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수다]선생님 저는 커서 사채업자가 될래요
쩐의 전쟁’ 30% 시청률…문제점 없을까?
설경진
kjin0213@naver.com | 2007-06-01 00:00:00
‘'아버지가 빌려 쓴 사채로 인해 소위 잘나가던 엘리트 회사원이 사랑도, 직장도, 가족을 한순간에 잃었다. 노숙자로 생활하던 주인공은 배고픔을 해결하기 위해 패스트푸드점 쓰레기통을 뒤지고, 먹다 남은 도넛 한 조각을 찾아낸 후 기뻐한다'
SBS TV 수목극 '쩐의 전쟁' 금나라의 모습에 대중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6.4%의 시청률로 첫 방송을 시작했던 '쩐의 전쟁'이 30% 가까이 시청률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쩐의 전쟁'은 '논픽션'식의 스토리를 가미시켰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악덕 사채업이 서민들의 삶에 어느 정도까지 폐해를 끼칠 수 있는 지가 드라마적으로 적나라하게 구성됐기 때문이다.
빌린 돈을 받아내기 위해 폭력을 휘두르는 것은 다반사고, 가족들의 직장까지 찾아가 횡포를 놓는 것이 다반사다. 심지어 행복한 출발 이어야할 결혼식에서 조차 그들의 악독한 면모가 발휘된다는 것을 사실에 가깝게 담아내는 등 그동안 사채업자의 악행에 대해 각인시켜주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가 여기저기서 들리고 있다.
여기에는 뛰어난 연출력과 배우들의 연기력이 가미됐고 '파리의 연인'에서 재벌 한기주로 승승장구했던 박신양이 사채로 인해 거지가 된 모습을 선보이고 있는가하면, ‘너희가 게 맛을 알아’라고 한 CF 유행어를 탄생시킨 신구가 '돈'에 관해서 비정하리만큼 냉철한 사채업자로 변신하는 등 연기자들의 이미지 전환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항간에서는 허준과 대장금 같은 '국민드라마'가 되는 것이 아니냐는 다소 이른 예상도 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쩐의 전쟁'이 풀어내야할 숙제가 적지 않다.
요즘 사채업에서 유명 연예인이 광고에 출연해 돈을 빌려 쓰라고 하루 종일 떠들어댄다. 이런 상황에서 드라마까지... 어린 학생들이 드라마를 보고 “사채업 괜찮은 거구나” 하지 않을까? 학생들이 장래희망으로 사채업자를 첫 손가락에 뽑는 황당한 시추에이션이 생기지 않을까?
연출, 배우들은 드라마가 사회적으로 미치는 파장을 고려, 사채업에 대한 최대한의 수위 조절이 뒤따라야 하며 이 드라마를 누가 보고 있는가를 생각해야한다.
그런데 시청률에 급급해 사채업자를 미화해 나간다면 드라마를 시청한 학생들에게 사채업자는 멋있는 사람으로 각인될 것이다.
여러 단체들이 연이어 '쩐의 전쟁' 속 사채업을 제대로 알고 보자는 보도자료를 내는 것도 이런 점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드라마란 시청자가 있음으로 해서 국민 드라마가 만들어 지는 것이다. 드라마에서 최대한의 보고 배울 점을 만들어 온 가족이 시청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쩐의 전쟁'이 자극적인 소재를 통한 시청률 상승에 급급하지 않는, 사채업의 이면을 고발할 수 있는 드라마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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