 골프장 회원권을 구매한 하도급업체 중 한 곳이 ‘갑’의 지위를 이용해 부당하게 골프장 회원권을 강제로 판매했다며 한양을 공정위에 신고했다.

공정위는 한양이 ‘하도급법 상 경제적 이익의 부당요구 금지 조항’을 위반했는지에 대한 조사에 나섰다.
이에 한양 관계자는 “최근 공정위에서 2명의 검사관이 현장조사를 나왔다”며 “전혀 강매가 아니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공정위에 신고한 업체가 부도가 나면서 사정이 어려워지자 회원권을 강매했다고 언론 쪽에 제보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 업체가 A토건이라는 곳인데 부도가 났다. A업체와 함께 일할 당시 우리가 회원권을 분양하고 있던 때다. 그래서 회원권을 사줄 수 있냐고 의향을 물어본 것”이라며 “A업체는 흔쾌히 응했고 6년 간 회원대우를 받으며 골프장을 200회 이상 이용하면서 잘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당시 회원권 가격이 올라갔었다. 지금이야 폭락했지만 그때 A업체는 회원권을 팔아 이익을 얻을 수 있었다”면서 “하지만 회원권이 충분히 이용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는지 안 팔고 잘 사용했다”고 해명했다.

또 “해당 골프장이 회원제에서 퍼블릭으로 전환되면서 회원권을 다 반납하게 해줬다”며 “충분히 다 이용해놓고 회사가 어려워졌다고 강매라고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한양 외에도 건설사가 자사 골프장을 하도급업체에 강매하는 일은 매년 일어나고 있다. 지난해에는 한국토지주택공사 발주에 참여한 건설사가 도시개발사업 과정에서 하도급 계약 거래 조건으로 자사 골프장 회원권을 강매한 사실이 드러나 감사원이 적발한 바 있다.

지난 2010년에는 하도급업체들의 계속되는 불이익에 공정거래위원회가 20개 건설업체를 대상으로 하도급 현장조사를 실시한 결과, 조사대상업체 모두에게서 법위반행위를 적발하고, 약 4억원의 과징금 부과와 함께 총 51억원 상당의 위반금액을 936개 관련 하도급업체들에게 지급하도록 조치한 사례도 있다.

건설업계는 하도급업체 대금을 골프장 회원권 같은 현물로 거래하는 일도 아직도 많지만 공정위가 권장하는 표준하도급계약서를 대부분의 종합건설사들이 지키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홍도항’ 턴키심사 탈락업체들, 한양 입찰 부적격 주장

한편, 한양은 전라남도가 올해 발주한 사업 중 하나인 총사업비 860억원 규모의 ‘홍도항 동방파제 축조공사’ 턴키입찰에서 실시설계 1순위 업체로 선정된 것과 관련, 탈락업체들이 심사의 신뢰성·공정성에 문제가 있다며 이의신청서를 제출해 논란이 된 바 있다.

국내 도급순위 8위인 현대산업개발㈜은 지난 8월28일 “입찰안내서에 따라 입찰자는 사업위치와 시설개요, 법선을 임의로 바꿀 수 없음에도 1순위 업체 한양이 내연발전소 전면 상치 콘크리트 법선연장을 누락했다”고 입찰 부적격을 주장하며 전남도에 이의신청서를 제출했다. 현대산업개발은 이 평가에서 종합평가점수 80.52를 기록해 85.52를 획득한 한양 컨소시엄에 뒤져 2순위로 밀렸다.

남양건설도 한양이 환경영향평가(본안) 협의내용을 준수하지 않고 입찰자 제한사항도 위반했다며 설계부적격 처리를 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번 입찰에는 한양 컨소시엄(한양건설·금호·동광·남해·새천년)을 비롯해 현대산업개발, 금광기업, 남양 등 4개 컨소시엄이 참여했으며, 현대산업개발과 남양건설 외에 금광기업 등도 비슷한 이유로 이의를 제기했다.

이들은 입찰안내서에 명시된 내연발전소 서측 상치 50m, 동측 상치 42m를 준수한 설계를 제시한 반면 한양컨소시엄은 서측 50m, 동측 20m로 법선연장을 22m 누락시켰다고 주장했다.

또 이들은 일괄입찰 심의에 참여한 공무원심의위원들이 환경조경분야 심의에서 평가의 신뢰성을 크게 떨어뜨렸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공무원심의위원들은 환경영향평가(본안) 협의내용을 위반하고 연약지반처리공법에 시멘트를 사용해 환경피해의 우려가 있는 DCM공법을 내놓은 한양에게 만점에 가까운 9.8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줬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전라남도청 오광록 건설방재국장은 “설계 부분에 대해서는 입찰업체들 모두 벌점상한인 1점을 받았고 본 방파제 150m를 제외한 나머지는 부대시설 공사이기 때문에 적격성 여부를 따질 수 없으며, 뚜렷한 법적 하자도 없다”고 밝혔다. 이어 “평가 당시 업체 간 질의 과정에서도 제기된 문제지만 당시에는 충분한 소명이 이뤄졌고 더 이상 문제되지도 않았다”고 해명했다.

한양 측에서도 현대산업개발의 이의신청과 관련해 모든 문제가 다 해결됐다고 밝혔다. 한양 관계자는 “이의신청과 관련해 소위원회가 열렸다. 여기서 모든 것을 해명했고 심사위원과 현대개발산업이 동의해 다 소명이 된 문제”라고 말했다.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